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최근 발표한 ‘미국의 가능한 대북정책’ 보고서에서 미 정부가 대북 외교적 접촉을 강화하고 군사적 충돌에 대비한 북·미 간 비상 직통선(핫라인)을 설치할 것을 제언했다.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외교적 해법과 함께 제재 확대, 군사적 공격 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을 재개하기 이전에라도 6자회담 참가국들이 미국과 북한 간 핫라인 설치를 추진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미 의회조사국은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정책을 해당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해 의원들에게 제시하는 독립적인 기구이다. 행정부와 별도로 미국 의회의 입장을 반영하는 기구가 현시점에서 북·미 간 핫라인 개설을 제안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고서가 상정했듯 북·미 간 상호 군사적 위협으로 한반도 긴장은 이미 최고조에 달해 있다. 태평양상 수소탄 실험과 미사일을 통한 괌 포위 공격을 공언한 북한은 언제든 추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제 밤에는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 편대가 보름여 만에 또다시 한반도 상공을 날았다. B-1B 편대는 2~3주에 한 번꼴로 한반도에 전개될 것이라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 행정부 관리들은 일관성 없는 발언으로 대북정책의 불확실성을 한껏 높이고 있다. 북한에는 저승사자나 다름없는 전략폭격기 B-1B 야간 출격이 상시화된 상황에서 북한이 느낄 압박과 긴장은 엄청나다. 핫라인이라는 안전판이 없으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순간적인 판단 착오에 의한 우발 충돌이 확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아직까지는 외교적 해법을 앞세우고 있지만 군사적 옵션을 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군으로부터 북한을 향해 쓸 수 있는 군사적인 옵션을 보고받았다고 한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은 쿠바 미사일 사태를 계기로 워싱턴 백악관과 모스크바의 크렘린 간 핫라인을 설치해 우발적인 충돌에 대비했다. 지금이야말로 북한과 핫라인이 필요한 때이다. 북핵 당사국들은 다자간 협의를 통해 핫라인을 설치, 우발적 충돌을 예방해야 한다. 지난해 2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 남북 간 핫라인마저 1년7개월째 끊겨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간 틈바구니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남북 간 핫라인 복원, 북·미 간 핫라인 개설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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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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