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종업원들 근무 추정 북한식당 최근 북한이 중국에서 운영하는 식당의 종업원들이 탈출했다고 24일 정부가 확인한 가운데 이들의 근무지로 추정되는 곳 중 한 곳인 상하이 북한식당 앞을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_연합뉴스

해외 북한식당 종업원들이 또 근무지를 이탈해 제3국으로 탈출했다.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던 북한식당 지배인 1명과 종업원 12명이 탈출해 제3국을 거쳐 한국으로 온 이후 40여일 만이다. 정부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지난달 8일 “해외 북한식당 종업원은 중산층 이상 성분 좋은 사람들이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압박이 집단 탈북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관련 정보를 적극 공개하더니 이번엔 말을 아낀다.

통일부 당국자는 24일 “최근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이탈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라고만 밝혔다. 탈출한 인원 수와 근무했던 식당의 소재지, 탈출 시점, 현재 근황 등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외교부가 설명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탈북민의 안전 문제, 외교적인 문제, 주변국과의 문제 때문에 구체사항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탈북자와 관련해 기존에 취해오던 태도로 복귀한 것이다. 40여일 전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3명의 집단 탈북과 이번 해외 북한식당 종업원 탈출 사이의 차이점은 두 가지다. 정부가 13명의 탈북 사실을 공개한 것은 그들이 제3국을 거쳐 한국에 도착한 이튿날이었다. 최근 탈출한 북한식당 종업원들은 제3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 앞선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탈출 때 정부가 긴급 브리핑을 자청해 관련 정보를 상세히 공개한 이유가 모두 설명되지는 않는다. 당시가 20대 총선을 닷새 앞둔 시점이었다는 사실이 더해져야 퍼즐이 완성된다.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는 의심이 설득력을 얻는다.

정부가 민감한 시기에 대북 정보를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했다가 꼬리가 밟힌 사례는 또 있다. 정부가 ‘처형’됐다고 공식 발표했던 북한의 리영길 전 인민군 총참모장이 제7차 노동당대회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함을 과시한 것이다.

정부가 북한 관련 첩보를 ‘신속’하고도 ‘화끈’하게 공개했다가 제대로 망신을 당한 ‘리영길 처형설’은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발표한 2월10일 공개한 것이다.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12년 만에 중단시키면서 오는 파장을 희석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정부가 탈북자 관련 정보 공개에 관한 기존 원칙으로 복귀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유사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북한 관련 정보를 가지고 ‘장난’을 한 책임이 반드시 규명되어야 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김재중 | 정치부 hermes@ 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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