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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이 공습한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했다. 사죄한다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일본의 총리로서는 처음 애리조나 함상 추도시설을 찾아 희생자들을 위로함으로써 미국에 사과하는 모양을 갖췄다. 그런데 어제 하와이를 함께 방문한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이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전날 부흥상의 참배에 뒤이은 것이자, 현직 방위상으로서는 첫 야스쿠니 참배였다. 아베 총리가 아시아 국가를 제쳐놓고 미국에 대해서만 사과한 것도 부족한데 바로 다음날 방위상이 보란 듯이 전범들을 찬양하고 나선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에서 두번째)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애리조나호기념관이 보이는 킬로 부두에서 공습 생존자들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호놀룰루 _ AP연합뉴스

 

두 장면은 자민당 정권의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베는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해선 안된다”고 했지만 아베의 일본은 쉴 새 없이 전쟁 가능한 국가로 치닫고 있다. 말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을 다시 일으키지 않겠다는 ‘부전(不戰) 맹세’를 준수한다면서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모순된 행동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는 사과하는 척하면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사죄는 철저히 거부하는 것 역시 진지한 반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고도 모자라 방위상 등 각료들로 하여금 야스쿠니를 참배하도록 한 것은 국제사회를 무시하고 농락하는 행위다. 하와이를 방문한 데 대한 국내 극우세력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모색하는 상대국들의 선의를 우롱한 이율배반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국제사회의 지도국이 되겠다는 태도가 아니다.

 

일본의 태도 못지않게 한국 정부의 대응도 유감스럽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어제 성명과 함께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와 무관을 각각 불러 항의했다. 외교적으로는 의미가 있는 조치일지 몰라도 시민의 눈에는 공허하기만 하다. 더구나 일본의 도발을 우려해 신중을 기하자는 여론을 물리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한 것이 불과 한 달 전이다. 북한에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 아래 언제까지 이렇게 농락만 당하고 있어야 하는지 답답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계속되는 대일 외교 실패와 무능이 절망스럽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출범에 즈음해 주변 정세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외교안보 당국의 각성과 날로 강화되는 일본의 도발적 행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