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가 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군요. 새로운 외교전문들이 공개됐는데... 지난번 한국 대선과 BBK 관련 내용도 있다고 합니다.

대선을 앞둔 2007년 10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 측이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미국에서 복역 중이던 김경준씨의 한국 송환을 미뤄달라고 이 후보가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위키리크스가 지난 2일 공개한 미 국무부 기밀 외교전문에 따르면 당시 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이던 유종하 전 외무장관이 2007년 10월25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 대사를 만나 논의를 했습니다.
유종하 전장관은
대선 전 김씨가 한국으로 돌아오면 정치적 충격이 ‘폭발적’일 것이라면서 버시바우 대사를 설득했습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BBK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었죠. 이 의혹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요.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약 일주일 뒤 유종하 전장관을 다시 만나 이명박 캠프 측의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가 김경준씨를 송환하기로 2005년 말에 이미 결정한 상태이고 “송환을 미룰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유종하 전장관이 버시바우 대사에게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라크 파병을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문은 기록하고 있다. 

-미국은 BBK 주가조작 의혹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큰 위기에 처할 걸로 봤다는데.

미국이 2007년 대선을 전후한 시점에 BBK 사건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큰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고 합니다. 대선 직전·직후에 주한 미국 대사관이 이명박 대통령과 BBK에 관해 지속적으로 보고한 내용이 전문들에 담겨 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 대선을 아흐레 앞두고 국무부에 보고한 전문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라면서 “이명박 후보가 대선에 당선된다면 특검수사를 받은 첫 대통령이 될 것이다
, “만약 특검이 이 후보를 취임 전에 기소할 경우 그는 형사상 피의자가 된다”고 썼습니다. 

이 대통령의 당선을 알리는 미 대사관의 대선 당일 보고에도 BBK가 등장합니다. 미 대사관은 “이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지만 BBK 스캔들로 인해 집권 초기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본국에 보고했다. 상황을 굉장히 심각하게 봤다는 거죠.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문에 미국 측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는데.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 버시바우 대사와 박근혜 전 대표가 설전을 벌인 일도 공개됐습니다.
당시 박 전대표가 쇠고기 협상에서 이명박 정부를 비판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박 전 대표는 “나는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지만 이명박 정부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그 점을 확신시키는 데 실패했다”, “촛불집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좌익(left-wing) 활동가들은 아니다”라고 했다는 겁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런 발언을 한 박 전대표에게 실망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친 미국 입장은 미국 측에 인상적이었던 모양입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인 2006년 버시바우 대사를 만나서 당시 노무현 정권을 가리켜 “반미감정으로 만들어진 정권”이라고 말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2006년 전문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은 노무현 정부가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두 여중생 사건, 효순 미선양 사건으로 생겨난 반미 감정으로 만들어진 정권이라고 말했다”며 “이 시장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경멸을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찬제의 ‘지도밖 세상’] ‘어산지 죽이기’ 
[구정은의 ‘오들오들매거진’] Q&A로 알아보는 위키리크스 


-한미 FTA는 한국을 미국에 묶어두기 위한 것이다.... 라는 내용도.

주한 미국 대사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의 다음 세대를 위해 한국을 미국에 묶어놓기 위한 결정적인 요소로 분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는 2009년 9월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에게 보낸 극비 문서에서 “한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시기에 한국을 미국에 묶어두는 상징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했습니다. 자유무역으로 인한 경제적인 효과 이외에 정치적인 효과를 미국이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 거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미국이 한-미 FTA를 체결하기를 강력히 바라고 있었다는 겁니다.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이 유럽연합이나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과 FTA를 맺는 사이 미국만 그렇지 못하면 미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말 한미 FTA 재협상을 할 때에 우리만 시급히 원하고 미국은 원치 않는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면서 자동차 분야에서 양보를 많이 했는데, 실상은 우리가 이것저것 내줘야만 성사될 상황은 아니었다는 얘기입니다. 한국 정부가 협상전략에서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부분입니다.

-2006년 선정된 한국군 무기도입에도 미국 대사관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지난 2006년 11월 선정된 공중조기경보통제기(EX) 사업과 관련된 건데요. 미국 대사관이 보잉사가 계약을 따낼 수 있도록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당시 1조5000억원 규모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사업에는 미국 보잉사와 이스라엘 방산업체 엘타 등이 수주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06년 3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의 외교전문에 따르면 미국 대사관이 보잉코리아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한미 양국의 안보를 위해 보잉사 것을 채택하는 게 유리함을 한국 정부에 강조했다고 합니다.
버시바우 대사가 직접 나서서 한국 정부를 압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은 “대사가 적절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방장관, 외교장관 등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이 사업은 보잉사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김향미의 ‘산문형 인간’] 미국 외교전문은 이렇게 생겼다 
[경향 미디어로그] 위키리크스와 언론 


-위키리크스가 이번에 공개한 외교전문은 몇 건이나 되는지. 어산지가 독단적으로 공개한 거라던데.

예, 위키리크스가 외교전문 공개하기 시작한 게 어느새 1년 전이 됐는데요. 지난달 25일에 위키리크스는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 국무부 외교전문 10만건을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편집되지 않은 원문자료 그대로의 미국 외교전문 25만건을 모두 공개해버렸습니다.
위키리크스 측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해서, 자기네 웹사이트와 미국 뉴욕타임스·영국 가디언·프랑스 르몽드·독일 슈피겔·스페인 엘 파이스 등 5개 언론사를 통해 외교전문을 공개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9개월 동안 그렇게 해서 공개된 것이, 총 9만7000여건이었습니다.
위키리크스 측이 당초에 25만여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는데 1년 가까이 지나도록 절반도 공개되지 않았던 거죠. 이건 너무 속도가 느리다는 판단을 해서, 아마도 다시한번 언론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전격 공개를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미편집된 전문을 공개하다보니 외교전문에 나온 정보제공자들의 신원이 위험해질 소지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위키리크스와 당초 계약했던 5개 언론사는 대거 반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공개가 되어버린 곳이고, 당분간 공개된 전문 내용들에 대한 기사가 또 쏟아져나올 것 같네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하나 달렸습니다.
  1. 명박의 도덕성으로 노무현을 경멸했다는건 인간의 대한 한줌의 기대도 헛되다는것을 입증 한것이겠죠.
    이사람이 하나님에게 무릅끓고 기도하는 사람이 맞나요.
    이사람을 사람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면목이 안서는 군요.
    그나마 좋은직장에서 머슴을 살았기에 망정이지 못살았다면 조두순이 될수도 있었겠네요.
    목적을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는
    짐승과 무었이 다를까요.
secret
-영국 연구팀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거대한 풍선을 띄우려고 한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 보도입니다. 옥스포드와 캠브리지, 브리스톨 대학 등의 지구공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있습니다. 스파이스 프로젝트라는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팀인데, 지름이 100~20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풍선을 하늘에 띄워서 지구의 열을 식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답니다.
거대한 풍선을 지표면에서 20km 떨어진 성층권에 띄우고, 풍선에 파이프를 연결해서 성층권에 화학물질을 뿌려 온도를 낮춘다는 겁니다. 그래서 일단은 이달 중으로 지표면 1km 위에 풍선을 띄운 뒤, 화학물질 대신에 물을 뿌리는 실험을 해볼 계획입니다.
호수의 물을 파이프로 끌어올려 1km 위 풍선에 전달하고, 거기서 상공에 물을 뿌리는 실험입니다.


 

-어떻게 해서 그런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건지.

지난해 전세계적인 항공대란을 일으켰던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기억하실 겁니다. 화산재가 유럽 대부분 지역을 덮으면서 항공기가 못 뜨고, 난리가 났었죠.
화산이 폭발할 때 터져나오는 화산재가 성층권으로 올라가면, 그 입자 때문에 햇빛이 우주 밖으로 반사되면서 지구 온도가 낮아진다고 합니다.
지난해 아이슬란드 폭발 때엔 그런 정도의 위력은 아니었지만, 1991년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이 대폭발했을 때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황 분자와 먼지가 대기 중에 퍼졌습니다. 그해 지구 전체의 평균기온은 0.5도 내려갔습니다. 화산먼지 때문에 지표면에 닿는 일조량이 줄어든 탓입니다.
또한 과학자들은 공룡의 멸망도 운석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먼지가 하늘을 덮어 지구가 식으며 빙하기가 다가왔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무리 풍선을 크게 만든다 하더라도 초대형 화산폭발이나 운석 충돌 같은 충격과 비교를 할 수는 없겠죠. 아무튼 연구팀은 성층권에서부터 지구의 열을 식히는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고 합니다. 미사일, 비행기, 거대한 굴뚝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성층권에 냉각재를 뿌리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게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풍선이었답니다.

-공상과학 소설 같은 실험인데...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연구팀은 영국 정부와 왕립협회 등으로부터 이 실험을 위해서 160만 파운드(약 27억 원)를 지원받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문제를 거론하는 이들이 아직 많습니다. 하늘에서 물을 뿌릴 수 있는 풍선이라면 거대한 기구의 형태로 되어야 하는데, 그러면 그 무게만 수백톤은 돼야 한다는 거죠.
또 이것이 성공한다고 해도 지구온난화를 막는 효과보다 오히려 지구환경에 피해만 줄 수도 있습니다. 장기간에 걸쳐 인공적으로 화산재나 물 같은 냉각물질을 하늘에 뿌리면, 인공강우와 같은 효과를 냅니다. 구름씨를 만들어 뿌리는 것과 같다는 거죠. 그래서 강수량에 변화가 올 수도 있고요.
작은 움직임이 연쇄 효과를 일으키며 크게 증폭되는 것, ‘나비효과’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 지 모릅니다.

성층권에서 햇빛을 반사시켜 지구를 식힌다는 구상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햇빛이 지구 대기권에 들어왔다가 이산화탄소 구름에 갇혀 못 나가면서 그 에너지로 지구가 더워진다는 게 이른바 온실효과잖아요. 햇빛을 반사를 하든 말든, 이산화탄소는 그대로 지구 상에 있는 겁니다. 이산화탄소 배출 자체를 줄이지 않으면서 지구를 식히겠다는 건 지나친 욕심이라는 얘기입니다.
스파이스 프로젝트처럼 기술을 이용해 지구적인 차원의 거대 프로젝트를 실시해서 기후변화를 막자는 의견은 예전부터 있었습니다만, 거기에 대해선 여러 견해가 엇갈립니다.

-그런 거대 프로젝트 연구사례로는 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과학자들은 대기-땅-바다로 이어지는 지구의 온도 순환 시스템에 조작을 가해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런 대규모 환경공학을 지오엔지니어링(geoengineering), 플래닛 엔지니어링(Planet engineering) 등으로 부릅니다.
미 에너지부 산하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는 지오엔지니어링 연구에서 선두를 달리는 곳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에너지 장관인 스티븐 추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기도 한데, 바로 이 연구소 출신입니다.

지구공학자들은 지구의 에너지 순환시스템 같은 거대한 흐름에 인간이 조작을 가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 방법으로 흔히 얘기되는 것은 태양복사 관리, 온실가스 가둬놓기 같은 것입니다.
태양복사 관리는 말 그대로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의 복사열을 줄이는 겁니다. 이번 영국 연구팀의 거대 물풍선도 그 일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공기 중에 황 화합물을 뿌리자, 바닷물을 분무해서 흰 구름을 만들어서 태양광을 반사시키자, 초대형 거울을 설치해서 햇빛을 되돌려보내자는 등 여러 아이디어들이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지구적인 차원에서 가둬놓는 방법은 어떤 게 있나.

이산화탄소는 한 번 방출되면 수십~수백년 동안 대기 중에 남습니다. 각국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다고 해도,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이상화탄소 양을 짧은 시간에 줄이기는 힘들죠.
따라서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가 대기에 퍼지지 않도록 어딘가에 가둬두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영국 요크셔의 한 발전소에서는 방출된 이산화탄소를 북해의 사암 밑에 저장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폐광의 지하 암반에 이산화탄소를 묻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고요.
또 하나는 바다를 이용하는 겁니다. 바닷속의 식물성 플랑크톤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합니다. 그런데 식물성 플랑크톤이 자라려면 철 성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다에 철가루를 뿌리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지구의 흐름을 바꾸려다가 더 큰 재앙을 부르는 것 아닌지.

사실 날씨를 바꾸는 연구가 시작된지는 오래됐습니다. 1940년대부터 미국과 옛 소련은 전쟁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날씨를 인공적으로 바꾸기 위한 연구를 경쟁적으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 위험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76년 유엔은 환경기술을 군사적·적대적 용도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헌장을 채택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규모 기후공학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졌습니다.

그러다가 기후변화가 지구적인 관심사가 되면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차원의 지오엔지니어링에 다시 눈길이 쏠렸습니다. 각국이 온실가스를 줄이자, 줄이자 하면서도 실제로는 잘 되지 않다보니, 정치적 해법 대신 기술적 해법을 찾자는 과학자들 목소리가 커진 것이죠.
특히 이런 지구공학은 거대 산업과 연결될 수 있는데다가, 온실가스를 줄이라는 압박 대신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거니까 이런 아이디어에 귀가 솔깃해지는데요.

하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1972년 미국 플로리다 주정부가 인공 산호초를 만들어 물고기 집이 되게 해주면 좋겠다면서 해안에 폐타이어 200만개를 뿌렸습니다. 하지만 폐타이어 더미를 묶은 나일론과 철사가 풀려 나와 낫처럼 바다 밑을 휩쓸며 생태계를 초토화시켰습니다. 19세기 호주에 백인 주민이 유럽산 토끼를 들여갔는데, 그 결과 호주 생태계 전체가 교란됐습니다.

작은 행동도 이런 나비효과를 불러오는 판에 지구적인 규모로 실험을 하자고 하니 반론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지구를 상대로 한 실험은, 다시 돌이킬 수도 없는 거니까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일본 후쿠시마 원전 근로자가 백혈병으로 숨졌다고.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일하던 협력회사의 40대 근로자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졌다고 아사히신문이 31일 보도했습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숨진 사람은 8월 초 원전에서 일주일간 다른 근로자들의 방사선 피폭 관리 업무를 했습니다.
그 후 몸이 불편하다고 호소했고, 며칠 뒤 숨졌습니다. 이 남성은 그 때가 처음으로 원전에서 근무한 것이고, 방사선 피폭선량은 0.5 밀리시버트(m㏜)정도였습니다. 높은 수치이긴 하지만 신체에 직접적 영향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원전에서 일하기 전에 받은 건강 진단에서는 건강상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도쿄전력측은 "숨진 남성의 작업과 백혈병 사이에 인과관계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간 나오토 전총리가 통과시킨 재생에너지 특별조치법>
 


일본 후생노동성의 급성백혈병 산재인정기준에는 ‘연간 5밀리시버트 이상의 피폭’, ‘1년간의 잠복기간이 있을 것’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사람은 법 기준으로 보면 원전 때문에 숨진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불안감이 더 커지는 건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원전사고로 피난을 간 이재민들에 대해 도쿄전력이 보상안을 내놨다고.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난자에 대해 4인 가족 기준으로 450만엔(약 6200만원)을 배상하기로 했습니다. 8월 말까지 배상금을 줄 계획입니다.
일자리를 잃은 경우 1인당 월 27만엔(약 350만원), 대피소에서 생활하게 된 사람들에게는 월 12만엔 등으로 세부계획을 정했습니다. 원전사고 때문에 집값, 땅값이 떨어져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별도로 피해액을 계산해 물어줄 계획이라고 하네요.
피해 복구가 될 때까지 계속 지급을 해줘야 하는 것이니 도쿄전력의 부담은 만만찮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집 잃고 직장 잃고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은 이들의 피해에 비하면 저런 배상금은 새발의 피겠죠.
배상을 받는 사람은 피난을 간 15만명을 포함해서, 40만~50만건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예상대로 간 나오토 총리가 물러나자 일본 정부는 다시 친 원전정책으로 돌아서는 분위기.

노다 요시히코 총리 지명자가 최근 월간 <문예춘추>에 ‘나의 정권구상’이라는 걸 발표했습니다. “2030년까지는 원자력기술을 계속 쌓아가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언급하면서 원전 해외수출은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한국정부의 논리와 똑같으니 비판하기도 면구스럽네요).
노다는 지난 7월 간 나오토 총리의 ‘탈원전’ 발언에 대해서도 “서둘러 추진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었죠. 노다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 아무래도 탈원전 정책은 퇴색될 것 같은데요. 노다 지명자는 원전 신규건설은 동결하겠지만 안전성이 확인된 원전은 재가동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안전성을 '확인'하고 가동하던 원전에서 지진이라는 재해를 만나 사고가 난 것 아닙니까. 과연 안전성이 '확인된 원전'이라는 일본 정부의 진단들을 앞으로 이웃나라들이 믿을 수 있을지...


일본 소방대원들이 지난 3월 22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4호기 원자로에 물을 뿌리고 있다. | 로이터


노다 지명자가 관료친화적인데다가 주변에 전력업계와 가까운 의원들이 많은 것도 전임 간 총리와 다른 점이자, 그의 결정에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노다의 새 내각은 파벌안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던데.

와(和)의 정치라고 일본 언론들은 표현했다던데요. 당 핵심보직에 반대파 그룹인사들을 배치하는 ‘탕평인사’에 나섰습니다. 자신을 끝까지 지지하지 않은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쪽 인맥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측근을 과감하게 기용한 겁니다. 일종의 거당체제, ‘노 사이드 정치’라고도 하네요.
당 간사장에는 오자와의 측근을 앉히고, 국회 대책위원장에는 하토야마 전 총리의 측근을 앉히기로 했습니다. 당의 핵심 요직 중 하나인 정책조사회장에는 경쟁자인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을 기여했습니다.

또 정책결정 과정에서 총리와 각료들보다는 당의 발언권을 확대하는 쪽으로 당정 시스템을 바꾸기로 했답니다. 전임 간 나오토 총리 때 내각이 모든 면에서 독주를 하면서 당의 불만이 컸다는 걸 인식하고 받아들인 거죠. 그래서 각료회의에서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먼저 당 정책조사회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내각도 파벌안배로 구성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국민들의 여론과는 좀 다른 것 아닌가.

노다의 당정 인사는 철저하게 파벌안배에 맞춰져 있습니다. 아무리 탕평인사다 화합의 인사다 포장을 한들, 이걸 선진적, 개혁적이라고 보기는 힘들 듯 합니다.
당직 인선에서는 당내 파벌 세력 순으로 자리를 배분했습니다. 120여명 의원을 거느린 최대 파벌인 오자와 그룹에는 정권 2인자인 간사장 자리를 준 건데요. 간사장은 당의 자금과 인사를 총괄하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막강한 자리입니다. 이걸 줬으니 이제 오자와 쪽에서도 나를 밀어달라는 뜻이겠죠.
3인자인 국회대책위원장은 하토야마 그룹, 그와 비슷한 세력인 마에하라에는 정조회장 식이니 이걸 과연 화합의 정치라 볼 수 있을까 싶네요.
오자와 그룹은 최대 파벌이기는 하지만, 밀실 인사, 막후 정치에 검은 돈 냄새가 나는 오자와의 정치행보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진저리를 치고 있습니다. 간 나오토가 해왔던 게 오자와 식의 구태 정치를 벗어나겠다고 한 건데 이를 모두 뒤로 돌리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파벌안배에 주력하다보면 민주당의 개혁정책들은 후퇴할텐데.
 
벌써부터 노다의 정권 운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노다가 우파 성향이긴 하지만 간 나오토 진영과 함께 정치개혁, 세대교체의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그런데 당직인선에서는 전혀 그동안의 주장과 다른 세력에게 당권을 내준 건데요.
일각에선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노다는 5선 중의원 의원이지만 당 대표도 간사장도 정조회장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당을 장악하고 이끌 능력이 부족하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정치력이 있는 세력에 당을 맡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경력이 길지 않고 대중적 지지도가 낮은 노다가 총리직을 수행하려면 민주당이 힘을 합쳐 힘을 몰아줘야 하고, 그러려면 오자와나 하토야마 쪽을 끌어당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는 거죠. 반 오자와에 급급하다 국정의 파행을 자초했던 간 나오토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그러다가 자민당 정권의 되풀이가 수 있습니다. 원전정책만 봐도, 일본의 원전정책은 이해관계집단의 로비와 거기 밀착된 관료, 의원들에 휘둘려 지금처럼 방대해졌습니다. 노다는 그걸 뜯어고치지 않겠다는 거고요.
이해관계집단과 유착된 의원들을 일본에선 토건족, 무슨족 하면서 ‘족의원’이라고 부르죠. 족의원들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개혁으로 가는 길은 참 험난해 보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하나 달렸습니다.
  1. 보통 나는 그러나 나는이 쓰기까지 매우 나를 확인하고 그렇게 할 수 밖에 말하고자하는, 블로그에 문서를 참조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쓰기 스타일이 나를 놀라게되었습니다. , 아주 멋진 게시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secret
-일본 새 총리가 될 민주당 대표에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아래 사진)이 선출됐네요.

오늘 일본 집권 민주당 대표 경선이 있었죠. 1차 투표에서 오자와 이치로 측이 밀었던 가이에다 반리가 143표,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이 102표로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대중적 인기가 높았던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은 74표로 탈락했습니다.
뒤이은 2차 투표에선 군소 파벌들이 노다 쪽으로 몰표를 던졌습니다. 그래서 유효투표수 392표의 과반을 넘는 215표를 얻어 노다가 당선됐습니다.

일 민주당 새 대표 노다, 30일 총리 지명


노다 재무상은 “경제 정책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노다는 “국민 생활 위주로 예산을 재편성하겠다” 동일본 대지진 복구비를 마련하고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증세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내일 국회에서 총리에 지명되면 본격적인 당정 개편에 나서 이번주 안으로 새 내각을 발족할 방침입니다.



-인물보다는 역시 파벌의 이합집산이 정치지도자 선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모양이로군요.
 
눈길을 끄는 것은, 첫째로 후보들 중 가장 대중적 인지도가 높았던 마에하라가 1차 투표에서부터 탈락한 점입니다. 둘째로,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측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밀었던 가이에다마저 떨어졌다는 점이죠.
정치적 이합집산, 파벌들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총리 선출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게 일본 정치의 특성이자 한계임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습니다. 다만 특기할 점이 있다면, 오자와의 정치적 역할도 한계에 봉착했음이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비주류 대표주자인 가이에다 반리 경제산업상을 밀었는데 당선시키는 데 실패했습니다. 작년 이맘때 대표 경선에서 간 나오토에 패했다가 1년 뒤인 이번에는 대리인을 내세웠는데 또다시 패한 셈이고요.
오자와가 지금은 비주류인데, 이번에 대리인을 세운 뒤 내년에는 직접 당 대표로 나서 대권에 도전하려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패배로 결정타를 맞은 것 같습니다. 

-노다는 어떤 인물.

올해 54세로, 수도권인 지바(千葉)현 출신입니다.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마쓰시타(松下) 정경숙을 1기로 마쳤습니다. 지바현 지방의회 의원을 거쳐 1993년 국회의원에 첫 당선됐습니다. 2000년 민주당에 합류해서는 마에하라 외무상과 당 세대교체 흐름을 주도해왔습니다.



재무성 부대신을 거쳐 지난해 6월 간 나오토 내각에서 재무상이 됐습니다.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당내 여러 인사들과 관계가 원만하다는 평입니다. 오자와 파벌은 아니지만 오자와 그룹과도 대체로 사이가 좋은 편이라고 합니다.
지방의원이 되기 전부터 20년간 매일 지역구 전철역 앞에서 거리연설을 했다는데, ‘민주당 내 최고 연설가’로 꼽힙니다. 하지만 대중연설은 잘 하면서도 말수가 적은 편이라는군요. 

-노다는 보수우익이라는데.
 
아버지가 자위대원이었다죠.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총리가 참배해도 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국·중국 등의 반발을 샀을 때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용인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자민당도 아닌 민주당에서는 가장 우익 성향이라고 봐야할 듯합니다.
일본 패전일인 지난 15일에도 “야스쿠니에 안치된 A급 전범은 전쟁범죄자가 아니다”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대미관계에 대해서도 “때로는 미국에 한방 먹이는 발언을 하는 주체성을 가질 필요도 있다”고 발언한 적도 있고요. 영토문제에 있어서도 강경파랍니다.

-그러다가 주변국들과 일제히 마찰 빚는 것 아닌지.

주변국 관계가 당장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노다가 우익성향이라고는 하지만, 지지기반이 범 간나오토 계열의 민주당 주류파라서 혼자서 독불장군 식으로 우익 행보를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한 별다른 외교경험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간 나오토 정부의 정책기조를 이어갈 것 같고요. 민주당은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에 반대한다는 당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노다가 새 총리가 되어도, 외교관계에서 강경자세로 나설 만한 상황이 아닙니다.
대표 경선 출마 이후 노다는 국내 문제에 진력하겠다는 뜻을 누누히 비춰왔습니다. 이번 경선은 어디까지나 기존 정책을 이어간다는 흐름 아래 당내 타협이 이뤄진 결과물이지, 새로운 외교노선을 추구한다거나 민주당 역사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국내적으론 일본 새 총리가 할 일이 산적해 있을텐데... 새 내각의 과제는.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에 국민적 역량을 결집해야 합니다.
거기다가 얼마 전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졌죠. 재정난을 해소하고 사회보장 재원을 확보하려면 증세를 해야 하는데, 간 나오토가 인기 떨어진 가장 큰 이유가 섣불리 소비세 증액을 얘기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증세를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데 어떻게 조세저항을 이겨낼지가 관건이 되겠죠.
민주당 정권의 공약이었던 고교 무상교육, 고속도로 무료화 등 주요 복지정책을 축소하거나 폐기해야 하는데 이것도 만만찮은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것도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사실 하토야마나 간 나오토의 실각에는 당내 분열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간 총리의 경우는 임시 당대표 시절부터 지금까지 15개월 동안 내내 오자와 그룹의 반발에 휘둘렸습니다.
민주당 대표의 잔여임기는 앞으로 1년 정도입니다. 내년 9월에는 노다가 잘 하든 못 하든 다시 대표 경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취임 뒤에도 계속 부담을 안고 총리직을 수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리비아 반군이 수도 트리폴리를 장악했다고.

반군들이 카다피 아들이 지휘하던 트리폴리 외곽 정예부대를 쫓아내고 시민들 환영 속에 트리폴리에 입성했습니다. 알자지라방송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니, 트리폴리 중앙광장에서 환호하는 시민들과 반군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 등이 올라와 있던데요.

지금 전황을 정리해보면, 카다피 측이 장악하고 있는 곳은 카다피 관저인 바브 알 아지지야 요새 정도고 나머지는 다 반군 손에 넘어갔습니다. 트리폴리에서 카다피 수중에 있는 지역은 전체의 15~20% 면적에 해당되는 구역이라고 하네요.

반군은 ‘인어의 새벽’이라는 작전명 아래 트리폴리로 진격을 했고, 21일 밤부터 22일 새벽까지 카다피 관저 주변에서 대대적인 공격을 벌였습니다. 트리폴리는 지중해에 위치한 도시죠. 트리폴리의 별명이 아랍어로는 arusat el-bahr, ‘바다의 신부’ 즉 인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작전명이 붙었습니다. 


Libya: how 'Operation Mermaid Dawn', the move to take Tripoli, unfolded
Libyan rebel fighters ride through the town of Maya celebrating after advancing to the outskirts of Tripoli Photo: REUTERS
 

카다피 진영 군인들의 동요와 이탈은 이미 심한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반군이 진격하자 수도를 지키던 특별 정예부대가 곧바로 투항을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 정예부대는 카다피의 막내아들 카미스가 이끌고 있어서 ‘카미스 여단’으로 불렸다. 카다피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던 부대인데 맥없이 무너져버렸습니다.

-카다피 아들들도 생포했다고.

반군이 카다피 차남이자 후계자로 꼽히던 사이프 알 이슬람, 그리고 축구선수 출신의 3남 알 사아디를 체포했습니다. 카다피와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민간인들을 공격한 반인도범죄 혐의로 기소돼있죠.
ICC가 카다피 두 아들의 생포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ICC의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수석검사는 “사이프가 곧 재판본부가 있는 헤이그에 도착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22일에는 장남 모하메드도 반군에 투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카다피 관저 인근에서 오늘 오전 중화기와 자동소총 소리가 들리는 등 카다피 친위부대와 반군의 교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나토와 반군은 조만간 바브 알 아지지야 요새로 진격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카다피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21일 국영 TV에 출연해 “수도 트리폴리를 위해 싸워 달라. 세상이 끝날 때까지 트리폴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며 저항 의지를 밝혔는데, 지금 어디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외교관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최근에 카다피를 만났다면서 “아직 자기 관저인 바브 알 아지지야 요새에 있거나, 최소한 트리폴리 시내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지자들에게 결사항전을 요구해놓고 자신은 이미 트리폴리를 떠나 리비아 남부 시르테나 사막기지로 도주했든가, 혹은 이미 해외로 도피했을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카다피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망명의사를 타진했다더라, 짐바브웨·앙골라 등으로 도피한다더라 하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퍼지고 있다고 하네요. 남아공 항공기가 카다피를 실어가기 위해 트리폴리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는 미확인 루머도 있습니다. 독일 dpa통신은 카다피가 알제리 국경지대로 가기 위해 이미 트리폴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반군들은 카다피가 권력을 내놓기만 한다면 해외 도피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군이 이끄는 과도국가위원회의 아메드 지브릴 대변인은 반군방송인 알 아흐라르TV 인터뷰에서 카다피를 고립시켜 항복이나 국외 도피를 유도하는 게 이번 작전의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압둘 잘릴 과도국가위원회 위원장도 “카다피가 떠날 준비가 돼 있다면 공격을 중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BBC가 보도했습니다.

-카다피 정권은 이제 완전히 끝장난 건가요.

42년간 철권통치를 휘둘러온 카다피 정권이지만, 이제는 사실상 붕괴했다고 봐야죠. 이미 각국은 카다피 몰락을 전제로 한 성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금 휴가중이어서 매사추세츠 주 마서스비니어드 섬에 있는데, 거기서 성명을 내고 “리비아의 상황이 정점에 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는 “카다피는 더이상 리비아가 자기 통제하에 있지 않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권력을 완전히 넘겨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카다피 정권은 분명히 무너지고 있다. 반군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알 바그다디 알 마흐무디 총리가 인근 국가인 튀니지로 도피했다고 하고, 군부와 내각 요인들도 이미 다들 유럽 등지로 망명한 상태입니다. 

-좀 이르긴 하지만... 포스트 카다피 체제는 어디로 갈지...

반군이 이끄는 국가위원회를 중심으로 포스트 카다피 체제가 형성되겠죠.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국가위원회가 포스트 카다피 체제 수립을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군은 이미 지난 6개월 동안 치열한 외교전을 펼쳐 미국과 유럽, 중동 20여개국에서 카다피 정권을 제치고 유일한 합법적 정부로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과도국가위원회는 아직까지는 큰 분란 없이, 비교적 정치력·외교력을 발휘하며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리비아 상황이 결코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새 체제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위 사진)을 새 지도자로 추대하려는 계획입니다. 카다피 정권에서 법무장관을 지냈던 잘릴 위원장은 지난 2월 사임한 후 반군의 리더로 싸움을 이끌었죠. 잘릴 위원장은 앞으로 8개월 내 민주 선거를 치른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미 권력이양 작업에 들어간 건가요.

반군 측에선 진작부터 준비를 해왔습니다. 과도국가위원회는 카다피 정권에서 일했던 경비요원 중 800여명을 모집해 새 정부의 안보를 담당하는 기구를 맡도록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또 현 경찰인력 중 친 카다피 성향이 아닌 5000여명을 뽑아 새 정부의 병력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권력 공백을 어떻게 큰 혼란 없이 메워가냐 하는 점이겠죠. 42년간 한 사람이 통치했던 나라이니, 고치려고 하면 거의 나라의 돌멩이 하나, 기둥 하나부터 다 다시 장만해야 하는 상황일텐데요.
핵심은 치안입니다. 지난달에 반군 사령관이던 압둘 파타 유네스가 내부 세력에 피살됐습니다. 반군 내 분열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카다피도 그렇고, 후세인도 그렇고, 아랍 독재자들은 세속주의와 아랍사회주의라는 이름으로 종교세력이나 종족갈등을 억눌러왔습니다. 그런데 리비아는 아주 보수적이고 전근대적인 부족주의가 많이 남아있는 나라입니다. 이번 내전에서 드러났듯,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서부와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 간 갈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반군의 잘릴 위원장이 초반부터 상황을 장악해서 주도하긴 했지만 리더십을 확인받기 위한 시험은 이제부터입니다. 이라크의 경우 과거의 혁명과 민주정부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재자가 쫓겨난 뒤 치안 불안에 테러에 약탈과 폭동이 빈발했습니다. 치안이 불안해지면 사람들이 동요하고, 심각한 사회불안과 분열이 올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내정간섭을 피하면서 치안유지를 지원하고, 새로 출범할 과도정부의 역량을 강화시켜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하나 달렸습니다.
  1. 모든 도전 명확한 설명과 함께 매우 열려 있습니다. 확실히 정보를했습니다. 귀하의 사이트는 매우 유용합니다. 공유 주셔서 감사합니다!
secret
-워런 버핏이 '부자증세'를 다시한번 주장하고 나섰다고.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고통분담을 요구하면서도 저와 제 부자 친구들은 늘 거기서 제외해줬습니다. 저희들은 이미 ‘백만장자에 친화적’인 의회의 사랑을 충분히 받았습니다. 이제 정부가 고통분담을 좀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워렌 버핏(81)이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거두어야 한다고 다시한번 주장했습니다. 버핏은 14일자 뉴욕타임스에 ‘수퍼 부자들을 그만 애지중지하라’는 기고문을 보내, 연방 의회에 구성된 재정적자 특별위원회가 부자증세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재정적자 특별위원회'는 지난번 미 의회 민주·공화 양당의 재정적자 감축 합의안에 따라 신설된 위원회입니다. 

Stop Coddling the Super-Rich /뉴욕타임스

 
-공화당에서는 그 위원회에서 감세 얘기가 나오면 안된다는 입장 아니었나.

공화당 일각에서 무조건 작은정부를 주장하는 감세론자들은 재정적자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세금 올리는 건 절대로 안 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신설 예정이던 특위에서 세금 증액 얘기가 나올까봐 미리부터 경계하고 있었고요. 

Billionaire Buffett has called on US lawmakers to raise taxes on wealthy Americans (AFP/Getty Images/File, Scott Olson) 


버핏의 이번 기고는, 공화당과 일부 보수주의자들의 감세 주장에 경종을 울리고 사회정의에 대해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것
으로 보입니다.
버핏은 조지 W 부시행정부의 부자감세 조치 때부터 세계 최고 부자였던 빌 게이츠와 함께 부자들 세금을 늘려야지 줄여선 안 된다며 반대해왔습니다. 특히 상속세를 줄인 것을 맹비난해왔는데요. 주식 편법증여 등으로 변칙 상속을 일삼는 한국 재벌기업 총수 일가들하고는 천양지차죠.

-버핏이 주장하는 내용을 상세히 소개해달라.

버핏은 재산이 500억달러(5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잘 알려진 대로 버핏의 직업은 투자가죠.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이기도 하고, 해마다 버핏의 말을 듣기 위해 버핏의 집이 있는 오마하에 사람들이 모여 대규모 이벤트를 열기도 합니다.
버핏은 자기 말을 빌면 ‘돈으로 돈을 버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돈으로 돈을 버는 자기 같은 수퍼부자들의 세금 부담 비율이, 노동으로 돈을 버는 노동자들보다도 낮다는 겁니다.
버핏이 이번 기고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버핏이 낸 소득세는 693만8744달러(약 74억원)였습니다. 큰 액수 같지만 버핏의 과세소득의 17.4%에 불과합니다. 이 세율은 자기 사무실에 있는 직원 20명의 세율보다도 낮다고 버핏은 말합니다. 직원들의 세율은 33~41%로 평균 36%였는데, 자기 같은 수퍼부자 세율이 그보다 낮다는게 말이 되느냐는 겁니다.

-그동안의 부자 감세 조치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기에.

감세는 부시의 대표적인 선거공약이기도 했는데요. 소득세 누진적용되는 소득상한을 올려주고 세율을 낮추는 등의 방법으로 부시 행정부 시절 세 차례 감세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며칠전 부시 감세조치 10주년을 기념(?)하여 미국 언론들과 블로그들에 10년의 감세 효과를 분석한 글들이 줄줄이 실렸는데요. 결과는 참담합니다. 클린턴 때 흑자였던 국가재정이 파탄에 이른 것은 뭐 더 설명할 필요도 없겠죠.



특히 감세가 가져온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0년 사이에 연소득 4만~5만달러의 서민·중산층 가구는 세후 소득이 2.2% 늘었습니다. 액수로 따지면 연간 860달러 정도 이익을 본 겁니다. 반면 소득 100만달러 이상의 부자들은 세후 소득이 6.2% 늘었습니다. 액수로 환산하면 12만8832달러씩 이득을 본 겁니다.
감세액 중에서 하위 80%에게 돌아간 혜택, 즉 제대로 걷었더라면 소득 하위 80%가 냈어야 했을 세금은 28%에 그쳤습니다. 반면 소득 상위 20%가 혜택을 본 돈이 72%였습니다.
바꿔 말하면 정부 재정수입 줄어든 부분 중 72%가 상위 20% 고소득자들에게 갔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오바마 정부는 공화당과 정치적으로 타협하면서 부시의 감세조치를 연장해줬습니다.

-감세론자들은 세금을 줄여줘야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경제가 돌아간다고 주장한다.
 
버핏은 “높은 세율이 일자리 창출을 방해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경기가 좋았던 1980~90년대 세율은 훨씬 높았다”고 지적합니다. 1980~2000년에 걸쳐 거의 400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버핏은 “지난 60년 동안 투자사업을 해왔지만 자본소득세가 39.9%에 이르렀던 1976~77년에도 세금이 무서워 투자를 포기한 사람은 없었다”고 썼습니다. 버핏은 “그 때 이후로 세금은 낮아졌지만 일자리는 오히려 더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버핏은 그래서 특별위원회가 재정지출을 줄이는 것 못잖게 부자들에게서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99.7%의 납세자에게 적용되는 세율과 현재의 급여세 감면은 그대로 유지해 빈곤층과 중산층의 생활을 도와야 한다”면서 100만달러(약 10억원) 이상을 버는 부유층에게 즉각 세금을 올릴 것과 1000만달러(약 100억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사람에게는 더 많이 세금을 걷을 것 등을 주장했습니다.
2009년 기준으로 미국 내 100만달러 이상 소득자는 23만6883명, 1000만달러 이상 소득자는 8274명입니다.


■ Million Dollar Facts /'재정강화를 지지하는 애국적 백만장자들' 사이트에서 인용
연 소득 100만달러가 넘는 미국인은 375,000명에 불과하다
1979년부터 2007년 사이, 미국 상위 1% 부자들의 소득은 281% 늘었다
대공황 기간에는 백만장자들이 소득의 68%를 세금으로 내기도 했다
1963년 백만장자들의 소득세율은 91%, 1976년에는 70%였는데 지금은 최대 35%로 떨어졌다
최상위 소득자들의 소득세를 줄여주는 건 경제를 살리는 가장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하원의원의 44%는 백만장자다
상위 2%를 위한 감세조치를 중단하면 앞으로 10년간 연방부채 7000억달러를 줄일 수 있다


-부자들이 증세 주장에 동의를 할까요?

버핏은 “내가 아는 많은 부자들은 미국을 사랑하고 이 국가가 자신에게 준 기회에 감사하는 괜찮은 사람들”이라며 “특히 많은 국민들이 진심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시기이므로 세금을 더 내는 걸 꺼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부자들 사이에서 버핏이 유독 정의감이 강하거나 유독 세금을 더 내고 싶어하는 별난 부자는 아닙니다. 20대에 억만장자가 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4월 페이스북이 주최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부자증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흔쾌히 “멋진 생각”이라고 답한 바 있습니다.
과거 조지 소로스와 함께 헤지펀드계의 전설로 군림했던 주식투자가 마이클 스타인하트도 ‘재정 강화를 지지하는 애국적 백만장자들’이라는 단체를 통해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 증세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첫페이지에 인상 깊은 인사말이 있습니다.
“부디 우리 나라를 위해 바른 일을 하십시오. 우리의 세금을 올려주십시오. 감사합니다. (Please do the right thing for our country. Raise our taxes. Thank you.)” 

CNN 설립자 테드 터너 등도 부자 증세를 외쳐온 이들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버핏의 칼럼이 실린 뒤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던데, 앞으로 감세를 철회하고 재정건전화와 빈부격차 줄이기에 적극 나설 수 있을지 관심거리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돼 전세계 충격. 다음엔 프랑스 차례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미국이 최우량등급인 AAA(트리플A) 등급군에서 탈락한 가운데 그 다음으로 탈락이 가장 유력한 국가는 프랑스라는 시장의 여론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탈락에 이어 프랑스가 가장 취약한 AAA국가’라는 제목의 분석기사를 실으면서, 부도위험성을 기준으로 수익률이 정해지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 거래에서 프랑스가 말레이시아나 태국, 일본, 멕시코, 체코 등보다 더 높은 비용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근거를 들었습니다.
몇몇 경제분석가들은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이미 실질적으로는 트리플A 국가가 아니다”라면서 “미국은 기축통화 발행국가로서 사정이 급하면 달러라도 찍어낼 수 있지만 프랑스는 그럴 수조차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분석가들은 “트리플A국가를 가리키는 금융시장의 ‘핵심국가’군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핵심국가라고 하면 S&P, 무디스 및 피치 모두로부터 AAA 등급을 받고 있는 나라들을 가리키는데요. 유로존 국가 중에 그런 나라는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핀란드, 룩셈부르트, 네덜란드 6개국입니다. 하지만 그 중 프랑스는 탈락 대상으로 취급받고 있다는 겁니다.


Rudolf Oultz watches the display board at the Australia Stock Exchange in Sydney, Aug. 8, 2011. /AP


-유럽에서 위험한 나라는 프랑스 뿐이 아니라는데.
 
유럽 채권시장에서는 독일 국채인 분트가 기준이 됩니다. 수익률의 차이를 ‘스프레드’라고 하는데요. 독일 국채와 수익률이 얼마나 차이가 나냐 하는 게 각국의 신용이 얼마나 되느냐를 보여주는 지표로 통용됩니다.
이 점에서 보면 프랑스의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독일 국채와의 차이가 최근 엄청 벌어졌습니다. 그만큼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얘기이고요.
물론 당장 S&P 등이 프랑스까지 손을 볼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난해말부터 올봄 사이에 3대 신용평가사들이 한 차례 등급심사를 하면서 프랑스는 트리플A라고 확인한 바 있거든요. S&P에서 유럽 경제분석을 담당하는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장 미셸 시스도 7일 프랑스 라디오 회견에서 “프랑스의 등급은 안정적이다”라면서 안심시키는 발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사례를 볼 때, 유럽국들도 안전하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영국의 금융전문가 닐 매키넌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유럽에서 프랑스 뿐 아니라 이탈리아, 벨기에, 심지어 영국도 신용 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며 우려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미국은 S&P의 강등조치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는데.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S&P의 신용등급 강등 결정을 “형편없는 판단”이라고 맹비난하면서 미국 국채는 안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가이트너는 NBC뉴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S&P는 미국 재정상황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가 너무나 부족한 탓에 완전히 잘못된 결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S&P는 미국 신용등급을 깎으면서 정치권의 분열 같은 요인도 거론했는데요. 가이트너는 “미국은 워싱턴 정치권만 보고 판단하기에는 강한 나라이고 경제도 탄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Treasury Secretary Timothy Geithner slammed Standard & Poor‘s on Sunday
as showing "terrible judgement" in downgrading the US credit rating for the first time ever. /AFP


토머스 도너휴 미 상공회의소 회장도 “S&P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방송에 출연해 “미국 경기가 바닥을 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래도 미국 채권은 여전히 안전한 투자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버드대 총장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경제학자 로런스 서머스도 CNN 대담에 나와서 S&P 결정을 비판하는 등 미국에서 경제에 대해 한 마디 하는 사람들은 총출동해 경제상황을 변호하고 나선 형국입니다.
하지만 이미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미국 내에선 가이트너 사임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일단 백악관은 7일 성명을 내고 가이트너가 계속 장관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퇴론이 더욱 거세질 것 같습니다.

-미국 경제는 2007~2008 금융위기 때보다 더욱 안좋아질 거라는 예측도.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하강하는 이른바 ‘더블딥’ 우려가 커지고 있죠. 그린스펀은 “당국이 결정만 잘 내리면 더블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당국이 앞서 내린 재정지출 축소안이 지금 최악의 국면을 만들어낸 셈이거든요.
뉴욕타임스는 8일자 인터넷판 기사에서 “지금 또다시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2007년말부터 시작된 침체보다 가계, 기업, 재정에 미치는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난번 경기침체가 시작됐을 때보다, 지금 미국의 경제가 훨씬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일자리입니다. 일자리 숫자는 4년전 미국에서 베어스턴스 파산 등으로 금융위기가 시작됐을 당시에 비해 680만개, 5% 가량 적습니다. 실업률은 당시 5%대에서 지금은 9.1%로 높아져 있죠. 이 상황에서 기업들이 감원에 들어가면 사람들의 고통이 얼마나 커질지는 불 보듯 뻔합니다. 부동산 시장도 부진에 빠져 있고요.

-미국 경기를 띄울 대책은 없는지.

당국은 지난번 여야 합의안에 따라 경기부양을 할 방법을 손에서 놓아버렸습니다. 재정지출을 줄인다는 게 결국은 경기부양 예산을 없애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출도 줄인다는 뜻이니 더이상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거죠. 전통적으로 Fed는 경기부양을 하려면 금리를 낮추는 방법을 써왔지만 금리는 이미 제로 수준이기 때문에 더이상 효과적인 도구가 되지 못하고요.
크레디스위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닐 소스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말을 했네요. “이번 침체가 지난번 침체보다 더 나쁠지 아닐지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별로 답을 알고 싶지도 않은 질문이다.” 표현은 재미있지만 내용은 암울하죠.

-중국은 이 참에 서방을 공격하고 나섰다던데.

며칠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미국을 ‘세계경제의 기생충’이라 맹비난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이 8일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사태를 집중 공격하면서 중국식 발전노선을 홍보하고 나섰습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미국과 유럽은 세계 경제 회복에 있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인민일보는 “벼랑 끝에 선 것은 세계 경제가 아니라 워싱턴의 정치”라며 “이번 사태는 경제위기가 아니라 사실상 정치위기”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정치권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대로 된 정치적 판단을 내리지 못해서 이 사단이 났다는 거죠. 일리가 있는 지적이긴 합니다. 미 정부가 과감히 세금을 늘려 재정위기 걱정을 줄이고 좀더 확신을 가지고 경기부양에 나섰으면 시장이 신뢰를 보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결국 미국 정치권은 표 계산만 하면서 그 반대로 갔으니까요.

인민일보는 또 유럽에 대해서도 “유럽 부채 문제가 장기간 해결되지 않는 것은 유럽 여러나라들과 유럽연합이 갈등을 빚고, 유럽 각국들 간에서도 충돌이 벌어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과감한 내수부양책을 써 세계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자찬했습니다.
인민일보사가 발행하는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사설에서 “중국이 미국 뒤를 따른다면 영원히 미국의 흥망을 따라갈 것”이라며 중국은 자신만의 발전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세계 증시가 패닉이네요.

미국 경기침체와 부도위기까지 치달았던 재정난, 그리고 유럽 계속되는 재정위기로 각국 증시가 모두 폭락하고 있습니다. 뉴욕증시 폭락 여파로 아시아 증시는 오늘 모두 하락했습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72%포인트 떨어져서,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약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상하이 증시, 대만 가권지수, 홍콩 항셍지수 모두 떨어졌습니다. 대만과 홍콩 증시는 5%이상 폭락하면서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한국 코스피 지수도 다섯 달 만에 2000선 붕괴된 채 장을 마감했다고 하는데, '검은 금요일'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증시들 역시 유로존 채무 위기 속에서 폭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FTSE100 지수는 시작부터 전날 종가보다 2.9% 떨어진 채 출발했고요.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증시 모두 약세로 시작했습니다.
유럽 쪽 상황이 좋지 않은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만, 그리스·포르투갈을 넘어서 이탈리아·스페인 재정위기 계속되고 있는데다가 미국 경제라는 커다란 걱정거리가 겹쳐지면서 동반 폭락하는 양상입니다.


Pedestrians are reflected on the glass of stock indicators in downtown Tokyo on Friday Aug. 5, 2011. /AP 


-그런데 유럽 위기 계속되는 와중에도 유로화는 계속 강세라던데. 왜 그런건지.

AFP통신이 세계경제가 요즘 참 이상하다면서 ‘통화의 모순’에 대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지금 각국이 재정적자 즉 부채 때문에 허덕이고 있는데 환율동향은 그와 반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가장 특징적인 현상은 유로화와 엔화 강세라는 겁니다. 그리스가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아놓고도 부채를 해결하지 못해 계속 디폴트 위기 상황에 와 있죠. 유로권 3위, 4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대해서도 구제금융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로화 뿐 아니라 엔화도 초강세입니다. 일본은 지금 재정적자 규모가 세계 1위인데도 엔화를 각국이 사들이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이해하기 힘들지만, 전문가들은 “미국경제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걸 방증하는 이유있는 현상”이라고들 말합니다. 엔화와 유로화가 강세인 것은 일본과 유럽 경제가 튼실해서가 아니라, 기축통화인 달러의 인기가 워낙 떨어져서라는 겁니다.
시장에서는 달러화 선호도가 지금 사상 최저수준이라고 합니다. 미국 성장률이 떨어지고 경제침체가 길어지면서 구매력이 사라졌죠. 아직 통계숫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2분기에 미국 경제가 더 떨어져서 경기후퇴국면으로 접어들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경기부양한다고 그동안 통화 유통량을 늘렸습니다. 달러 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린 대가로 경제가 살아났으면 좋았으련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고 경기 후퇴 우려가 더 심해진 탓에 투자자들이 엔화, 스위스프랑화, 그것도 안 되면 유로화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AFP는 분석했습니다. 

-유럽도 유럽이지만... 위기가 아시아로까지 넘어오는 양상이라던데.

아시아는 2008년 미국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교적 빨리 회복됐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계속 흔들리는 와중에도 중국과 인도라는 거대 신흥경제권의 부상 등에 힘입어 회복 속도가 빨랐는데, 미국과 유럽 경제권의 불안이 아시아로 다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오늘의 패닉 증시가 그 징조인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일본입니다. 일본이 지금 명목상으로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대국입니다만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태에 일격을 맞았습니다.
지진 후 넉달 가까이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다시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는데 미국·유럽발 위기의 여파가 밀려와 또다시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내수 시장이 아주 약해졌습니다. 거기다가 엔고 때문에 기업들 수출이 줄고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지금 간 나오토 민주당 정권은 이런저런 공약들을 내놓고 실행도 못한채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면서 리더십 위기까지 맞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일본에는 악재만 잔뜩 쌓여 있는 양상입니다. 

-엔고 때문에 몸살 앓는 일본... 어제는 시장개입까지 한 걸로 아는데. 

원치 않는 엔고가 계속되자 어제(4일)와 오늘 이틀에 걸쳐 일본 통화당국이 시장개입을 단행했습니다. 이틀간 당국이 시장에 푼 돈이 4조엔이라고 합니다. 지지통신은 사상 최대규모의 시장개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한때 엔화는 달러당 76엔대로 사상 최고치에 달했는데, 당국이 개입하면서 오늘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가 달러당 81엔대까지로 잠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시장불안이 커지면서 다시 78엔대로 올라갔습니다. 일본언론들에 따르면 당국도 “개입을 했는데 효과가 없으니 할 말이 없다”며 망연한 표정이었다고 하는데요. 국제금융시장이 더 큰 불안에 시달리면서 일본 정부의 개입이 의미없게 되어버린 꼴입니다.


일본 기업들은 달러당 85엔 이하로 떨어져야만 수출경쟁력이 있다며 아우성치고 있습니다. 일본은행은 지난 4월에 올 경제성장률을 0.6%로 예상했다가, 지난달 0.4%로 하향조정했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사실상의 제로성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지진 이후 복구사업에 따른 경제활성화 효과, 이른바 '부흥 수요'가 생기지 않을까 낙관적인 시각도 있었는데 미국·유럽 경제악화라는 외풍 앞에서 힘을 못 쓰는 상황이네요.

-그래도 중국은 내수시장이 크니 좀 낫지 않나요. 

한국,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외풍에 세다고는 하는데요. 중국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경제성장률 9.2%를 기록한 바 있고, 그동안 꾸준히 10% 안팎의 성장률을 보여왔습니다. 내수시장이 견실하기 때문에 올해에도 성장률이 9%대에 이를 것으로들 예상합니다.
하지만 자칫 경기가 경착륙하거나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물가 불안 때문에 최근 당국이 긴축통화 정책을 쓰면서 GDP 성장률이 둔화되는 양상이고요. 미국 경제 상황을 조심스레 지켜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큰 화근인 미국 경제... 과연 어떻게 될까.

현지시간 5일 미국 노동부가 고용통계를 발표할텐데, 거기에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경제 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지수이기도 하고요.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재정적자다 뭐다 해도 결국은 고용문제이니까요. 미 정부와 의회에서 부채 한도 증액협상이 타결되면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는 넘겼지만 그로 인해 뉴욕증시가 급락하고 세계 증시 패닉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미국이 재정지출을 줄이기로 한데 대해 세계가 엄청난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죠. 다시 말해, 미국이 그동안 재정지출로 경제를 지탱해왔다고 시장에선 보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재정지출 줄인다는 얘기에 증시가 와르르 무너지는 거죠.
2008년 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의 경제는 실제로 재정지출 등 응급처방으로 버텨온 측면이 강했는데 이게 이제 명백한 사실이 되어 다시 충격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제가 잠시나마 회복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은 착각일 뿐이었다, 재정지출 통해 반짝 끌어올렸던 것뿐이었다는 메시지인 셈입니다.  

 

-미국 경제가 극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미국이 재정적자를 줄이려면 글로벌 패권전략 자체를 바꿔야겠죠. 그리고 국민들 복지를 줄이고, 허리띠를 끝까지 졸라매야겠죠. 그게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이 있을까요? 여러 외신들이 각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실었는데, 미국이 그렇게 극적으로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국내정치 차원에서라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곤 계속 빚을 내는 것뿐입니다. 이번에 부채 한도를 올려버린 것처럼요. 미국이 순채권국에서 순채무국으로 전락한 게 1985년이죠. 그 때 플라자합의라는 걸 해서 자기네들 빚을 사실상 일본에 이전시키는 방법을 썼는데, 그 후로도 빚은 계속 늘었습니다.
소비를 자극하기 위해서 신용수요를 확대하는, 즉 국민들이 다 거품증시에 기대어 빚을 내게 만드는 식으로 경제를 운용해왔다가 2008년 그 거품이 꺼져버렸고... 더이상 대안도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는 데에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불안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미국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고.
 
푸틴 총리는 1일 모스크바 인근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 "미국이 엄청난 부채를 쌓아가면서 세계 금융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미 정부가 타결시킨 부채한도 증액안을 지칭하는 거죠.
푸틴은 "미국은 빚더미 속에서 살고 있다"면서 “처지에 맞지 않게 살면서 그 책임은 다른 나라들에 옮기는 기생충처럼 행동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미국이 기축통화인 달러 발행국이라는 이유로 빚더미에 앉아 부담을 세계경제에 전가시키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내심 통쾌해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푸틴은 “미국이 달러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려고 디폴트 위기를 활용한 걸수도 있다”면서 “다만 디폴트를 막을 정도의 상식과 책임감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채협상 타결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위기를 지연시킨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아 미 정부의 합의안은 훌륭한 결과물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에 독설 날린 푸틴 /AFP.경향신문 자료사진

  

-그동안 러시아, 중국 등은 달러가 아닌 다른 기축통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는데... 그래서 푸틴이 주장하는 건 뭔가요. 

달러가 아닌 다른 기축통화가 나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통화인 루블이 지역 단위에서는 기축통화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루블이 중국 위안화보다 안정적이고 신뢰도가 높고 교환도 자유롭다는 거죠.
푸틴은 2009년 금융위기 때에도 러시아는 자본 유출을 제한하지 않았고, 외화 보유고가 줄어드는 걸 감수하면서도 신뢰도를 유지했다고 자찬했습니다. 러시아는 옛 소련권 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내에서 루블화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도록 하고 중국, 인도, 아랍국들로 사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제시해왔습니다. 

-중동 산유국들 쪽에서도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걸프 산유국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협의회(GCC)는 쿠웨이트를 제외하고는 달러 연동 고정환율제, 즉 페그제를 택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계속 악화되고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이 나라들은 유가수입이 앉아서 줄어드는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 그래서 달러 페그제 폐지를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UAE 등의 현지 언론들 통해 요즘 그런 주장이 많이 나옵니다. 달러가 예전의 위상을 다시 차지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 보이니, 달러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죠.
아직 산유국 정부들은 공식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고 달러 외에 아직은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유로화 등 여러 주요통화에 연동시킨 바스켓 제도 같은 걸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부채한도를 늘리며 미국이 계속 약달러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각국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는 거죠.
미국과 맞서고 있는 이란은 석유를 팔 때에 달러 대신 유로나 위안화 등 다른 통화를 받고 있습니다. 

-오바마의 부채한도 증액 합의안에 대해서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도 혹평을 했다는데.
 
크루그먼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케인즈학파 경제학자죠. 크루그먼은 1일자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이번 타결안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비굴한 항복”이라며 백악관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번 합의로 정부지출이 대규모로 삭감된 점을 집중 거론하면서 “미국의 현재 경제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크루그먼은 오바마 정부가 2009년 집권한 뒤 펼친 경기부양책을 지지해왔습니다. 경기침체를 두고보지 말고 정부가 마중물을 부어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였는데요. 크루그먼은 이번 합의안이 아직도 침체상태인 경제에 더 큰 재앙이 될 거라고 지적했습니다. 경제부터 살려야 할 판에 공화당의 압박에 밀려서 정부지출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비판입니다.
크루그먼은 이러다가는 미국이 '바나나공화국'으로 갈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바나나공화국이라는 것은 바나나 같은 농림수산업 1차산품 수출에 의존하면서 외국 자본에 휘둘리던 70~80년대 중미 국가들을 지칭하는 용어인데요. 미국도 공화당의 위협에 줄줄이 밀려 정부 역할 줄이고 연방정부 재정지출 줄줄이 삭감하고 중미 개도국들처럼 전락할 수 있다는 거죠.

-백악관 반응은.
 
크루그먼은 이번 칼럼에서 오바마가 계속 공화당에 패배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감세 연장해주면서 공화당에 항복했고, 올 봄에는 정부폐쇄 위협에 항복했고, 이번에는 국채상한 증액을 둘러싼 억지에 또 항복했으니 공화당은 앞으로 더욱 대담한 요구를 할 것”이라는 겁니다.
백악관은 즉시 반박했습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크루그먼 칼럼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 “절대로 그런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현명하게 협상을 타결지었으며, 합의안은 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 알려진 민주당 지지자이자 오바마 쪽과 심정적으로 가까운 편인 크루그먼이 이렇게 날 세우고 나선것에 마음이 편치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찌 됐든 1일 하원 본회의 표결에서 여야가 합의한 국채상한 증액안은찬성 269표, 반대 161표로 통과됐습니다. 상원은 2일 본회의에서 표결처리할 방침이고요. 그러면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과 함께 발효되고, 국채상한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됩니다.

-보수성향 유권자 단체 '티파티'가 감세, 재정지출 축소를 주장해왔는데... 거기 맞서서 '부자증세 운동'이 힘을 얻고 있다고.
 
‘티파티’에 맞서 부자 증세를 주장하는 진보 성향의 단체 ‘아메리칸 드림 운동’이 피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 운동을 이끄는 사람은 밴 존스 전 백악관 녹색일자리 고문입니다.
존스는 미 공영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인 대다수에게는 부채협상보다는 일자리가 더 중요하며, 최고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물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회원은 12만7000명.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빌 클린턴 정부 때 수준으로 부자들 세금을 늘리는 것, 즉 조지 W 부시 정권이 실시한 감세조치를 당장 끝내야 한다는 겁니다.
동시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책임감 있게 끝내기,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늘릴 것 등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등 미국의 갑부들도 이미 부시가 부자감세 조치를 할 때부터 부의 세습을 고착화시키는 말도 안 되는 짓이라면서 세금 많이 내기 캠페인에 나선 바 있는데요. 미국 경제 침체가 서민들에게 고통으로 다가오는 와중에 재정지출 줄인다면서 복지혜택은 더욱 축소하는 상황이 되니까 이런 운동에 힘이 실리는 것 같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인터넷 검색 많이하면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조사결과.

노래방이 생기고 나서부터 노래 가사를 외우지 않게 되어버렸죠. 만약 옆에 축구를 너무너무 좋아하고 잘 아는 친구가 있다면, 축구와 관련된 세부 정보를 내가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죠. 궁금할 땐 그 친구에게 물어보면 되니까요.
이렇게 해서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우리의 기억력을 쓰지 않게 되는 건데요. 인터넷 검색으로 해결하면 돼, 인터넷에 다 나와있어 라고 생각하는 순간 사람들은 그 정보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좀 비약해서 말씀드리면, '구글을 오래 쓰면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이런 내용을 실험으로 입증한 연구보고서가 실렸습니다. 사람들이 관심 있는 정보를 찾기 위해서 인터넷을 열심히 검색하는데, 그럴수록 오히려 그 정보에 대한 기억력은 나빠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험했는지.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벳시 스패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하버드대 재학생 60명을 대상을 실험을 했습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알파벳 40글자로 된 문장을 제시한 뒤 절반에게는 컴퓨터에 그 문장이 저장될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그룹에는 문장이 지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결과 문장을 재검색해볼 수 있다고 예상한 참가자들은 자신이 읽은 문장을 굳이 암기하지 않더라는 겁니다. 반면 정보가 남지 않는다고 생각한 쪽에서는 내용을 기억하는 정도가 월등했습니다. 말하자면 사람들이 인터넷 검색 시대가 되면서 기억력을 '아웃소싱'하고 있는 거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기억력의 '아웃소싱'이라고 하면 단순히 기억력이 나빠진다는 게 아니라 기억의 패턴이나 방식이 바뀐다는 뜻?
 
그렇습니다. 이번 실험에서는 기억하는 정도의 차이 뿐 아니라, 방식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는데요. 컴퓨터에 저장될 거라고 믿었던 그룹의 참가자들은 제시된 문장 자체는 대부분 잊어버렸지만, 컴퓨터 상에 해당 문장이 저장돼있는 폴더의 이름은 훨씬 기억을 잘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정보의 내용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이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그 저장 위치를 기억하게 된다는 거죠. 또 한가지, 과거에는 어떤 정보가 필요하면 그걸 알고 있는 사람에게 묻거나 책을 찾아봤죠. 이번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확실히 인터넷 검색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질문에 대답할 수 없을 때에 어디에 물어보면 좋을까, 하는 문제에서 참가자들 대부분은 자동적으로 인터넷 검색엔진을 떠올렸습니다. 정보를 습득하는 통로가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달라진 거죠. 

-우리의 뇌가 인터넷 시대에 맞춰 진화를 하는 셈이군요. 하지만 부작용도 있지 않을까요.

연구팀은 “우리가 기억을 못하는 사람들이 되어간다는 게 아니라, 어디에 가면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그 경로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뇌가 새로운 환경에 맞춰서 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물어 답을 얻던 방식이 인터넷이라는 더욱 광범위한 네트워크 형태로 바뀐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물론 역사상 정보저장 방식은 구전에서 문자로, 책으로, 컴퓨터로, 늘 변해왔습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없을 수 없죠. 기억능력의 상당부분을 아웃소싱해서 인터넷에 맡겨두고 있는데, 그렇다면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 있는 동안에는 어떻게 될까요. 한 IT 전문가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검색과 웹서핑에 의존한다면 뇌가 망각에 익숙해지고 기억능력이 떨어지게 된다”면서 “결국 사고의 깊이가 얕아진다”고 경고했습니다. 

-검색에 의존하면 머리도 나빠진다는 뜻인가.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순간순간의 활동을 통해 단기적인 기억을 만듭니다. 그것이 반복되면 장기기억으로 이동시키고, 이것들을 끌어내고 조합해서 사고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런데 기억을 아웃소싱하게 되면 장기기억으로 들어가던 것들이 줄어들게 되죠. 더군다나 웹에서는 정보가 뒤죽박죽으로 쏟아집니다. 이것들을 스스로 다시 배열하고 깊이 사고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생각도 겉핥기에 그치게 된다는 겁니다.
발달심리학자들은 심지어 인터넷에 있는 글들을 책보다 더 많이 읽게 되면서 독해력도 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넷에서 글 읽을 때에는 효율성과 즉각성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긴 시간 동안 복잡한 구조의 산문을 읽는 깊이있는 독서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거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3개가 달렸습니다.
  1. 그렇구나.. 좋은 정보 알고 갑니다.
  2. 이런 좋은 내용을 2012.01.27 22:27 신고
    다른 쥐기자들은 엉뚱하게.. 애들한테 인터넷을 못 하게 막으라는 식으로.. 느낌으로 기사를 써대더라는~
    이런 망할... ㅡㅡ^

    같은 내용, 다른 글, 다른 느낌...
    아놔~
  3. 본문 중 뉴욕타임즈와 인터부한 한 IT 전문가는 니콜라스 카를 지칭한 말입니다. 그의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원제 Shallow)의 핵심 주장이죠. 기존의 뇌과학 이론에 따르면 뇌 세포는 한번 형성되면 나이에 따라 줄어들 뿐 늘어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머리를 쓰는 정도에 따라 인지 능력과 관련된 전전두엽 피질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머리를 쓰지않으면 이 글에서 경고한 것처럼 전전두엽 피질이 점점 축소되어 인지 능력과 사고력이 감소하겠죠.^^
secret
-미국이 어제 독립기념일을 맞았습니다. 곳곳에서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죠. 하지만 국민들은 미국의 국력이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싱크탱크인 아스펜연구소가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국력이 쇠퇴했다는 답변이 3분의2가 넘었습니다.
응답자의 4분의3은 미국이 맞닥뜨린 가장 큰 위험요인이 안보위협이 아닌 경제위기라고 대답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대테러전에 나서 안보위협을 그토록 강조하고 두 차례 전쟁을 치렀지만, 미국의 골칫덩이는 미국 내부에 있다는 게 국민들의 인식으로 드러난 셈입니다.
아마도 2008년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위기,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경제 침체가 그런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번 조사는 세계 유일 초강대국을 자처하는 미국이지만 국민들의 자신감은 어느 때보다도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잇단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의 그런 인식이 비슷하게 표출돼 나왔던 듯. 대테러전보다 국내문제에 집중하라는 요구 아닐까요.
 
지난달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조사
에서도 이번 타임 조사와 마찬가지로 국가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고 있는 듯한 징후가 나타났었습니다.
그 조사에서 미국인 38%는 미국이 세상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우위에 있는 나라라고 답했고, 53%는 미국이 “세계의 강대국 중 하나”라고 답했습니다. 미국의 우위를 인식하고 있는 이들이 90%가 넘는다는 얘기죠.
하지만 수치를 좀더 세분화해서 들여다보면, 미국이 가장 우위에 있는 나라라는 응답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미국이 강대국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거죠.

-특히 젊은층의 국가에 대한 확신이 떨어지고 있다는데.

퓨리서치 조사에서 응답자들을 연령별로 구분해보면, 65세 이상 노년층의 경우는 50%가 미국이 다른 모든 나라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분들은 말 그대로 '유일 초강대국'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고요.
반면 그 수치는 연령이 젊어질수록 점점 낮아져서, 18~29세 젊은층의 경우는 27%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65세 이상 응답자들 중 미국보다 다른 나라들이 더 낫다는 사람은 불과 3%였습니다. 그런데 18~29세 젊은층 중에는 다른 나라들이 더 낫다는 응답이 12%나 됐습니다. 미국 정부가 “해외보다는 국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응답도 50%가 넘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9·11 이후 미국인들을 규정해온 마인드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9·11 테러가 가져온 공격적이고 국수적인 애국주의의 마취효과에서 미국인들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고, 경제 침체 등 산적한 난제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미국 사회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조사도.

봉급생활자들의 연봉을 분석하는 에퀼라라는 기관에서 지난해 미국인들의 봉급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200대 기업 경영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1080만 달러(약 15억원)가 올라, 전년대비 23%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영자들 월급이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지난해부터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 거죠. 뉴욕타임스는 “경영자들이 받는 보수는 거의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반 서민들은 어떤지.

반면 미국 일반 노동자들의 임금은 거의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동자들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0.5% 늘어나는 데 그쳤고,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하면 실질임금은 사실상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노동자들은 계속 허리띠 졸라매고 사는데, 경영진만 경제위기에서 해방된 셈인데요.
비단 미국 얘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미국 언론들은 기업 경영자들이 금융위기의 교훈을 망각하고 또다시 고액연봉 잔치를 벌이려는 것 아니냐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미국 실업률은 여전히 9%대이고, 공식 통계상의 실직자 수가 1400만명에 이릅니다. 서민들에게는 경제위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겁니다.

 

-미국인 10명 중 4명은 자기네 나라가 언제 독립했는지도 모른다는데.
 
이번엔 좀 가벼운 여론조사 얘기. 뉴욕 매리스트 컬리지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매리스트 여론조사라는 게 있는데요. 미국 성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독립기념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것은 1776년입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인들 중 58%는 몇년에 독립했는지 모르고 있더랍니다. 열 명 중 여섯 명은 언제 독립했는지 모른다는 얘기죠. 특히 45~59세 중장년층의 75%가 답을 알고 있었던 반면, 30세 이하의 젊은층 중에 정답을 맞춘 사람은 31%에 그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어느 나라의 지배에서 독립했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르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24%는 “모른다” 혹은 영국 아닌 다른 나라 이름을 댔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오사마 빈라덴이 사망했다고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11 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다고 미국시간 1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오바마는 이날 백악관에서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성명을 발표, "빈 라덴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서 미군의 작전으로 사살됐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는 미군이 빈 라덴의 시신을 확보했고, 작전 과정에서 미군이나 민간인의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빈 라덴의 사망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대한 성과 중 하나"라고 강조하고 "이제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사살하게 됐는지.

제거작전에 약 9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미 정부당국이 지난해 8월 빈라덴이 파키스탄 내 은신처에 있다는 단서를 확보했고요. 백악관이 보고를 받은 뒤 작전에 들어갈만큼 믿을만한 정보라 판단했겠죠.

이 정보를 놓고 몇달동안 확인을 했고, 3월 이후 다섯차례에 걸쳐 백악관에서 안보회의를 했다고 합니다. 마침내 오바마가 작전개시를 승인한 것은 지난달 29일. 작전이 시작된 것은 파키스탄 시간 30일 새벽입니다.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아보타바드라는 곳에 빈라덴이 숨어 있었는데, 먼저 헬기를 이용해 은신처를 공격했습니다. 그리고 미군 특수부대 요원들이 투입돼 지상에서 약 40분간 공격작전을 펼쳤습니다. 작전에 투입된 미군 헬기 4대 중 1대가 지상으로부터 총격을 받아 추락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미군은 자기네 사망자는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작전 과정에서 빈라덴 아들을 비롯해 남성 3명, 여성 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빈라덴의 주검은 어떻게 됐나요.

뉴욕타임스와 AP통신은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서, 미군이 이미 빈라덴의 주검을 수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그 곳이 어디인지, 정확히 어떤 정황이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아마도 빈라덴의 시신을 탈취하기 위한 극단주의 세력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였겠죠.
이슬람권은 장례를 사망 직후 곧바로 지냅니다. 기후가 더운 지역이 대부분이어서 생긴 풍습인데, 대개 숨진지 하루 안에 매장을 해버립니다. 그런데 빈라덴의 시신을 매장할 경우 그곳이 테러범들의 성지가 되거나 더 큰 분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많겠죠. 미국으로 옮겨오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아마 시신을 수장했다면, 이런 분란들을 차단하기 위해서일 것 같습니다.

-미국인들은 크게 환영했겠군요.
 
오바마 공식 발표가 있을 거라는 사실이 미국 언론들을 통해 미리 예고가 됐죠. 그러자 백악관 정문 앞에 수백명이 모여서 미국 국기를 흔들고 국가를 부르면서 밤늦게까지 "유에스에이"를 외쳤습니다.
9·11 테러가 일어난 미국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 현장에서도 시민들이 모여 다시한번 촛불을 켜고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일부는 빈라덴 죽음을 기뻐하며 경적을 울렸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빈라덴 사살을 계기로 전세계 미국 공관이 이슬람 극단세력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긴급 경계령을 내렸습니다.


 
Americans celebrate outside the White House after hearing the news of bin Laden‘s death [Reuters]



 
-그럼 아프간전은 이제 끝나는 건가요.

오바마는 빈라덴 사살이 확인되자마자 조지 W 부시 전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알렸다고 합니다.
오바마 입장에선 아마 취임 이후 이보다 기쁜 소식은 없을 겁니다. 오바마는 집권 이래 내내 부시가 벌려놓은 두 전쟁 뒤치닥거리 하느라고 바빴죠. 이라크전은 지난해 미군 전투부대를 빼내면서 일단 종료선언을 했는데, 아프간전은 이미 베트남전 기간을 넘어 미국의 최장기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이었죠. 지금 벌써 9년 반이 됐습니다. 아프간전은 미국에는 그야말로 수렁이었죠.
오바마는 취임 직후부터 아프간전의 목표는 “빈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을 뿌리 뽑는 것”이라고 강조했었습니다. 아프간 전체를 다시 세우는 게 목표가 아니라 빈라덴만 잡으면 그걸로 끝내겠다면서 목표치를 제한시킨 거였는데요. 그러면서 계속 출구전략을 가동해왔는데, 이제 빈라덴을 사살했으니 출구를 찾은 셈이 됐습니다. 미국민들이 환영을 하는 이유도, 빈라덴의 사살 자체보다는 이제 전쟁을 끝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아프간이 아니라 파키스탄에서 사살됐단 말이죠.
 
그 부분은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파키스탄에 들어가서 작전을 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으니까요. 아프간은 미군이 주둔하는 전쟁터이지만 파키스탄은 아닙니다.

Map

파키스탄 현 정부는 이슬람세력의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죠. 지난번 페르베즈 무샤라프 정부도 그렇고, 현재의 아시프 알 자르다리 정부도 그렇고, 파키스탄 정권들은 미국의 원조와 이슬람세력의 반미 압박 사이에서 계속 줄타기를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미군이 파키스탄 영토에 들어온 사실이 지난해 한 차례 드러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아프간과 밀접한 국경지대에 미군 정보부대원들이 들어왔던 거였습니다. 이번엔 공공연히 들어와서 작전을 한 것이니, 반미 이슬람주의자들이 들고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파키스탄 측은 미국의 강력한 압박 때문에 아마도 빈라덴 은신처에 대한 정보를 줬을 것이고 또 사살작전에도 협력을 했을 겁니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은 당분간 시끄러울 것 같습니다.

-빈라덴을 없앴으니... 국제테러리즘이 사라질까요. 알카에다 등 움직임은 없는지.

알카에다와 파키스탄 탈레반은 오사마 빈라덴 사망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보복공격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일단 알카에다는 큰 타격을 받겠죠.
하지만 알카에다에서 빈라덴의 위상은 이미 진작부터 상징적인 존재 정도로 내려앉았고, 2세대들이 조직을 꿰차고 있다는, 즉 ‘후계구도’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그동안에도 많이 나왔습니다. 특히나 알카에다는 전세계의 유사한 테러조직들에 자금과 기술을 제공해주는 독특한 프랜차이즈 방식의 테러 모기업 같은 조직이었습니다. 자생적인 테러조직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또한 빈라덴이 사라졌다 해도 이슬람권을 테러의 온상으로 만든 구조적인 문제들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알자지라는 “빈 라덴의 죽음이 테러리즘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The Full Text of US President Barack Obama‘s statement on Osama bin Laden’s death

 
    "Good evening. Tonight, I can report to the American people and to the 
world that the United States has conducted an operation that killed Osama bin 
Laden, the leader of Al-Qaeda, and a terrorist who‘s responsible for the murder 
of thousands of innocent men, women, and children.


   "It was nearly 10 years ago that a bright September day was darkened by the 
worst attack on the American people in our history. The images of 9/11 are 
seared into our national memory -- hijacked planes cutting through a cloudless 
September sky; the Twin Towers collapsing to the ground; black smoke billowing 
up from the Pentagon; the wreckage of Flight 93 in Shanksville, Pennsylvania, 
where the actions of heroic citizens saved even more heartbreak and 
destruction.


   "And yet we know that the worst images are those that were unseen to the 
world. The empty seat at the dinner table. Children who were forced to grow up 
without their mother or their father. Parents who would never know the feeling 
of their child’s embrace. Nearly 3,000 citizens taken from us, leaving a gaping 
hole in our hearts.



   "On September 11, 2001, in our time of grief, the American people came 
together. We offered our neighbors a hand, and we offered the wounded our 
blood. We reaffirmed our ties to each other, and our love of community and 
country. On that day, no matter where we came from, what God we prayed to, or 
what race or ethnicity we were, we were united as one American family.



   "We were also united in our resolve to protect our nation and to bring 
those who committed this vicious attack to justice. We quickly learned that the 
9/11 attacks were carried out by Al-Qaeda -- an organization headed by Osama 
bin Laden, which had openly declared war on the United States and was committed 
to killing innocents in our country and around the globe. And so we went to war 
against Al-Qaeda to protect our citizens, our friends, and our allies.


   "Over the last 10 years, thanks to the tireless and heroic work of our 
military and our counterterrorism professionals, we‘ve made great strides in 
that effort. We’ve disrupted terrorist attacks and strengthened our homeland 
defense. In Afghanistan, we removed the Taliban government, which had given bin 
Laden and Al-Qaeda safe haven and support. And around the globe, we worked with 
our friends and allies to capture or kill scores of Al-Qaeda terrorists, 
including several who were a part of the 9/11 plot.


   "Yet Osama bin Laden avoided capture and escaped across the Afghan border 
into Pakistan. Meanwhile, Al-Qaeda continued to operate from along that border 
and operate through its affiliates across the world.


   "And so shortly after taking office, I directed Leon Panetta, the director 
of the CIA, to make the killing or capture of bin Laden the top priority of our 
war against Al-Qaeda, even as we continued our broader efforts to disrupt, 
dismantle, and defeat his network.



   "Then, last August, after years of painstaking work by our intelligence 
community, I was briefed on a possible lead to bin Laden. It was far from 
certain, and it took many months to run this thread to ground. I met repeatedly 
with my national security team as we developed more information about the 
possibility that we had located bin Laden hiding within a compound deep inside 
of Pakistan. And finally, last week, I determined that we had enough 
intelligence to take action, and authorized an operation to get Osama bin Laden 
and bring him to justice.

   "Today, at my direction, the United States launched a targeted operation 
against that compound in Abbottabad, Pakistan. A small team of Americans 
carried out the operation with extraordinary courage and capability. No 
Americans were harmed. They took care to avoid civilian casualties. After a 
firefight, they killed Osama bin Laden and took custody of his body.



   "For over two decades, bin Laden has been Al-Qaeda‘s leader and symbol, and 
has continued to plot attacks against our country and our friends and allies. 
The death of bin Laden marks the most significant achievement to date in our 
nation’s effort to defeat Al-Qaeda.


   "Yet his death does not mark the end of our effort. There‘s no doubt that 
Al-Qaeda will continue to pursue attacks against us. We must -- and we will -- 
remain vigilant at home and abroad.


   "As we do, we must also reaffirm that the United States is not -- and never 
will be -- at war with Islam. I’ve made clear, just as President Bush did 
shortly after 9/11, that our war is not against Islam. Bin Laden was not a 
Muslim leader; he was a mass murderer of Muslims. Indeed, Al-Qaeda has 
slaughtered scores of Muslims in many countries, including our own. So his 
demise should be welcomed by all who believe in peace and human dignity.


   "Over the years, I‘ve repeatedly made clear that we would take action 
within Pakistan if we knew where bin Laden was. That is what we’ve done. But 
it‘s important to note that our counterterrorism cooperation with Pakistan 
helped lead us to bin Laden and the compound where he was hiding. Indeed, bin 
Laden had declared war against Pakistan as well, and ordered attacks against 
the Pakistani people.


   "Tonight, I called President Zardari, and my team has also spoken with 
their Pakistani counterparts. They agree that this is a good and historic day 
for both of our nations. And going forward, it is essential that Pakistan 
continue to join us in the fight against al Qaeda and its affiliates.


   "The American people did not choose this fight. It came to our shores, and 
started with the senseless slaughter of our citizens. After nearly 10 years of 
service, struggle, and sacrifice, we know well the costs of war. These efforts 
weigh on me every time I, as Commander-in-Chief, have to sign a letter to a 
family that has lost a loved one, or look into the eyes of a service member 
who’s been gravely wounded.

   "So Americans understand the costs of war. Yet as a country, we will never 
tolerate our security being threatened, nor stand idly by when our people have 
been killed. We will be relentless in defense of our citizens and our friends 
and allies. We will be true to the values that make us who we are. And on 
nights like this one, we can say to those families who have lost loved ones to 
Al-Qaeda‘s terror: Justice has been done.


   "Tonight, we give thanks to the countless intelligence and counterterrorism 
professionals who’ve worked tirelessly to achieve this outcome. The American 
people do not see their work, nor know their names. But tonight, they feel the 
satisfaction of their work and the result of their pursuit of justice.


   "We give thanks for the men who carried out this operation, for they 
exemplify the professionalism, patriotism, and unparalleled courage of those 
who serve our country. And they are part of a generation that has borne the 
heaviest share of the burden since that September day.


   "Finally, let me say to the families who lost loved ones on 9/11 that we 
have never forgotten your loss, nor wavered in our commitment to see that we do 
whatever it takes to prevent another attack on our shores.



   "And tonight, let us think back to the sense of unity that prevailed on 
9/11. I know that it has, at times, frayed. Yet today‘s achievement is a 
testament to the greatness of our country and the determination of the American 
people.


   "The cause of securing our country is not complete. But tonight, we are 
once again reminded that America can do whatever we set our mind to. That is 
the story of our history, whether it’s the pursuit of prosperity for our 
people, or the struggle for equality for all our citizens; our commitment to 
stand up for our values abroad, and our sacrifices to make the world a safer 
place.



   "Let us remember that we can do these things not just because of wealth or 
power, but because of who we are: one nation, under God, indivisible, with 
liberty and justice for all.



   "Thank you. May God bless you. And may God bles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오바마, ‘빈 라덴 사살’ 발표 요지>   "정의는 이뤄졌다"..美본토 공격 재발방지 다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미 동부시간) 밤 9.11 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을 파키스탄에서 사살했다고 TV 생중계를 통해 공식 발표한 발표문 요지입니다. (이 발표문 요지는 연합뉴스에서 번역, 제공한 것입니다. ) 



 
오늘 나는 수 천명의 무고한 남녀와 어린이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분자, 알-카에다의 리더 빈 라덴을 제거하는 작전을 수행한 사실을 미국인과 전 세계에 보고할 수 있게 됐다.

약 10년전 9월의 화창한 날은 미 역사상 최악의 공격에 의해 어둠에 빠졌다. 9.11의 장면은 우리 전 국민의 기억 속에 각인돼 있다. 쌍둥이 빌딩의 붕괴, 연기가 솟아나는 펜타곤, 펜실베이니아 생스빌에 떨어진 비행기의 잔해...그 중에서도 최악의 장면은 세상에서 사라진 사람들이다. 식탁의 빈자리, 부모없이 성장해야 하는 아이들이다. 미국인 약 3천명이 희생돼, 우리의 가슴 속에 커다란 구멍을 남겼다. 그 사건 이후 미국은 미국인과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알-카에다와 전쟁에 돌입했으며 지칠줄 모르는 우리 군과 대테러 전문가들의 영웅적인 노력에 힘입어 테러시도들을 막아냈고 국토방위가 강화됐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축출하고 알-카에다 요원 수 십명을 체포하거나 사살했다.

그러나 빈 라덴은 추적을 피해 국경 산악지대를 지나 파키스탄으로 피신했다. 알-카에다는 국경지대에서 활동을 지속하는 한편 전 세계 지부를 통한 활동도 계속했다.


나는 취임 직후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빈 라덴 생포 또는 사살을 알-카에다와 전쟁에서 최우선 순위로 하도록 지시했다.

지난해 8월 몇년간 피땀흘린 추적 끝에 정보당국이 빈 라덴의 은신처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를 파악해 보고했다. 이후 몇달간 착착 정보를 추적해나갔다. 정보당국은 빈 라덴이 파키스탄 깊숙한 곳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을 파악했다. 마침내 지난주에 행동에 돌입할 만큼 충분한 정보를 확보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빈 라덴을 잡아 정의의 심판을 받게 하는 작전을 승인했다.

오늘 미국은 내 지시에 따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는 빈 라덴 근거지를 목표로 한 작전을 수행했다. 소규모 팀이 뛰어난 용기와 능력으로 작전을 수행했다. 미국인 부상자는 없다. 민간인 희생을 피하기 위해 신경을 썼다. 교전 후 작전팀이 빈 라덴을 사살했고 시신을 확보했다.

빈 라덴은 지난 20년 이상 알-카에다의 리더이자 상징 역할을 했다. 빈 라덴 사살은 알-카에다와 싸움에서 최대의 성과다.

부시 대통령도 9.11 직후 말했듯이 미국은 이슬람과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며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빈 라덴은 무슬림 리더가 아니라 무슬림의 대량 살상자다. 빈 라덴 제거는 평화주의자와 인권주의자라면 환영할 일이다. 빈 라덴을 추적하는 데는 파키스탄의 협조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늘 밤에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고 안보팀도 파키스탄 당국자와 대화를 했다. 오늘은 양국 모두에 기쁘고 역사적인 날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알-카에다와의 싸움에서 파키스탄과 공조는 필수적이다.


이 싸움은 미국이 시작한 게 아니라 (테러 세력이) 미국에 와서 미국인을 무참히 살해한 데서 시작됐다. 우리는 전쟁에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알지만 국가로서 미국은 안보위협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자국민 희생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오늘 날의 미국을 만든 가치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오늘 같은 날, 우리는 알-카에다에게 사랑하는 이를 잃은 가족에게 ‘정의가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9.11 때 사랑하는 이를 잃은 가족들에게 우리는 희생을 잊은 적이 없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을 막겠다는 약속을 져버리지 않겠다고 말씀드린다.

오늘 밤 우리는 9.11 당시의 단합된 정신을 상기하자. 이번 빈 라덴 제거 작전 성공은 미국의 위대함과 미국인의 굳은 결의를 보여주는 증거다. 오늘 우리는 미국인은 무엇이든 결심한 바를 해내고야 만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우리가 이런 일들을성취할 수 있는 것은 부와 힘 때문이 아니라, 하늘 아래 분열하지 않는 하나의 나라, 모두가 자유와 정의를 누리는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일본 방사성 오염수 바다유입으로 어패류 위험이 매우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고.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저농도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내보내고 있는데, 당국의 해명과 달리 어패류 오염 위험이 훨씬 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지금 방출하는 것은 저농도 오염수라 하지만 이미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집어넣은 물을 비롯해 고농도 오염수도 상당량이 바다에 흘러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반감기가 18년에 이르고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방사성 물질인 스트론튬이 어패류에 들어가 사람 몸에 축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바다는 넓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금방 희석될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지나치게 안일한 태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누가 그런 주장을 제기한 건지.
가사이 아쓰시 전 일본원자력연구소 연구실장 등 일본 핵전문가들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가사이는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은 비교적 단기간에 배출이 되지만 스트론튬90이라는 방사성물질은 체내에 들어오면 뼈에 남아있기 쉽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사람 말에 따르면 세슘이 검출되면 스트론튬도 반드시 따라나온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감시와 정보공개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니혼대학의 핵전문가 노구치 구니카즈는 “스트론튬90은 뼈에 농축돼 장기간 베타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암을 일으킬 수 있어 세슘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트론튬90은 그동안 별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금 도쿄전력과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스트론튬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철저하고 투명하게 조사하고 발표해야한다는 거죠.
세슘도 일본 당국 발표보다 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프랑스 원자력안전연구소에 따르면 세슘은 연체동물이나 해조류에 농축되는 비율이 50배라고 합니다. 이런 바다생물들을 사람이 먹게 되면 물속에 녹아있을 때보다 50배로 농축된 방사성물질이 인체에 들어간다는 얘기죠.
연체동물에선 그렇고요. 어류에서는 농축률이 400배에 이른다네요. 방사성물질이 바닷물에 녹지 않고 미립자 형태로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장기간 오염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면서 미국과는 사전 협의를 했다던데.
후쿠시마 1원전의 오염된 물을 그저께부터 방출하고 있는데, 가장 가까운 한국 정부에는 아무 정보도 주지 않았으면서 미국과는 조율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본 TBS방송이 오늘 보도한 내용인데요. 미·일 양국 정부가 이 문제를 협의했고, 미국 측이 “별도의 처리방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원자로 내부에 두는 것보다 바다에 내보내는 방법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냈다는 겁니다. 가까이 있는 우리는 바다 오염과 수산물 위험 때문에 마음이 다급하지만 미국은 멀리 떨어져 있으니 기술적으로 그런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었겠죠. 

日, 오염수 배출 美와 사전협의…한국은 무시

 

-그러면서 한국에는 정보를 주지 않았다는 건 큰 문제 아닌가.
저 보도내용으로 보면 미국하고는 협의를 했다는 뜻인데, 한국 정부에는 방사성물질 방출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아왔습니다.
지난달 19일 교토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할 때에는 우리 정부에 “방사성물질 누출 현황정보를 제 때에 한국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실제론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한국 정부는 뒤늦게 오염수 바다 방출에 대해 확인을 해보고 있다, 어쩐다 했는데, 정말 이런 상황이라면 안전문제에서 이웃나라를 무시하는 일본도 문제이고, 한국 정부의 외교력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겠죠.

-일본 내에서도 바다로 방출한 것 때문에 정부 부처간 마찰음이 빚어지고 있다고.
정부 부처끼리도 제대로 정보공유가 안 됐던 모양입니다. 참, 이번 지진 이후 일본 정부의 태도는 빈틈 투성이어서 어이가 없을 정도인데요.
요미우리 신문은 “사전에 조율을 할 시간이 분명히 있었는데도 경제산업성은 농림수산성에 알려주지 않았고, 그래서농림수산성은 보고도 못받았다”고 보도를 했습니다. 수산업을 관리하는 농림수산성은 몹시 불쾌해하고 있고, 식품안전을 관리하는 후생노동성도 오염수 방출 발표 직전에야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일본 정부가 수산업계 입김에 밀려 식품안전 통제를 소홀히 한다는 얘기도.
일본 정부가 지난달 17일 식품위생법상 방사성 물질의 잠정 기준치를 설정했으나 정작 수산물은 제외했습니다. 이유는 국제기준이 없다는 것, 그리고 사람이 수산물을 먹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어패류 안에서 이미 방사성물질이 반감돼 인체 영향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원전 앞 바닷물 오염 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이바라키현 앞바다에서 잡은 까나리에서는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습니다. 연체동물·해조류라면 몰라도 생선에는 축적이 안 된다는 식으로 일본 정부가 말해왔는데 사실이 아니었던 거죠.
그랬더니 지난 5일 일본 정부는 어패류 요오드 기준치를 야채류와 똑같이 1㎏당 2천베크렐로 결정했습니다. 어패류와 야채류 오염기준이 같아야 하는지 달라야 하는지, 이유는 설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원산지 표시규정도 어획한 곳이 아니라 어선의 선적이 있는 곳으로 해놓고 있는데, 수산업계 이익을 위해 소비자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일본이 원전 방사성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기 시작했다고.
도쿄전력이 어제 저녁 7시부터 오늘 정오까지 저농도 오염수 3400톤을 바다에 방출했습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폐기물 집중처리시설에 고여있는 1만t과 5,6호기 지하수 저장시설에 보관된 1500t 등 총 1만1500t의 오염수를 오는 8일까지 닷새에 걸쳐 바다로 흘려보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福島原発で汚染水の放出続く、東電株は59年ぶり安値更新

저농도 (1㎤당 6.3㏃베크렐)라고는 하지만 물에 섞인 방사성 요오드 농도는 일본 법정 배출기준의 100배 정도라고 하네요. 일본 당국은 어쩔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입니다. 고농도 오염수를 저장할 공간을 만들려면 상대적으로 오염 정도가 덜한 물을 내다 버리는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죠.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오늘 오전 기자회견에서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저농도 오염수의 바다 방출을 승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남아 있는 고농도 오염수의 양은 얼마나 되나요?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 오늘 발표에 따르면 1~3호기 터빈이 있는 건물과 작업터널 등에 고여 있는 고농도 오염수가 약 6만톤이라고 합니다.

高レベル汚染水、施設内に6万トン


도쿄전력은 그 중에서 3만톤은 원전 내 폐기물 집중처리시설 등으로 옮기고, 나머지는 인공섬 등에 보관할 방침입니다. 메가플로트라고 부르는, 대형 부유식 구조물이죠. 바다에 인공섬처럼 커다란 탱크를 띄우는 겁니다. 이 시설을 시즈오카 시에서 빌려다가 오염된 물을 집어넣어 옮긴다고 합니다.
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리는 발전소에는 증기를 다시 물로 환원하는 복수기라는 시설이 있습니다. 방사성물질이 가장 많이 들어가 있는 2호기 터빈실 괸물 중 3000톤은 이미 복수기로 옮겼다고 합니다. 앞으로 상당기간에 걸쳐 이렇게 원자로에서 물을 뽑아내는 작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는 하지만 해양 오염 불 보듯한데요. 국제법상 그런 행위는 문제 없나요.
유엔 해양법에 따르면 “각국은 산업 등에서 나온 폐기물을 버려 바다를 더럽히는 걸 막막고 줄이고 통제하기 위해 국내법을 만들어야 하고, 그 법에는 사전 허가제가 포함돼 있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완전히 금지시킨 것은 아니고요.
유엔 해양법 말고 런던의정서라는 게 있는데요. 한국도 가입국이고요. 이 협약은 폐기물을 바다에 투기하는 걸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일부를 허용합니다. 다만 허용된 폐기물이더라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사전에 검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반 폐기물 말고 방사성 폐기물에 대해서는 ‘방사성폐기물안전에 관한 협약’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협약은 방사성폐기물이 최소한도로 나오게 할 것, 폐기시 생물학적·화학적 위험을 고려할 것 등의 조항을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협약이나 국제법이 있습니다만, 문제는 버리는 한도를 어떤 것도 명시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일 간에는 지난해 12월 ‘한국과 일본간 원자력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력 협정’이 체결됐는데, 여기에도 방사성물질을 바다에 내보내는 데 대한 규정은 없다고 합니다. 우리 바다가 오염되어도 일본에 책임을 묻기는 힘들다는 얘기죠.


 
 
-수산물 오염 걱정 현실화되는 거 아닌가요.
도쿄 최대 수산물시장인 쓰키지 시장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쓰키지 시장을 찾는 고객은 지난달 22일 이후 3분의1로 줄었습니다.
방사성 물질이 음식물을 통해 인체에 흡수될 경우 호르몬생성과 신진대사 조절을 담당하는 갑상선에 축적돼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것은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더 심각해질 문제죠.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인데 먹이사슬을 거치면서 높은 단계로 올라갈수록 더욱더 축적됩니다.
바다에서 오염이 확산되는 정도라든가, 어류·해초류 등 수산물에 축적되는 정도는 정확히 알아내기가 힘들답니다. 그것이 사람들을 더 두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방사성요오드의 경우 해조류에는 쌓일 수 있지만 움직여다니는 어류에는 축적될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본 당국은 “원전 주변의 수산물을 매일 먹어도 연간 방사선량 기준치에 못 미친다”고 밝히고 있지만,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더 많네요.

-대기 오염도 상층부로 퍼지고 있다던데.
일본 문부과학성이 후쿠시마 1원전에서 3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도치기현 이바라키현 등 9곳에서 헬기를 띄워 대기 중 방사성물질 농도를 조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3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방사선량이 측정됐습니다. 방사성물질이 높이 올라갈 수록 멀리까지 퍼져나가겠죠. 도쿄신문은 문부과학성 발표를 인용하면서 “방사성물질이 대기 상층부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원자로를 천으로 덮는다는 얘기도 있던데.
일본 정부가 1~4호기를 특수제작된 천으로 덮는 공사를 검토하라고 도쿄전력에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원자로 1기의 높이가 45m니까 15층 건물 높이랍니다. 원자로들 주위에 골조를 세워서 특수천을 덮고 내부에 관측기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라는군요.
예정대로 된다 해도 공사 기간만 1~2개월 걸리고, 비용은 800억엔(약 1조400억원)이 들어갈 것이라 하네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준비한다고 해도 몇달이 지나야 작업이 끝나는데, 그 사이 이미 방사성물질이 나갈만큼 나가기 때문에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것이죠.
체르노빌의 경우 콘크리트로 덮었는데, 원자로가 식는 걸 기다리느라 사고 난 뒤 몇달이 지나고 나서야 작업을 했습니다. 그러고도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2만톤 분량의 철제 덮개로 사고 원자로 전체를 다시 덮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체르노빌 재공사는 2013년에야 끝난다고 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미국 개신교 목사가 이슬람 경전인 코란(꾸란)을 소각해서 결국 사단이 났습니다.
지난 주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 목사의 꾸란 불태우기에 대한 항의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나, 유엔 사무실 직원과 시위대 등 20여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성난 무슬림 수천명이 아프간 몇 개 도시에서 쏟아져나와 항의시위를 벌였습니다. 1일엔 북부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유엔 사무소를 습격, 유엔 직원 7명 등 11명이 숨진 데 이어 2~3일엔 남부 칸다하르 도심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10명이 사망하고 97명이 다쳤습니다. 동부 잘랄라바드에서는 학생 수백명이 카불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막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상징하는 인형 화형식을 열기도 했습니다. 




-문제의 소각은 언제 어떻게 일어났는지?
지난해 9월 9·11 테러 10주년에 즈음해서 미국 플로리다주의 복음주의 교회 목사 테리 존스가 꾸란을 불태우겠다고 발표해 세계적으로 비난이 빗발쳤죠. 그 목사가 이번에 결국 일을 냈습니다.
꾸란을 불태운 건 지난달 20일입니다. 자기가 운영하는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라는 교회에서 30여명 정도가 참석한 가운데 꾸란을 피고석에 놓고 모의 재판을 했다. 그러면서 “꾸란 같은 위험한 책을 놓고 무슬림들한테도 변호할 기회를 줬는데 아무 대답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불태웠다. 교회 측은 이 장면을 인터넷으로 중계하면서, 무슬림들에게 알리기 위해 아랍어 자막까지 넣었다.


 
 
-그런데 왜 아프간에서는 이제야 난리가 났는지?
작년에는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면서 예고를 했는데, 이번에는 목사 측이 사전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아마 반발이 일어나서 못 하게 될까봐 그랬겠죠.
그래서 사건 직후에는 아프간에 알려지지 않았는데, 지난주 이슬람 금요예배 때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목사의 이런 행위를 비판하면서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분노한 무슬림들이 거리로 나오면서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무슬림 주민들이 화가 나서 서방을 대표하는 유엔 사무소를 공격하게 된 거죠.


 

-결국 사람들이 숨지는 일까지 일어난 건데. 이에 대한 존스 목사의 입장은.
주말 참사 뒤 존스 목사가 로이터통신하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존스 목사는 이번 일도 모두 다 무슬림 탓이라면서, “사람들이 죽은 건 안 된 일이지만 다 무슬림 국가 책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걸로 봐도 이슬람이 극단적이라는 걸 알 수 있다”며 오는 22일에는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미국 최대 이슬람사원 앞에서 이슬람 반대시위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프간 대통령이 종교 갈등에 기름을 부은 측면도 있지 않은가요. 국제사회 반응은 어떤지.
일부 서방 외교관들은 카르자이가 종교 간 긴장을 부추겼다고 비난합니다. 하지만 스타판 드 미수트 유엔 아프간 특사는 카르자이가 코란 소각을 비판한 것은 정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비판받아야 할 인물은 뉴스를 알린 사람이 아니라 코란을 태운 사람”이라는 거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양비론을 펼쳤습니다. 오바마는 “코란을 포함해 어떤 경전이라도 모독하는 것은 극단적이고 심각한 편견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며 “하지만 무고한 사람들을 공격하고 죽이는 것도 인간 존엄의 차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아프간 탈레반은 다른 의미에서의 '양비론'을 펼쳤습니다. 탈레반은 3일 e메일 성명에서 미국과 서방 각국이 코란 소각 행위를 표현의 자유라며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비무장 시위대를 폭력 진압한 아프간 정부도 비난했습니다.



-존스 목사는 미국 법으로 처벌할 수는 없는 건가요.
분란의 당사자인 존스는 계속 이슬람을 자극하고 있는데, 말릴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고 하네요. 이슬람 국가들이 지적하는대로 서방에서는 존스와 같은 행동을 표현자유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교적으로 미국에는 굉장히 골치아픈 일이죠. 지금 11년째에 접어든 아프간 전쟁을 끝내지 못해 난감한데다가, 리비아 전선까지 그어지면서 다시 또 서방 대 이슬람권의 전쟁처럼 가고 있습니다.
이슬람을 달래기 위해서 의회 차원에서 ‘존스 목사 비난 결의안’을 채택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존스가 눈길을 끌기 위해 저지른 일 때문에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코란 소각 비난 결의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외 주둔 미군들이 코란 소각 같은 돌출행위 때문에 테러공격에 부딪칠 수도 있기 때문에, 뭐라도 제스쳐를 취해야 한다는 거죠. 

-그 교회는 그 뒤로 무사한가요. 미국 내 무슬림 반발도 거셌을 것 같은데.
무슬림 뿐 아니라 상식이 있는 미국인들이라면 남의 종교 경전을 태우는 행동에 찬성하지 않겠죠. 존스는 자기가 이번 일로 생명의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진위는 알 수 없고요. 본인 주장에 따르면 파키스탄 이슬람 과격단체가 목사한테 240만달러 현상금을 걸었다는데, 그 뿐 아니라 지난해 꾸란 소각 계획을 발표한 뒤부터 교인들도 급감했다고 합니다.
존스는 자기를 격려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헌금이 2만달러 들어왔지만 교인들이 줄어서 교회 운영비가 모자라 곧 이주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존스 본인은 정의롭게 행동하다가 불이익을 받는 걸로 위안삼는 것 같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지금 예멘 상황이 일촉즉발인 것 같네요.


예멘의 장기집권자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면서 연내에는 퇴진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야권이 못 믿겠다면서 즉각 물러나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살레가 유혈 내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으르고 나왔습니다. 살레는 국영TV를 통해서 “쿠데타로 권력을 탈환하려는 이들은 국가에 유혈 내전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수도 사나에서는 어제, 그제 수만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습니다.





-실제 내전 조짐이 있나요.

 

아직은 내전 조짐이라 볼 수는 없고요. 군부가 친 살레, 반 살레 파로 나뉘면서 긴장이 커지고는 있습니다. 살레의 최측근이었던 알리 모흐센 알 아흐마르 장군이 22일에 반 살레 선언을 하고 살레에게 즉각 퇴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아흐마르는 과거 살레가 남예멘계 군벌들을 진압할 때에 선봉에 섰던, 말 그대로 오른팔이라고 합니다. 그랬던 아흐마르가 살레에게 등을 돌리자 장성급 대여섯명이 줄줄이 살레에게서 이탈해갔습니다. 아흐마르는 지금 육군 제21기갑사단장인데, 자기 휘하 부대 병력과 탱크를 끌고 시위대를 지키고 있습니다. 반대로 살레 쪽에서는 살레 아들이 지휘하는 친위부대, 대통령궁 경호대 등이 주요 시설들을 둘러싸며 맞서고 있습니다.

-살레는 어떤 인물?

 

살레는 원래 초등학교도 마치지 않은 사람인데, 10대 시절에 군대에 들어갔습니다. 하셰드라는 유력 부족 내에서 수완을 발휘해 부족 지도자가 됐고,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1977년에 정권을 사실상 장악했습니다. 78년에는 북예멘 대통령이 됐죠.
그리고 90년 사실상 남예멘을 무력으로 흡수해 하나로 합치고 통일예멘의 대통령 자리에 올랐습니다. 지금까지 33년째 집권하고 있는 거고요. 근래에는 미국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금도 예멘은 사실상 준전시상태 아닌가요.
 

예멘이 300여년 남북으로 갈라져 있다가 1990년 하나로 통일이 됐지요. 그런데 중동 걸프지역에서도 가장 좀 전근대적인 부족사회 요소가 많이 남아 있고, 경제적으로도 가장 가난합니다.

남북 예멘이 합쳐진지는 20년이 넘었지만 완전히 정서적으로도 통합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살레는 시아파 무슬림이지만 그동안 세속국가를 유지해왔는데 2000년대 들어 한쪽에서는 알카에다 같은 수니파 극단세력이 테러범 양성기지를 만들어서 기승을 부리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시아파 반군들이 예멘 정부와 사우디 등에 맞선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남쪽 아덴만 근처에서는 소말리아 해적들이 왔다갔다하며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과 사우디는 살레와 결탁관계였다던데.
 

살레가 쫓겨나면 미국은 상당한 타격을 입습니다. 2000년대 들어 미국은 살레와 손잡고 알카에다와의 싸움을 해왔습니다.

재작년 성탄 전야에 미국 공항에서 테러를 시도한 나이지리아 청년이 붙잡혔는데, 조사결과 예멘의 알카에다 기지에서 훈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뒤 미국은 사실상 예멘으로 대테러전을 확대했습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22일 “예멘이 불안정해지면 대테러전에서 불리해진다”고 말했습니다.

사우디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예멘 정부는 북서부 시아파 반군과 몇 년째 교전 중입니다. 수니파 대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국경 안에까지 군대를 들여보내, 시아파를 지지하는 이란과 대리전을 치르고 있었지요. 살레가 사우디에 외무장관을 급파했다는데, 사우디 지원을 요청하려는 것 같군요.


 


-그럼 살레가 쫓겨난다면 민주화는 되겠지만 혼란이 더 가중되는 것 아닌가요.
 

예멘의 민주화 과정이 이집트처럼 순탄하지는 않을 겁니다. 예멘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600달러에 불과한 걸프 최빈국입니다. 인구 45%가 빈곤선 이하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덴만 너머에는 소말리아 해적들이 진을 치고 있고요.

미국 우파 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플란이라는 사람이 예멘의 미군 기지를 돌아보고 나서 쓴 글이 있는데요. 예멘에는 마약도 많이 퍼져있고 또 소형화기가 워낙 많이 들어가 밀매되고 있어서 사람들 살기가 참 힘들다고 합니다.

군부가 갈라져 싸우게 되면 예멘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되겠지요. 다행히 민주정부가 들어서고 국제사회가 제대로 지원을 해주면 31억 배럴 정도 석유자원을 갖고 있으니 그걸 바탕으로 안정을 꿈 꿀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정정불안에 역내 혼란이 더해질 것 같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국제뉴스 쉽게 알기 > 국제뉴스 Q&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로 가는 방사성 오염수  (0) 2011.04.05
코란 불태운 미국 목사  (0) 2011.04.04
일촉즉발 예멘  (0) 2011.03.23
소말리아 해적 대응법?  (1) 2011.01.28
일본이 '낙하산'을 없앤다고?  (0) 2011.01.27
'오바마 vs 후진타오'  (0) 2011.01.20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소말리아 해적’이 공공의 적이 된 것일까요. 각국이 소말리아 해적에 대처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지금 어떤 대응들을 내놓고 있을까요?
유엔은 소말리아 해적을 퇴치하려면 소말리아에 대한 대규모 경제지원, 그리고 생포한 해적을 사법처리할 특별재판소를 설치할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1. 소말리아 해적 문제와 관련해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구요?

자크 랑 유엔 특별대표는 24 소말리아 해적 문제와 관련해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는 소말리아 해적에 관련해 군사비용과 몸값, 물품 손실, 선박 보험료 등 제반 손실비용이 연간 70억달러(약 8조원)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전쟁에서 해적들이 이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프랑스 외교장관을 역임한 랑 대표는 “첨단장비로 무장한 해적들이 인도양 먼바다로 진출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긴급 대처에 나서지 않으면 소말리아의 ‘해적 경제’는 계속 번창해 돌이키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2010년 9월6일 케냐 몸바사 법정에 들어서는 소말리아 해적 7명 중 1명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다. 이들은 독일 해군의 프리깃함을 AK47 5정, 권총 2정, 로켓추진수류탄(RPG) 1정과 칼 한 자루로 납치하려다 실패한 뒤 체포됐다. 몸바사 | AP연합뉴스

 

2. 특별재판소 설치를 제안했다구요?
제3국인 탄자니아의 아루샤에 국제 재판소를 설치해 소말리아법에 따라 해적을 처벌하는 방안이 논의 중입니다. 1988년 리비아인에 의한 스코틀랜드 로커비 팬암기 폭탄테러 재판법정이 네덜란드에 설치됐던 것과 같은 방식이죠.
1991년 정권 붕괴 이후 군벌의 난립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소말리아에서는 해적의 기소 및 처벌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소말리아 연안을 초계 중인 각국 해군에 의해 체포된 10명 중 9명이 재판할 방법이 없어 현장에서 즉각 방면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재판정 및 수용시설과 소말리아의 사법체계를 강화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2500만달러(약 280억원)로 추산했습니다. 랑 대표는 2008년 이후 약 2000명의 인질이 붙잡혔고 이 중 일부가 최고 950만달러(약 106억원)의 몸값을 지불한 데 비하면 적은 예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3. 다른 나라들은 소말리아 해적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죠?


다음 표를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한데요.



소말리아 해적들은 현재 전 세계 13개국에 780명이 분산 수감 중입니다.
그런데 사법처리 비용과 혐의 입증 부담이 매우 큽니다. 네덜란드는 유럽국가 중 처음 소말리아 해적을 법정에 세워 5년형을 선고했으나 수감자가 망명신청을 해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한국과 유럽연합(EU),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국제사회가 파견한 군함들의 초계활동 범위를 소말리아 연안까지 넓혀야 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24일 연합해군사령부(CMF)는 소말리아 해적들을 기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는데요.
CMF의 크리스 챔버스 참모장은 이날 필리핀 외무부에서 CMF의 해적퇴치 작전을 설명하며 “필리핀 정부가 소말리아 해적들을 기소한다면 해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세계 선원의 5분의 1이 필리핀인일 정도로 필리핀 선원이 많아 필리핀이 해적으로 인해 입는 피해도 큰 편입니다. 필리핀 정부에 따르면 현재 소말리아 해적에 억류된 필리핀인은 119명에 달한다네요.


4. 이 같은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소말리아 국민들의 반감도 있을 텐데요.
소말리아의 국민 70%가 해적행위를 소말리아 영해를 수호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정부 상태를 틈타 새우와 참치를 불법조업으로 싹쓸이하고 핵·화학폐기물을 불법투기하는 외국 선박들에 대한 반감이 높아서 입니다.

소말리아의 배타적경제수역 내 불법어획 피해액은 2003~2004년에만 1억달러(약 1118억원)로 추산되는데, 전 국민의 73%가 일소득 2달러 미만인 빈곤국에서는 큰 피해입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해적의 주요 근거지역인 펀트랜드와 소말리랜드에 대규모 경제원조를 제공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젊은이들이 해적활동에 참여하지 않도록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죠.소말리아에서는 2000년대 이후 해적활동이 증가하면서 해적이 경제·사회의 중심이자 상위계급을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5. 그렇다면 소말리아 사회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이야긴데요.

26일은 아프리카의 빈국 소말리아에서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가 이끌던 독재정권이 무너진지 꼭 20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러나 소말리아는 독재정권이 무너진 1991년부터 지금까지 20년째 극심한 내전으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피폐해져 가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의 내전속에서 소말리아인 40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57만명은 난민이 돼 인접국으로 떠돌고 140만명은 살던 곳에서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국제뉴스 쉽게 알기 > 국제뉴스 Q&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란 불태운 미국 목사  (0) 2011.04.04
일촉즉발 예멘  (0) 2011.03.23
소말리아 해적 대응법?  (1) 2011.01.28
일본이 '낙하산'을 없앤다고?  (0) 2011.01.27
'오바마 vs 후진타오'  (0) 2011.01.20
'튀니지 혁명'  (0) 2011.01.18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하나 달렸습니다.
  1. 나는누구인가 2011.02.11 01:32 신고
    북한 아오지에 수용하면 좋을듯..
secret
일본 정부가 ‘낙하산 인사 감시기구’를 만들고 낙하산과의 싸움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낙하산 인사란 고위 공직자가 퇴직 후 관련 기업이나 법인의 고위직에 재취업하는 것이죠. 더 말해서 뭐하겠습니까마는. 일본에서도 수십년 간 관료사회에서 관행적으로 횡행하면서 여론의 지탄을 받아왔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27일 정부가 공무원의 인사와 관련한 민원을 처리하고 낙하산 인사를 감시·조사하는 ‘인사공정위원회(가칭)’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정부의 독립기관으로 공무원 인사 업무를 담당해 온 인사원이라는 기구가 있었는데, 이것은 설치규정을 삭제해 사실상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공무원제도개혁 관련법안을 오는 3월 정기 국회에 제출해 처리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낙하산 인사와의 싸움을 벌인다는 걸까요.

사실은 이미 내각부에 관련 감시기구가 있기는 있습니다. ‘재취직 등 감시위원회’라는 건데, 이게 그동안 유명무실해졌던 모양이네요. 신설될 인사공정위원회는 관련 문제가 생겼을 때 조사 권한을 갖는 ‘재취직등 감시·적정화위원회’를 두어 낙하산 대책 마련에 나선다고 합니다. 




그동안 낙하산 인사의 배경이 돼 온 것 중의 하나가 정부의 구조조정이었습니다. 정부가 방대한 관료조직을 정리하기 위해서 조기퇴직을 권장해왔는데, 오히려 이것이 다른 기관으로의 낙하산 인사를 조장한다는 얘기가 있었던 것이죠. 
정부는 공무원의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연장하고, 연금을 받는 나이까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쪽에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일본의 ‘낙하산’은 어떤 식으로 이뤄졌을까요.

일본도 우리랑 조직문화가 비슷해서, 중앙 성·청 공무원의 경우 후배가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거나 동기가 공무원의 최고봉 격인 사무차관에 오르면 현행 60세 정년이 되지 않았더라도 퇴직을 합니다. 

그 대신 사실상 이들에게는 독립행정법인들에 다시 취업할 수 있는 자리가 보장됩니다. 독립행정법인이란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시절 방대한 정부 규모를 줄이되 민간에 완전히 내놓기 힘든 일들을 할 기관이 필요하다면서 설립한 공공기관들입니다. 우리의 공사와 비슷한 조직들로 보면 될 듯하네요. 
당초엔 작은 정부를 만들겠다고 개혁 차원에서 신설했는데 오히려 낙하산 처리기관들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일본의 낙하산 관료들은 연봉이 얼마나 될까요.

법인, 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연봉은 1억엔 안팎인 게 보통이고, 몇 년간 근무하다가 다른 자리로 옮기는 ‘와타리(건너가기)’도 할 수 있습니다. 이직 때마다 고액의 퇴직금이 나오는 덕분에 엄청난 금전적 이익이 돌아간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낙하산은 능력에 따른 인사가 아니고 연줄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관제담합, 수의계약, 세금 낭비 등 부작용이 끊임없이 지적돼왔습니다.
 특히 일반 기업으로 갈 경우, 낙하산 인사를 받는 법인들도 결국은 이들이 든든한 ‘백줄’이 되어줄 것을 기대하는 것이겠지요. 수의계약으로 정부의 공공사업을 발주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감독 관청의 감시도 느슨한 편이어서, 낙하산 인사가 “관제담합의 온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낙하산 인사가 숫자로 봤을 때엔 어느 정도나 될까요.

2008년 인사원 통계에 따르면 공공사업을 쥐고 있는 국토교통성의 낙하산 인사가 205명으로 가장 많았고, 재무성(67명), 국세청(42명)이 뒤를 이었습니다. 3개 부처의 낙하산 인사는 전체 낙하산 인사(468명)의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권 많은 이런 부처들이 이른바 ‘물 좋은 자리’인 것이죠. 
민주당 정책자료집 2009년판에 따르면 2만5245명의 국가공무원이 독립행정법인과 공익법인 등 4504곳에 낙하산으로 내려가 현재 일하고 있습니다. 
또 2007년에만 이들이 취업한 단체에 12조1334억엔이 지원됐습니다.

낙하산을 근절시키겠다는 것이 처음은 아닙니다.

과거 고이즈미 정권도 2006년 낙하산 인사 관행을 바꾸겠다며 떠들썩하게 종합 대책을 발표했었지요. 
퇴직 공무원이 재직 중 맡았던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업이나 공익법인에 들어갈 경우 ‘부정행위’ 발생 여부를 감시하는 전문가 기구를 내각부에 설치한 것인데요. 이게 앞서 말한 ‘재취직 등 감시위원회’라는 건데, 유명무실해졌다고 말씀드렸죠. 

낙하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인 40대 이상 공무원 조기권고퇴직 관행을 바꾸기 위해 공무원들이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전문스태프직’ 제도를 신설했습니다. 지금 민주당 정권이 하겠다고 하는 방안들, 그 때도 얘기 나왔던 것들인 셈입니다. 

민주당은 첫 정권교체에 성공한 2009년 8월 총선 때 ‘낙하산 전면 금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고 지금 칼을 빼들었지만 잘 될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국제뉴스 쉽게 알기 > 국제뉴스 Q&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촉즉발 예멘  (0) 2011.03.23
소말리아 해적 대응법?  (1) 2011.01.28
일본이 '낙하산'을 없앤다고?  (0) 2011.01.27
'오바마 vs 후진타오'  (0) 2011.01.20
'튀니지 혁명'  (0) 2011.01.18
남부 수단 독립 투표 눈앞에  (0) 2011.01.07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했다고.

두 정상은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하며 ‘긍정적, 협력적, 포괄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하자’는 데에 합의했습니다. 오바마는 백악관에서 후 주석 환영연설을 하면서 “일각에서는 두 나라가 협력을 통해 서로 이익을 얻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국빈방문은 두 나라가 서로 도울 때 더욱 번영하고 안전해진다는 걸 보여주는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후주석은 “지금 두 나라 국민들은 양국관계의 발전을 원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도전을 맞아 양국은 광범위한 영역에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책임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 뒤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President Barack Obama shakes hands with China's President Hu Jintao at the end of their joint news conference, 
Wednesday, Jan. 19, 2011,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AP


President Barack Obama and China's President Hu Jintao both reach for their earpieces 
during their joint news conference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House in Washington, Wednesday, Jan. 19, 2011. /AP


2. 공동성명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갔는지.

무려 41개항에 걸쳐 양국간 정치 외교 안보 경제 현안과 북핵, 이란 핵문제 등의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성명은 “두 나라는 상호존중과 호혜관계에 입각해 협력적인 관계를 세우는 데에 함께 노력한다”는 말로 시작됩니다. 특히 두 나라가 서로를 인정한 대목이 눈길을 끄는데요. “미국은 중국이 번영과 성공을 거두면서 국제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중국은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기여하고 있다는 걸 환영한다”고 적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국제적인 부상과 역할을 인정해준 것이고, 중국은 미국이 아태 지역의 일원으로서 역내 현안에 개입하는 것을 인정해준 거죠.

3. 우리의 관심사인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정리됐나요.

한반도 관련 사안은 공동성명 18번째 항에 쓰여 있습니다.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한반도 비핵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양국이 공감했고요.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 효과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미·중 양국은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하며 진실되고 건설적인 남북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양국은 북한이 주장하는 우라늄농축프로그램에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습니다. 그동안 중국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는데 미국 쪽으로 한걸음 다가간 셈입니다. 하지만 이후의 안보리 논의는 또 다른 문제. 지나친 해석은 경계해야 할 듯합니다.

4. 그 외 어떤 내용들이 들어 있나요?

이란 핵문제에서 중국의 요구에 따라 “이란이 평화적으로 핵을 이용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문구가 들어갔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란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인 것임을 국제사회가 믿을 수 있도록 포괄적,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입장이 들어간 절충안인 셈이죠. 
최근 떠오른 국제적 현안이 아프리카 수단 남부의 분리 문제죠. 수단은 중국의 핵심 에너지 파트너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중국이 수단의 인권침해를 나 몰라라 하면서 현 수단 정부를 지나치게 편들어준다는 비판이 많았는데요. 
이런 미국의 비판을 받아들인 듯 “미국과 중국은 수단 남북의 평화적인 분리를 전적을 지지한다”고 공동성명에서 밝혔습니다. 또 극단주의에 대처하고 대량살상무기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데에 협력한다는 것, 해적행위 소탕이나 사이버보안 강화 등에서 함께한다는 것 등 글로벌 이슈들이 망라됐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서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5. 하지만 지나치게 원론적인 느낌입니다. 위안화 환율 등 중대 현안들에서는 견해차가 좁혀졌는지요?

좋은 얘기는 좋게 집어넣었고, 생각이 다른 이야기는 뺐습니다. 견해차가 그리 좁혀진 게 없다는 얘기입니다. 회담 전후의 환영행사나 만찬 등 의전에서는 초호화판이었지만 역사적인 공동성명이라 하기엔 좀 뭣한 느낌입니다. 
핵심 경제현안인 위안화 환율에 대해서는 합의를 보지 못했습니다. 오바마는 교역의 공정성을 강조하고 위안화를 절상하라고 계속 요구했지만 후 주석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동성명은 중국이 위안화 환율개혁과 내수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밝히는 선에서 정리됐습니다. 
대만 문제에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그대로 인정해줬지만 지난해 미·중 갈등 원인이 됐던 미국산 무기 대만 수출 문제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인권문제에서 중국은 내정간섭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오바마는 중국이 달라이 라마와 대화를 해야한다고 촉구했지만 후 주석은 “인권은 보편적이지만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다”며 거부했다죠. 대만 문제에선 미국이 속시원한 대답을 주지 않았고, 인권에서는 중국이 고집을 부린 셈입니다.

6. 정상회담 계기로 두 나라간 대규모 경제협력도 성사됐다는데.

정상회담 뒤에 두 정상은 백악관에서 양국 재계지도자들과 만났습니다. 미국 쪽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골드만 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회장 등이 나왔고, 중국에서는 투자유한책임공사 러우지웨이 회장과 완샹그룹 루관추 회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왕차오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무역사절단을 이끌고 미국 12개주를 돌면서 투자유치와 미국상품 구매 계약을 했습니다. 미국 항공군수회사 보잉은 190억달러 어치 비행기를 중국에 팔기로 했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총 450억달러(약 50조원) 어치의 대중 수출계약을 따냈습니다. 오바마로서는 이게 가장 큰 성과일 듯하네요. 중국의 선물인 셈인가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KHross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