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은 어제 양국의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하는 2+2회의를 갖고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했다. 18년 만에 개정하는 이 지침은 일본의 군사력 강화와 역할 확대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미·일 동맹은 오랫동안 제한적 수단으로 제한적 목표를 추구해왔다. 일본이 외부로부터 공격받을 경우에만 방어적 전쟁을 한다는 전수방위 원칙을 따랐고, 자위대는 일본 주변의 분쟁에 미군을 소극적으로 후방지원하는 것으로 자기 역할을 국한했다. 이때의 미·일 동맹은 미국이 일본의 군사력 확대를 억제하는 장치로서의 기능도 했다. 이때만 해도 미·일 동맹은 주변국 안보불안을 자극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 위협을 겨냥한 미·일 동맹은 점차 그 대상을 확장했다. 일본 주변, 유사시 대응에서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에 대응하는 것으로 범위를 넓혀간 것이다. 이번 지침 개정은 그런 변화를 반영, 중국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것은 물론 미군이 개입하는 전 세계 분쟁에 일본 자위대가 미군을 지원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놓았다. 미군과 자위대 간 군사작전의 지리적 한계를 깨뜨린 것이다. 아베 신조 정권은 이미 헌법해석 변경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그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므로 이번 지침 개정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이 집단적 자위권과 하나의 짝을 이루면서 미·일 동맹을 완성한다는 의미가 있다. 국방예산 감축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의식해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추구해온 미국으로서는 일본의 군사력 확대가 절실했는데 이번 지침 개정으로 드디어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구멍을 메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환영행사에 참석해 밝게 웃고 있다. _ AP연합


문제는 이런 미·일 동맹 강화가 한반도 평화,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는 방향인가 하는 점이다. 북한위협 대응이라는 측면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대가는 일본의 군사력 강화다. 일본은 보통국가를 지향할 뿐이라고 하지만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는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해서가 아닌, 주변국과의 갈등 속에서 진행되었다. 더구나 과거사를 반성하기는커녕 미화해온 아베 정권이었다. 미국을 배경으로 군사력을 강화하는 일본을 환영할 수 없는 이유이다.

미·일 동맹 대 중국의 대립은 한반도 번영과 평화에도 이롭지 않다. 더구나 북핵문제, 영유권, 과거사 문제로 중층적 갈등을 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미·중 갈등, 북·미 대립, 남북 관계 단절, 한·일 대립이 걱정스러운 마당에 미·일 동맹 강화로 동북아 대결 구도까지 심화된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한국 정부가 손 놓고 지켜볼 일이 아니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