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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공의 명칭은 정말로 말 그대로 환경공부다. 영어로 Environmental Studies.

미국 사람들도 들었을 때 그게 전공이름이 되나 하는 표정이 된다. 나도 되는지 몰랐다. 엄밀히 따지자면 환경이나 공부나 단어 자체는 어쩌면 독립적인 역할을 하는데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까.

수질 환경깨끗한 환경이라는 단어를 놓고 봤을 때 각각에 있는 환경이라는 말의 이미지를 생각해본다면 더더욱 환경이라는 단어의 넓은 범주가 실감이 된다.
이렇게 여러 가지로 갖다 붙이기 좋은 단어에 대한 학문은 그 학문의 정의를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된다. 뭐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하는 일에 대한 지분을 확보하는 건 어디든 필요하니까.

Environmental studies
역시 이 학문이 무엇인지에 대해 배우는 것이 처음이었다. 첫 학기에 와서 배워야 하는 필수 과목은 그래서 당연하게도 “foundation of environmental studies”.
어떻게 해서 환경공부라는 전공이 생기게 된 것인지, 어떻게 환경을 공부할 수 있는지 그 범주는 어디까지인지, 구체적인 예들은 뭐가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수업이다, 라고 간단하게 말하기는 쉽지만 그에 대한 쉬운 답변은 하나도 없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모호하게 쓰일 수 있는 단어에 대한 학문, 아니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문에 있어서 왜 이것을 배우는지에 대한 것은 생각보다 많은 철학적 배경이나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왜 환경에 대해서 공부하나?

환경공부란 무엇을 의미하나, 원래 존재하던 학제의 한계는 무엇인가 등에 대해서 접근하기 시작하면 역시 사람의 생각할 수 있는 범위라던가, 원래 사물의 성질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사고에 이르게 된다. ontology(존재론), epistemology(인식론) 등등 한국말로 들어도 알쏭달쏭한 것들이 환경공부를 하는데 첫 시작이 된다.
맙소사, 환경을 공부하는 일이 이렇게나 어렵다니! 이런 철학의 늪에서 무슨 말인지 모르고 허우적대고 있으면 그 다음으로 feminism, 여성학이 나온다. 도대체 여성학과 환경은 또 어떻게 연관이 되는 건지!

Feminism theory
는 너무 이렇게 확신에 차게 말하면 안되겠지만, 환경을 비롯한 주류가 아닌(경제 베이스가 아닌 학문) 장애학, 마이너리티- Native Americans/ sexual minorities, 혹은 people speaking English as their second language(미국 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 즉 나 같은 사람) 들에 대한 사회학에 가장 철학적으로 기본 베이스를 제공하는 철학적 프레임이다. 여성들이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소외계층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놀랍지도 않다.

이런 접근, Feminism theory, 은 통계를 사용하는 연구 방법론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고, 질적 연구에 철학적 배경을 제공한다.
즉 지식은 인간 밖에서 존재하는 무엇이 아닌, 사람의 경험이나 인식하는 것들이 모이고 쌓여 만들어진다는 것. 이런 접근은 환경을 공부하는데 계속적으로 반복된다.
예컨대 연관성은 좀 떨어지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지구 온난화가 과학적으로 진실이든 아닌 건 뭐가 중요하냐? 무언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적지 않은 숫자의 사람들이 느끼고 있다면, 그리고 느끼지 않더라도 꼭 일이 터져야지만 과학적 증명이 가능하냐라는 거다.
뭐 이건 precautionary theory에 가깝긴 하지만, 이 학문에서 혹은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존재하는 것과 인식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고 그 때문에 어떤 진리를 접근하는데 있어 완전 다른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환경을 공부하기 위한 첫 번째 걸음이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나의 경우에 한한다.

더군다나 학문의 세계라는 것은 생각보다 보수적이고 폭이 좁으며 범학제적 접근에 대해 기존에 정립되어 있던 학문의 입장은 거부하거나 표면적으로 받아들이는 정도에 한계가 꽤나 뚜렷한 그런 곳이다.
때문에, 인식의 방향이 완전히 다를 수 있는 다른 학제가 서로 비슷한 용어로 이야기 하기 위해서, 혹은 그 자리에 비집고 학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새롭게 정립한 학문은 원래 있던 용어로 소통해야 하고, 그게 여기서는 기존에 있던 많은 철학적 담론을 사용하거나 그 한계를 지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여러 사례 공부를 하게 된다.

리스트를 본다면 지금 이 글을 보는 사람들도 궁금해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다.

- 어쩌다 미국에서는 집 앞 잔디밭이 필요하게 되었는가? (혹은 미국의 중산층 집 앞의 잔디밭은 애초에 어쩌다 시작되었나?)
- 우리가 먹고 있는 싼 새우들은 어디서 들어왔을까?
-
과연 수자원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만들었다던 댐은 어느 정도의 효용가치가 있을까?
-
당신이 먹고 있는 가공 처리된 물품 중 콘시럽(corn syrup)이 들지 않은 것이 몇 프로나 될까,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IMF(혹은 World Bank)
는 어떻게 그런 큰 힘을 세상에 미칠 수 있을까


아니 도대체 어쩌다 진짜 이렇게 됐을까?

무엇보다 이게 궁금하지 않을까? 왜 환경공부를 하는데 저런 이야기를 다 해야 하는 걸까. 내 말이 그 말이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