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7일자 지면기사-

 

한·미, 미·중을 비롯한 북핵 관련국들의 연쇄 정상회담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중국의 제19차 당대회 이후 북핵 당사국들의 행보가 달라지고 있다. 중국은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로 17일 북한에 파견할 방침이고, ‘북한 관련 중대 발표’를 예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아시아 순방 결과를 설명하면서 기존 대북 접근방식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남아 있다”고 말했지만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이나 군사옵션은 거론하지 않았다. 북한이 두 달 넘게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예사롭지 않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쑹 부장의 방북이 제19차 당대회 결과와 시진핑 2기 체제 출범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당 대 당’ 외교를 총괄하는 대외연락부장이 특사로 나선 것이 이런 설명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쑹 부장이 방북 기간 동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면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북핵 논의 결과를 전달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중국의 특사 파견은 중국이 북핵 문제 중재 역할을 재가동하는 의미가 있다. 북한은 쑹 부장의 방북을 반기는 모습이다. 그의 방북 사실을 중국 정부나 언론이 발표하기도 전에 조선중앙통신이 먼저 보도했다. 시 주석의 대북 특사 파견 자체가 지난해 2월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특별대표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장기간 이어지고 중국마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하면서 고립무원이던 북한 입장에서 중국과의 고위급 인사 교류 재개는 청신호일 수밖에 없다.

 

한국으로서는 북·중관계 개선을 환영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중국은 트럼프와 달리 일관되게 북핵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강조해왔다. 북·중관계 개선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전망을 밝게 해 줄 것이다. 아시아 순방기간 동안 강온양면의 복잡한 북핵 메시지를 쏟아냈던 트럼프가 순방 결과 발표에서 대북 강경 자세를 보이지 않은 것도 나쁘지 않은 신호다. 이 같은 북핵 관련국들의 움직임은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환경 조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정세 전환의 고비를 맞고 있는 지금이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 정부가 뒷짐 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최고 당사자로서 대안을 제시하고 주변국들을 이끌어가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