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지속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지난 11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한국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더니 사흘 뒤에는 리커창 총리가 사드의 ‘단계적 처리’를 거론했다. 지난 22일에는 왕이 외교부장까지 강경화 외교부장관에게 사드를 언급했다. 지난달 31일 한·중 양국이 ‘관계개선을 위한 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드 갈등이 봉합됐다’고 한 것과 다른 행동이다. 다음달 한·중 정상회담에서까지 이 문제가 논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부임 후 첫 방중한 강 장관은 22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과 회동하며 문재인 대통령 방중 일정과 양국관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한·중 양국이 사드 갈등을 봉합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 결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가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는 점을 누누이 밝혔다. 시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사드 배치가 임시 조치라는 점까지 설명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불(사드 추가배치,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을 하지 않는다)’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외교부 장관이 공언하고, 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중국의 우려 사항을 이해한다고 밝혔으면 중국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옳다.

 

그런데도 한국 당국자들을 만날 때마다 사드를 거론하고 압박하는 것은 합의 정신에 어긋난다. 중국은 ‘3불’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넘어 사드 운용에 제한을 가하는 ‘1한(限)’까지 요구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사드에 대한 기술적 설명과 성주 기지에 대한 현지조사, 사드 레이더 중국 방향 차단벽 설치 등 세 가지 조치 이행을 요구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망발이다. 한국의 보수층은 정부가 3불 이외에 추가로 양보한 것이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중국이 사드 합의 후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정작 한국인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국을 압박한다면 다른 속셈이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중국이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한·중관계가 순조롭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로 주의해야 한다. 각자 입장이 다르더라도 구동존이의 자세로 하나씩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미래로 가자면서 자꾸 사드를 건드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중국이 역지사지의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한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