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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국무부 내부 게시판에 이런 질문이 올라왔다. “지금까지 대통령이 연설,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나 그 외 발언을 주저 않고 미국의 정책이라고 여겼다. 그럼 트위터는?” 이 글을 올린 외교관은 “외교 공무원은 당선자의 즉흥적 트위터 발언을 어떻게 취급해야 하나”라며 국무부에 명확한 공식적 메시지를 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영화 대사를 인용해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 꽤 험난한 길이 될 거야”라고 적었다.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을 찾아 헤아려 보니 당선이 확정된 지난해 11월9일부터 지난 17일까지 69일 동안 330개가 넘는 트윗이 올라왔다. 매일 평균 5개 정도씩 쓴 거다. 하루에 10개 넘게 쏟아낸 날도 있다. 반면, 기자회견은 지난 11일 딱 1번 있었다. 그것도 언론과 내내 싸우다 끝났다.

 

주류 미디어를 불신하는 그는 당선 후에도 트위터로 세상과 대면하고 있다.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것도, 주요 인선 발표도 여기서 이뤄졌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연일 국제사회에 폭탄을 던졌다. 37년간 묵인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론하면 왜 안되느냐고 했고, 핵합의를 타결한 이란과 관계정상화 중이던 쿠바를 다시 협박했고, 미국의 핵무기를 늘릴 수 있다고도 했다. 또 미국이 제재하고 있는 러시아와 “잘 지내면 좋은 일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영국 더타임스 웹사이트에 실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인터뷰. 더타임스 웹사이트

 

트럼프의 예측불가능하고 충동적인 트윗은 외교와 상극이다. 외교의 본질인 일관성, 의전, 비슷비슷한 말 사이에 담긴 예민한 뉘앙스 따위와는 거리가 멀다. 복잡한 이해 당사국이 걸린 외교는 한번 꼬이면 풀기도 어렵다. 교과서 같은 정상회담 문구 하나도 두꺼운 보고서와 수없는 물밑 조율의 결과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퇴임을 앞두고 “외교정책이 트위터의 140자 안에서 만들어진다면 마땅히 져야 할 합리적 책임을 피해갈 수 있고 결국 문제가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든 것을 짜여진 대로 통제해야 하는 중국 같은 나라가 진의를 알 수 없는 트위터로 트럼프에게 ‘주적’ 취급을 당하고 있으니 그 황당함은 짐작이 가능하다.

 

트럼프의 ‘트윗질’을 걱정하는 건 다 비슷하다. 지난 10일 퀴니피악대학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64%가 트럼프가 개인 트위터 계정을 닫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여론조사를 담당한 팀 말로이는 “아마 140자로는 트럼프에게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그가 트위터를 끊기를 원하는지 설명해주기 어려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는 사이 비난하고 걱정할 시기도 지나고 있다. 이제 듣도 보도 못한 ‘트위터 외교’는 현실이 된다. 하루 뒤면 트럼프는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오른다. 그는 백악관에 들어간 뒤에도 트위터를 놓을 생각이 없다고 공언했다.

 

국무부는 당장 어려운 숙제를 떠맡았다. 측근들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과연 미국의 외교정책인가? 트럼프가 계속 트위터로 외교하겠다면 국무부는 얼마나 개입해야 할까? 각국의 외교안보 부서도 정색해야 할지 말지 헷갈린다.

 

혹자는 트럼프가 트위터로 의도한 것이 혼선 그 자체라고 보기도 한다. 판을 아예 흔들어 타협의 여지도 없던 문제마저 협상테이블에 올리는 효과를 노린다는 거다. 실제 재미도 봤다.

 

대통령 전용기도 비싸다고 튕겨 보잉사에 값을 깎았고 ‘국경세’ 협박에 포드, GM, 도요타 같은 거대 글로벌 기업이 손을 들었다. 트럼프가 자랑해 마지 않는 ‘거래의 기술’이 외교에도 통할까. 아니면 트위터 해독에 씨름하다 허망하게 4년이 흘러갈 것인가. 트럼프 본인도 답을 알지 못하는 모험이다. 분명한 건 트위터가 힘을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 외교에 꽤 유용한 메가폰이 될 거라는 점이다. ‘트위터 골목대장’이 오고 있다.

 

국제부 이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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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