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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 ‘두 개의 전쟁’을 끝내겠다고 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세 개의 전쟁’을 남겨놓고 백악관을 떠나게 됐습니다. 백악관은 “오바마 정부가 8년 전 물려받았던 것보다는 나은 상황”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IS(이슬람국가) 격퇴전 모두 미국의 예측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미군이 2017년까지 아프간에 주둔하게 됐다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5일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의 미군 주둔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바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끝없는 전쟁(endless of war)’에는 반대하지만 아프간은 여전히 안보가 취약하다”며 “아프간군은 무장세력에 맞설 만큼 아직 강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화면 캡처



오바마는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을 공격하기 위한 피난처로 아프간을 이용하도록 두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군의 주둔을 연장하는 것이 아프간의 평화유지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9·11 테러처럼 미국에 대한 위협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결국 오바마 정부의 철군 계획은 무산되는 것인가요.


오바마는 “미군의 전략은 온건하면서도 의미있는(modest but meaningful)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 집권 초부터 내세워왔던 철군 일정은 어긋나고 말았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원래 현재 9800여명 규모인 아프간 지원군을 내년까지 완전히 철군시킨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까지 현재 인원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2017년에는 규모를 5500여명으로 줄이고 향후 아프간 상황에 따라 철군계획을 조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그야말로 ‘계획’일 뿐입니다. 2017년 1월 이후 백악관은 새 주인을 맞게 됩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파병 연장 결정에 대해 “오바마가 현실에 고개를 숙였다”고 평했습니다. 오바마는 2008년 “조시.W.부시 대통령이 시작한 두 개의 전쟁을 임기 내 끝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오바마가 말한 두 개의 전쟁은 이라크전(2003년)과 아프가니스탄전(2001년)입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오바마 대통령이 (물려받았던 것보다는) 매우 진전된 상황을 물려받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하나의 전쟁을 더 추가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국제연합군을 이끌고 시작한 IS 격퇴전입니다. 


-‘세 개의 전쟁’은 갈수록 더 꼬이고 있는 듯합니다.

 

전쟁 수가 늘어난 것보다는 세 개의 전쟁 모두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세 개의 전쟁에서 오바마 정부가 세운 원칙은 깨졌거나 실패했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아프간과 이라크 정부군을 훈련해 장기적으로 미군을 대신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군의 파병전략은 돈만 버렸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일 “현지군을 강화하겠다는 미군의 전략은 리더십 부족과 전투 의지 부족, 복잡한 현지 상황들로 돈만 버리고 실패로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이 지난 15년동안 아프간군 재건을 위해 들인 비용은 650억 달러(약 76조원)가 넘습니다. 유럽으로 몰려들고 있는 난민 중에는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미군에게 훈련받은 전직 군인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테러조직과 싸우는 대신 무기를 버리고 피난길에 오르고 있고, 이들이 쓰던 무기는 IS등 테러조직에 넘어가고 있습니다.


-아프간 병원 오인폭격을 비롯해, 오폭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탈레반이 쿤두즈 등 아프간 북부지역을 장악한 뒤 미군이 국경없는 의사회가 운영하는 병원을 오인 폭격해 22명의 사망자를 낳은 사건은 미군의 정보력과 전투력 모두를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미군은 처음에는 아프간 정부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받았다고 책임을 미뤘다가 비난이 커지자 “우리의 실수이고 책임”이라고 인정했습니다.

 

미국 온라인미디어 인터셉트(Intercept)는 15일 미군 내 기밀자료를 입수해 “2011년~2013년 초까지 미군이 실시한 드론공격 중 90%가 오폭이었다”라고 폭로했습니다. 인터셉트는 “56번의 공습 중 사실된 용의자는 35명이었고, 219명은 공격 명단에 없는 사람들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IS 격퇴전은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진행하고 있는 IS격퇴전은 지지부진하다 지난 달 러시아가 끼어들면서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는 ‘IS격퇴’를 명분으로 시리아 공습에 나섰지만, 미국과 유럽이 퇴임을 요구하고 있는 아사드 정권을 비호하고 있습니다.


IS와 싸우고 있는 아사드 정권을 도와야 한다는 명분으로 러시아는 시리아 내 반군 주둔지까지 폭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의 방법은 잘못된 것이고 실패할 것”이라고 비판했지만, 시리아 정부의 공식 요청으로 IS 격퇴에 나선 러시아군을 막을 수 있는 명분이 부족합니다. 


미국은 지난 11일 IS와 싸우고 있는 시리아 반군과 쿠르드 민병대 조직에 전투기로 무기를 투하했습니다. 미국은 무기 지원이 무장조직으로 넘어갈 것을 우려해 그동안 민병대 등 반군에 무기지원은 하지 않았으나 원칙을 깼습니다. IS와 격퇴전을 벌이고 있지만, 자치독립을 주장하는 쿠르드 반군과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터키 정부는 미국의 무기 지원에 격분했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IS격퇴전에 지상군은 투입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것 또한 언제까지 유지될 지 알 수 없습니다. 미 의회는 이미 지난 2월 필요시 외국에 지상군을 파병할 수 있는 안을 통과시켰고, 공화당은 지상군 투입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국제부 장은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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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국인 등을 대상으로 한 헤이트스피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엔이 나서서 경고하는 등, 국제적인 이슈로까지 부상했다.


-헤이트 스피치가 뭔지, 어떤 사례가 있는지.


인종차별적 증오발언을 말한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거의 재일 한국인과 조선인 등을 비하하고 공격하는 행동과 동의어처럼 돼 있다. 재일 한국인·조선인 등에 대한 헤이트스피치의 대표적인 사례는 ‘재일특권을 인정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이라는 단체가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일본 교토의 조선학교 근처에서 벌인 시위다. 이 단체는 확성기를 동원해 가두 시위와 방송을 하면서 “조선학교를 일본에서 몰아내자”, “(조선인은) 스파이의 자식”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자신들의 활동을 담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학교와 학생들은 당연히 심각한 위협을 느꼈고, 수업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갔다.




-도쿄에서도 헤이트 스피치와 혐한, 반한 시위가 줄을 이었다.


도쿄에서도 2011년부터 2014년 7월까지 주일 한국대사관 주변과 신오쿠보 한인 거리 등에서 349의 혐한·반한 시위가 일어났다. 주로 우익단체 등이 연 시위에서는 “재일 바퀴벌레 조선인을 내쫓아라”, “한국인 여성을 성폭행해도 된다” 등의 발언이 쏟아졌다. 한인 거리 상점들은 매출이 줄었고 주민들은 신변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한국계에 모욕을 주는 공격들이 줄을 이었다. 오사카 재일코리안청년연합이 최근 203명의 10~30대 재일 한국인·조선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8.2%가 ‘인터넷에서 헤이트 스피치를 접한 뒤 분노·슬픔·공포를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동안 일본 정부의 대응은.


정부는 그동안 뒷짐만 지고 있었다. 일본은 1995년 인종차별철폐조약에 가입했지만 지금까지 헤이트 스피치를 막기 위한 법적인 장치를 만들지 않았다. 법원이 개별적으로 제기된 소송에서 재특회에 책임을 묻는 판결을 내린 것이 전부다. 조선학교를 운영하는 교토조선학원이 재특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1·2심 재판부는 “조선학교 측에 1200만엔(약 1억2000만원)을 지급하고, 가두방송을 중지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인종차별철폐조약을 근거로 들었다.


-최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재일 한국인·조선인을 상대로 한 일본 내 혐오발언과 시위를 거론하면서 이 문제는 국제적인 이슈가 됐다고.


유엔 인종차별위원회는 지난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일본에 대한 심사에서 가두시위와 헤이트 스피치에 ‘우려’를 표명했다. 파키스탄 출신의 한 위원은 “명백한 차별적 언동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루마니아인 위원은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이 필요하다”고 못박았다. 위원회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들은 뒤 이번 주 안에 포괄적인 개선 권고 내용을 담은 ‘최종 견해’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엔의 권고와 관련해, 재일 민단 대표들이 제네바까지 방문했다는데.


재일동포단체 민단 대표단이 제네바를 방문해 유엔 위원회 위원들에게 혐한 시위 실태를 설명했다. 이들은 일본으로 귀국해, 25일 도쿄 미나토구의 민단 중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단 인사들에 따르면 유엔 위원들이 일본 내 혐한시위의 실상을 접한 뒤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재특회 회원들이 나치 문양 깃발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 등에 위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민단 측은 유엔이 일본 정부에 대책을 만들 것을 강력 권고하는 보고서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 일본 정부도 뭔가 대응책을 만들지 않을까. 향후 움직임은 어떻게 될까.


일본 정부·여당도 뒤늦게 대응책 마련에 나서려고 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 7일 “헤이트 스피치에 확실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고, 집권 자민당은 지난 21일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혐한시위와 차별적 발언을 규제하기 위한 법률 검토에 나섰다. 일본변호사회 모로오카 야스코(師岡康子) 변호사는 마이니치신문에 “(헤이트 스피치에) 민·형사상 규제와 사회적 통제를 가해야 하는데 일본에는 그런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익단체는 물론 일본 정부 안에서까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며 규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실효성 있는 규제 법률이 만들어질지는 미지수다.


-세계 각국은 이런 인종차별적 증오발언을 어떻게 다루나.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겪은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증오발언을 범죄로 규정해 철저히 금지한다. 전통적 증오발언은 특정 국적·민족·인종·종교 집단을 모욕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성적 지향·장애 여부 등에 따른 차별 발언도 증오발언으로 분류된다. 


2차 대전 전범국 독일은 증오발언을 매우 강력하게 처벌한다. 독일 형법 제 130조는 특정 집단을 향한 증오를 선동하거나 욕설과 악의적 비방, 명예훼손으로 인간 존엄성을 훼손하는 발언에 대해 최저 3개월에서 최고 5년까지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게 했다. 독일 국민이 외국에서 저지른 증오발언, 독일 내에서 벌어진 외국인의 발언까지 처벌할 수 있다. 


과거사를 부정하는 발언에 대한 처벌 조항도 있다. 나치의 행위를 공개적으로 찬양하거나 정당화해 피해자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발언에는 3년 이하의 징역형, 홀로코스트와 같은 나치의 악행을 부정하는 발언에는 최고 5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나치의 범죄행위를 긍정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규정이다.


-다른 나라들의 경우는.


프랑스는 형법으로 인종·국적·민족·지역·성별·성적 지향·장애 등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 선동 발언을 금지하고 있다. 이같은 발언을 할 경우 최대 징역 1년, 4만5000유로(약 6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영국은 민족적·인종적 증오를 선동하는 행위를 ‘공공질서법’에 따른 범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네덜란드·벨기에·노르웨이·덴마크 등도 형법을 통해 증오발언을 금지한다. 


반면 수정헌법 제 1조에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미국은 폭력을 수반하지 않는 증오발언은 대체로 처벌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극우성향의 누리꾼들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비하한 것이 사회문제가 됐고, 최근 특정 종교집단의 동성애자 비하 시위 등이 일어나면서 증오발언에 대한 규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희일 도쿄특파원, 남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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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소도시에서 흑인 청년이 백인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일이 있었다. 열흘이 지났지만 흑인들의 반발 등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데. 먼저, 어떤 사건인지. 

사건은 지난 9일 미주리주의 퍼거슨시에서 거리를 지나던 흑인 마이클 브라운(18)이 백인 경찰의 총에 여러 발을 맞아 숨지면서 비롯됐다. 당시 브라운은 무기를 들고 있지 않았는데도 경찰은 여러 발의 총을 쐈다. 도로에 시신이 한동안 방치된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다. 

이 지역 흑인 수백명은 이튿날부터 항의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집회가 이어지면서 점점 격렬해졌다. 일부는 상가에 불을 지르고 물건을 약탈해가기도 했다.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이들을 해산했다. 미국 최대 유색인종 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가 나서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연방정부와 연방수사국(FBI)이 별도 조사에 들어갔다. 18일에는 시위 진압에 주방위군까지 동원했다.

-무기도 들고 있지 않은 사람을 여러발 쏘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는지. 

브라운과 함께 있었던 친구는 경찰이 인도가 아닌 차도로 걸었다는 이유로 브라운에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브라운이 특별히 범법행위를 하다가 이런 일을 겪은 게 아닌 것은 확인이 됐다. 하지만 총격 과정에 대한 진술은 엇갈린다. 경찰은 브라운이 경찰관을 밀치고 총을 빼앗으려고 해 총을 쏘게 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목격자들은 브라운이 도망치다가 총에 맞았고, 한 발을 맞은 뒤 두 손을 들었지만 총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퍼거슨 시 경찰서장은 브라운이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은 인정했다. 브라운은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지난 11일 커뮤니티칼리지에 입학하기로 돼 있었다. 브라운의 부모는 “내 아들은 이런 일을 당할 아이가 아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시위가 격화된 데는 경찰의 수상쩍은 발표도 한몫을 했다던데. 

퍼거슨시 경찰은 사건 6일 뒤인 15일에 브라운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청년 2명이 담배를 훔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 TV 화면을 공개했다. 마치 브라운이 강도용의자라서 추격하다가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쐈다는 인상을 주려 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몇 시간 만에 절도와 총격 사건은 무관하다고 물러섰다. 경찰이 브라운을 범죄 용의자로 만들려 했다는 의혹이 퍼지면서 흑인들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www.voanews.com


-사건이 벌어진 퍼거슨 시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제이 닉슨 미주리주 주지사는 지난 16일 사건이 발생한 세인트루이스 교외 일대에 야간 통금령을 내리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통금 중에도 일부 시위대는 해산을 거부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레스토랑에 있던 시민 한 명이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LA 등 미국 곳곳으로 시위가 확산됐다. 

미국에서는 2012년 플로리다주의 흑인 청년 트레이본 마틴이 백인 자경단원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 때문에 흑인들이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경찰은 해법을 찾기보다는 진압에만 급급한 모양이다. 

-진압경찰이 전쟁터에 나가듯 무장한 것도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는데. 

사건 이틀 뒤부터 경찰 특수기동대(SWAT)가 시위 현장에 투입됐다. 스와트는 인질극이나 총격전 같은 긴급작전에 투입되는 특수부대다. 완전무장한 경찰뿐 아니라 경장갑차까지 동원됐다. 퍼거슨 시는 인구 2만1000명의 소도시다. 시위대를 진압하는 데 스와트까지 동원하니 반발이 더 커졌다. ‘시민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침략군처럼 군다’는 비판이 나왔고, 경찰이 군대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실 미국 경찰의 무장이 강화된 데에는 배경이 있다. 1997년 미 연방정부가 경찰 무장 강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1991년 걸프전 이후 남아도는 군 무기와 장비를 경찰에 무상으로 지급하기 위한 것이었다. 기관총 등 중화기는 물론 경장갑차, 지뢰방호차량까지 경찰에 지원됐다. 이렇게 경찰의 무장을 강화하는 데에 쓴 돈이 1997년 이후 43억달러(약 4조3900억원)에 이른다. 경찰의 군대화가 오히려 폭력 수위를 높이고 시민 자유를 제약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경찰의 무장화가 흑인 등 유색인종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미국시민자유연맹 보고서를 보면 2011~12년 SWAT가 출동한 800여건 가운데 79%가 단순히 수색영장을 집행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출동한 사례를 보니, 백인과 관련된 사건은 20%였고 흑인(39%)과 라틴계(11%)가 관련된 사건에 출동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2005~2012년FBI 통계에 잡힌 경찰의 총격 사건은 연평균 400건인데 이 중 4분의 1은 백인 경찰이 흑인을 쏜 경우였다.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경찰은 이웃과 전쟁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보호하고 봉사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유색인종을 대하는 경찰의 태도도 문제이지만, 이번에 시위가 확산된 것은 결국 뿌리 깊은 인종차별 정서 때문 아닌가. 

미국 트위터 사용자들이 이번 사건 뒤 의미 있는 게시물들을 올리고 있다. ‘내가 만약 총에 맞았다면(#IfTheyGunnedMeDown)’이라는 해쉬태그(주제어)를 달고 올라오는 게시물들인데, 내용은 이런 거다. 게시자는 사진 두 장을 올리는데, 한 장은 정장 차림이나 학사모를 섰거나 군복을 입은 사진이다. 말하자면 모범적인 이미지의 사진이다.

또 한 장은 얼굴을 찡그리고 불량스럽게 찍은 사진이다. 게시자들은 “내가 만약 총에 맞았다면 경찰이나 언론은 내 사진 중 어떤 사진을 공개할까”를 묻는다. 흑인이 누군가의 총에 목숨을 잃었을 때, 분명 피해자인데도 불량하고 폭력적인 사진들이 유통되면서 흑인은 범죄와 관련 있다거나 흑인은 폭력적이라는 이미지를 은연중에 심어준다는 것이다. 브라운이 숨진 뒤 미국 언론들의 보도태도도 그런 문제점들을 보여줬다는 지적이 많다. 

-흑인 시위가 이렇게 격화된 이면에는, 인종차별 정서와 함께 경제적 불평등 문제도 있다고. 

퍼거슨시가 속한 세인트루이스 카운티는 인구의 75%가 백인이지만, 브라운이 사망한 퍼거슨시는 흑인이 3분의1다. 도심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흑인들이 변두리로 밀려나 퍼거슨에 밀집한 것이다. 하지만 시 경찰 중 흑인은 5% 뿐이다. 백인 경찰이 흑인 주민들을 검문하고 범죄용의자로 다루는 구조인 것이다. 

퍼거슨의 빈곤율은 2000년 10.2%에서 2012년 22%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경제잡지 포천에 따르면 카운티 내 백인 실업률은 6.2%인 반면 흑인 실업률은 26%에 이른다. 이번 시위가 약탈 방화로 번진 것은 이런 불평등이 쌓여온 데 따른 결과라고 미국 언론들도 분석하고 있다.


손제민 워싱턴 특파원,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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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결국 이라크 반군 지역을 공습했다. 2011년 말 미군을 철수시키면서 이라크전 전투임무는 끝났다고 선언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3년이 채 못 돼 이라크에 전투기를 띄웠다. 이라크 상황,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지난 8일 미군 전투기와 무인기(드론)이 이슬람국가(IS) 반군에 장악된 이라크 북서부 지역을 공습했다이어 몇 차례 공습을 더 해서 반군 수십 명이 숨지고반군시설이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미군은 공습 목표가 무엇이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나중동 지역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미군 중부사령부가 공개한 동영상 등을 보면 반군 이동 차량 등으로 추정된다

반군이 북부 대도시 모술을 점령한 것이 지난
 6월초였고, ‘이슬람 칼리프 국가를 수립했다고 선언한 것이 6월 말이었다그 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공습을 놓고 고민해왔는데 반군이 쿠르드 자치지역의 핵심도시이자 미국 시설들도 많이 있는 아르빌까지 공격할 조짐을 보이자 결국 공습을 택했다.

-
미국의 군사공격이 몇 달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던데.

몇 주 안에 문제가 풀릴 것 같지는 않다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9일 반군 지역 공습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오바마는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겠다고 누차 강조했으나 두 달 전 반군의 대공세가 시작된 뒤 이미 1000명 가까운 미군을 경비 강화’ 명목으로 이라크에 들여보냈다고심 끝에 공습을 시작하면서 오바마는 이라크 지도자들이 새 정부를 세울 때까지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IS와의 대치가 끝날 지는 미지수다미국 뉴욕타임스영국 가디언 등은 오바마의 말을 인용해 이라크 군사작전이 몇 달에 이를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www.presstv.ir



-
전쟁에서 손 떼려 애쓰던 오바마 정부도 결국 전임 정권들과 마찬가지로 이라크 군사공격을 시작한 셈인데.

오바마는 이라크를 공격한 미국의 네 번째 대통령이 됐다
전임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어리석은 전쟁이라 평했던 오바마는 공습 재개와 함께 수렁에 발을 들여놓았다.군사작전의 이름과 명분규모는 제각각 다르지만조지 H W 부시 시절부터 시작해 미국의 4개 행정부가 25년째 이라크와 싸우고 있다. H W 부시는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의 쿠웨이트 침공을 빌미로 걸프전을 일으켰다뒤 이은 빌 클린턴 행정부는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의혹을 제기하며 이라크를 고립시켰고 1998년에는 대규모 공습을 했다

이라크를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미군의 수렁으로 만든 것은 아버지의 뒤를 이은 조지 부시 정부다. W 부시는 2001 9·11 테러 뒤 대테러전을 선언하면서 아프간을 넘어 이라크로 전선을 확장했다.

-
오바마도 이번 공습으로 전쟁을 재개했다고 볼 수 있나끝났다던 이라크전이 계속 이어지는 것인가.

오바마는 이라크 안정화 등 전쟁 뒷처리에 전력했으나 시리아 내전 등 중동 곳곳에서 터져나온 분쟁에 대응하는 데 실패
다시 전투기를 보내는 상황이 됐다물론 이번 공습이 오바마 정부의 정책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알자지라방송 등은 지적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오바마가 원하든 원치 않든
 끝없는 전쟁이 될 판이다대테러전의 프레임이 달라졌고미국이 원하는 구도로 이라크의 상황을 정리한 뒤 전쟁을 끝내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임무가 돼버렸기 때문이다지금의 극단주의 무장조직들은 철저히 지역화돼 외부 국가(미국)의 군사작전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필립 크롤리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9 BBC 웹사이트 기고에서 테러의 위협은 글로벌 네트워크로 이어져 있는 동시에지역이나 부족 간의 문제와 결합해 있기 때문에 미국이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이 IS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돈 많은 테러조직이라고 했다는데이 반군이 알카에다보다도 강력한가얼마나 강력한 것인가.

IS
는 어찌 보면 세계 각지에서 대테러전을 수행해온 미국이 지금까지 한 번도 상대해본 적 없는 형태의 조직이다미국은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 제한적 공습만 실시하겠다고 했지만국가를 이룰 만한 넓은 영토와 강력한 군대를 갖춰 사실상 (국가가 된 IS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이슬람 극단조직의 대명사가 됐던 알카에다가 테러단체들의 느슨한 연계를 기반으로 한 조직인 데 비해
, IS는 영토와 군대지지자를 갖춰 사실상 국가의 얼개를 갖춘 상태다. IS는 이라크 크기의 3분의 1에 이르는 영토를 확보했다더욱이 이들의 영토는 시리아에 일부 걸쳐 있기 때문에 미국이 IS를 공격하기가 까다로운 상황이다미국은 시리아 내전 내내 군사작전과 거리를 둬왔고이런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이 드러났을 때조차 군사개입을 거부한 미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제 와서 시리아 영토를 공습할 명분이 없다. IS로서는 미국의 공격이 닿지 않는 안전지대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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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 국가들로부터 자금을 받고 있다는 얘기도 있던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카타르 등의 수니파 부호들은 IS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가 IS에 돈을 댔다며 비난한 일도 있었다이라크 북부의 영토를 확보한 IS는 이제 외국의 원조뿐 아니라 자체 자금 조달 능력까지 갖게 됐다유전과 댐 등 기반시설을 확보한 것이다. IS는 주민들로부터 세금을 걷고 전기를 팔며 원유를 수출해 군대에 자금을 댄다.

IS
의 영향력이 커지자 예멘과 아프리카 등의 알카에다 조직원들의 IS 전향도 늘고 있다현재 조직원은 7000~2만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에는 이라크·시리아가 아닌 타지역 출신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년여에 걸친 시리아 내전을 겪으며 실전경험을 갖춘 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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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미국의 제한적 공습으로 이들을 억제할 수 있을까.

미국은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반 아사드 진영에 속해 있던 IS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방치했다이제 와 발등의 불이 떨어졌지만 미국은 이들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고민 중이다오바마 대통령은 9일 기자회견에서 “IS의 진격이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고 인정했다

제한적 공습 작전이라는 것 자체가 명확한 한계를 안고 있다
미군의 공습 목표는 아르빌의 미국 시설물과 미국인을 보호하고소수집단 학살을 막는 정도로 매우 낮게 설정돼 있다. IS는 이미 주민 지지를 확보하고 지역 내 종교·종파·부족집단들의 균열을 파고들었다제한적 공습으로 IS를 몰아낼 수는 없다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다시 전면전을 선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고 있다이라크 통합정부가 구성돼 자기들 손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지만 이라크 정치권 내 분열이 계속되고 있어서 당분간 민간인 피해만 계속 커질 것 같다.


손제민 워싱턴 특파원,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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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고.


치사율이 최고 90%에 이르는 치명적인 감염증을 일으키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지역 의료진들조차도 바이러스에 감염해 사망하고 있다. 28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서아프리카의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최소 1202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이 중 673명이 숨졌다.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에서 감염자가 나와 비상이 걸렸다고.


25일에는 감염 사실을 모르고 나이지리아로 간 라이베리아 정부 관료가 사망하기도 했다. 나이지리아는 인구가 1억5000만명에 이르는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이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나이지리아의 대도시 라고스에서 에볼라가 발발하면 대재앙이 될 수 있다. 국제구호단체들은 시에라리온이나 기니, 라이베리아에서 발병하는 것과 라고스에서 에볼라가 발발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사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렇게 에볼라가 퍼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데.


에볼라 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한 페터 피오트 박사는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중부 아프리카가 아닌 서아프리카에서, 시골이 아닌 대도시에서, 그것도 3개국에서 동시에 발생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africatime.com


바이러스가 발견된 1976년 431명이 이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숨졌고, 1995년과 2000년, 2007년 각각 200명 넘는 이들이 이 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대개 사망자가 수명에서 수십명 단위에서 그쳤다. 이렇게 700명 가까운 이들이 목숨을 잃은 적은 없었다. 그래서 지금 발병국 주변국가들도 공포에 떨고 있다. 기니에 인접한 세네갈은 지난 3월 이미 국경을 폐쇄했다. 코트디부아르는 내전을 피해 라이베리아로 갔다가 돌아오는 난민 400여명의 입국을 거부, 이들이 ‘에볼라 난민’이 돼버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환자들을 돌보던 의사들도 잇달아 숨지면서 감염 확산을 막기가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7일 라이베리아의 대형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던 에볼라 전문의 새뮤얼 브리스베인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다. 시에라리온의 에볼라 권위자인 의사 셰이크 칸도 감염돼 전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시에라리온 보건부가 ‘국민 영웅’으로 칭송한 칸 박사는 그동안 치사율이 90%에 이르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 100여명을 돌봐왔다. 


우간다 출신 의사 1명도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다 감염돼 숨졌고 미국에서 파견돼온 의사 2명도 감염이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약 100명의 의료진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그 중 약 50명이 숨졌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의료진이 바이러스를 피해 달아나는 일도 벌어졌다. 올아프리카닷컴은 최근 라이베리아 카카타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치료를 중단하고 도망쳤다고 보도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어떤 바이러스?


영장류 등 동물을 매개로 전염되는 바이러스로 추정되는데, 체액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옮겨진다. 숙주가 박쥐라는 얘기도 있지만 과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숙주조차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1976년 현재의 콩고민주공화국, 당시 자이르의 에볼라 강 주변에서 처음 발견돼 에볼라 바이러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전신에서 출혈이 일어나고 장기가 손상되며 1~2주 안에 사망한다. 치사율은 무려 50~90%에 달한다. <아웃브레이크> 등 영화의 소재로도 다뤄져서 이름은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 정확한 감염 경로가 규명되지 않은 데다 치료법이나 백신도 없다.


-치사율은 높지만 대규모로 확산된 적은 없었다는데, 왜 최근에 이렇게 많이 퍼진 건지.


초반에 확산을 막지 못한 게 가장 컸던 듯하다. 최근 유행한 전염병들 대부분이 항공 여객이 늘면서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빠르게 전파되는 양상을 보였다. 난민 이동이나 여행자들 이동 때문에 서아프리카 여러 나라로 퍼지고 있는데, 예방이 쉽지 않다고 한다. 예를 들면 나이지리아에서는 공항에 격리실을 만들어 입국자들의 예후를 살피고 있고, 에볼라에 감염돼 숨진 남성이 도중이 들렸던 토고에서도 당국이 에볼라 확산 가능성을 우려해 비상경계령을 내렸다. 


하지만 현지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입국자의 건강을 관찰하는 것이 에볼라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불행하게도 에볼라의 초기 징후가 말라리아나 장티푸스와 등 다른 질병과 비슷해서 의료진의 초기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고 한다. 보건 전문가들은 공항에서의 입국자 관찰이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으나 에볼라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2~21일이어서 바로 진단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주민들의 인식 부족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발병국들은 모두 세계 최빈국이고 주민 교육수준이 낮으며 보건 인프라도 극도로 열악하다.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의료 인력과 장비도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라고 한다. 또 주민들이 이 질병을 두려워하고는 있지만 정작 병에 대해서는 잘 몰라 아무 효과가 없을뿐더러 심지어 질병을 확산시킬 수 있는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전염병학자 미셸 반 헤르프는 “심지어 이곳 사람들은 의사들이 질병을 불러오는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시골마을 주민들이 의료진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길을 막고 다리를 없애는 일도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주민들이 사망자를 전통적인 방법으로 씻어서 묻는 것도 시신에 남아 있는 바이러스가 퍼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것도 큰 문제다. 기니의 구호기구 활동가 이브라히마 투레는 현지 매체 아프리카기니에 “마실 물조차 없는 이곳 사람들은 손을 씻을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빈곤한 지역들인데... 전염병이 퍼져 더 타격을 받는 것은 아닌지.


이곳 경제는 에볼라 바이러스 때문에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이 지역에 광산을 두고 있는 런던마이닝과 아프리칸미네랄 등 외국 기업들은 일부 인력을 현장에서 철수시켰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올 상반기 기니 경제활동이 위축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농민들이 바이러스를 피해 떠나면서 농업에 크게 의존하는 시에라리온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남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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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에서 500명 넘게 숨졌다고.


지난 8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가자지구를 공격하기 시작한 이래, 14일째인 21일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가 500명을 넘어섰다. 대부분이 민간인이다. 20일에는 가자시티 동쪽 셰자이야 한 마을에서만 하루 새 62명이 숨졌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번 공격이 시작된 이래 최악 참사인 셰자이야 학살을 맹비난했다. 아랍연맹은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전쟁 범죄’라고 비판하고 즉각 공습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현장의 모습이 굉장히 참혹했다던데.


외신들이 ‘피의 일요일’이라 명명한 학살의 현장은 굉장히 처참했다고. 마을은 완전히 폐허로 변했다. 구부러지고 찢겨나간 나뭇가지엔 아이들 신발이 걸려있다. 아파트가 통째로 불타고, 길에는 주검들이 흩어져 있다. 숯처럼 불탄 시신도 있다. 골목 한쪽에선 “아버지가 건물 안에서 죽어가고 있다”며 한 여성이 절규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 와중에도 구호활동을 하던 구호요원 푸아드 자베르와 팔레스타인 기자 할레드 하마드도 현장에서 숨졌다. 


팔레스타인 온라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는 가자시티 내 시파병원 시신안치소의 모습을 전했다. 실종된 가족을 찾으러 온 주민들은 앰뷸런스가 들어올 때마다 몰려들어 시신을 확인하느라 아수라장이다.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 초반에만 해도, 지상군 투입까지 과연 갈까, 대량살상이 벌어질까 반신반의했는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났다. 비난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고.


이스라엘이 ‘프로텍티브 에지’라는 이름으로 이번 공격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또 다시 이런 대규모 살상극을 벌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였다. 국제사회는 늘 반복되는 중동 분쟁에 개입하길 꺼렸다. 지난 9일 인터넷매체 더와이어는 “이번 공격에서 이스라엘에는 새로운 무기가 있다. 바로 ‘세계의 무관심’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가자지구가 내려다보이는 스데롯 언덕에서 박수를 치며 공습을 구경하는 이스라엘인들의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이스라엘의 행태에 비난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세계 곳곳에서 이스라엘 규탄시위가 열렸고, 일부는 유혈 충돌로 이어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셰자이야 학살 후 ‘양측의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에는 자위권이 있다”며 사실상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승인했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뒤늦게 민간인 대량 사망에 유감을 표했다.


-당초 충돌이 시작된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소년들의 납치살해사건이었는데 왜 이렇게까지 번진 건지.


지난달부터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한 동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유대인 ‘정착민’들과 아랍계 주민들 간 마찰이 심해졌다. 이스라엘이 무력으로 땅을 빼앗아 만든 점령촌, 이른바 ‘정착촌’은 팔레스타인 마을들 사이사이에 밀집해 있다. 주민들 간 충돌이 쉽사리 점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대인 소년 3명이 납치·살해됐고, 이어 팔레스타인 소년 1명이 끔찍하게 보복살해를 당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카타르대학 아랍전문가 라르비 사디키는 알자지라방송 웹사이트 기고에서 “아이들의 연쇄적인 죽음이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다는 것은 허구에 불과하다”고 지적. 이번 사태는 팔레스타인 곳곳에 정착촌을 확대해온 이스라엘의 정책, 가자지구의 숨통을 죄는 이스라엘의 봉쇄 등이 가져온 ‘논리적인 연쇄’일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 가자지구는 소년들의 잇단 납치사건과는 관계가 없었다. 특정 사건에 대한 보복이라기보다는 세계의 무관심, 그리고 미국의 이스라엘 편향정책이 ‘피의 일요일’을 부른 셈이다.


-5년 전에도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이 있었고... 이런 비극이 번번이 반복되는 듯.


1948년 이스라엘의 국가수립을 팔레스타인인들은 ‘알나크바(대재앙)’라 부른다. 재앙은 이들의 땅을 빼앗고 세워진 이스라엘의 건국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서방의 돈과 무기를 지원받은 이스라엘의 극우 민병대는 팔레스타인 마을들을 찾아다니며 대량살상을 저질렀고, 군과 국가기구를 총동원한 학살도 수시로 일어났다. 


1982년 레바논 사브라·샤틸라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벌어진 학살은 대표적인 예다. 훗날 이스라엘 총리가 된 아리엘 샤론 당시 국방장관의 승인 아래, 유대 민병대가 난민촌에 들어가 살육전을 벌였다. 이스라엘 추산 800명 가량이 숨졌지만 팔레스타인 측은 3000명 넘게 학살됐다고 주장한다. 이 일로 샤론은 군복을 벗었지만 곧 주택건설부 장관으로 자리를 바꿔 정착촌 건설을 강행했다. 샤론은 2000년 팔레스타인인들의 ‘인티파다(봉기)’를 의도적으로 유발한 뒤 대립 분위기를 틈타 총리에 오르기도 했다.


-2009년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이스라엘이 여러 살상무기를 썼다는데.


2008년말~2009년초 이스라엘의 ‘가자전쟁’ 때에는 1400명 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이스라엘은 유엔이 금지한 화학무기인 백린탄과 집속탄을 대거 사용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몇몇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이번에도 백린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 대신 이번에 이스라엘은 첨단무기 아이언돔과 집속탄의 일종인 ‘플레솃탄’ 등을 동원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무기시험장’으로 쓰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교전 과정에서 이스라엘군도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태가 어디로 갈지.


셰자이야 공격 과정에서 이스라엘군도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숨진 병사 가족들에게 “이번 작전이 더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이번 사태를 어디까지 끌고 갈 지는 알 수 없다. 


이스라엘이나 가자지구 무장조직 하마스 양측 모두, 더 이상 유혈사태가 커졌다가는 정치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하마스는 외부세계와 통한 유일한 통로인 이집트 접경지대의 땅굴들이 지난해 이집트 측 군사작전으로 대부분 봉쇄되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이스라엘도 셰자이야 학살 이후로는 ‘하마스의 로켓공격에 맞선 정당방위 차원의 군사적 대응’이라는 주장을 더 이상 할수 없게 됐다.


-그럼 휴전 협상이 성사될 수도 있을까.


앞서 이집트가 내놓은 휴전안은 하마스가 거부했으나, 카타르의 중재로 20일 휴전협상이 재개됐다. 이집트의 새 정권보다 훨씬 더 하마스와 친화력이 있는 카타르를 통해 중재안이 나올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카타르가 하마스에 자금을 지원해 숨통을 틔워주고 미국이 중재하는 형식으로 휴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휴전을 이끌어내려는 미국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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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베를린 책임자에게 추방령을 내렸다고. 양국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데.


독일 정부가 지난 10일 베를린 주재 미 대사관 소속으로 일해온 CIA 베를린 책임자에게 출국권고를 했다. 독일 정부는 ‘추방’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고 “미국 정보기관의 독일 내 활동에 대한 의문이 생긴데 따른 퇴거요구”라고만 설명했으나, 사실상 추방령이었다. 현지언론 슈피겔은 독일 정부의 이런 강경대응을 “외교적 지진”이라 표현하며 양국 간 긴장이 몹시 높다는 걸 보여주는 일이라 풀이했다. 발단은 이달 초 독일 연방정보국(BND) 직원 하나가 미 CIA에 포섭돼 이중간첩 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게 들통난 거였다. 뒤이어, 독일 국방부에서도 비슷한 혐의를 가진 직원이 적발됐다.


-독일 측은 자국 정보기관들에게 내부 단속령을 내렸다는데.


독일 총리실은 자국 정보기관들에게 별도로 통보할 때까지 미국 정보기관들과의 협력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테러위협이나 아프가니스탄 주둔 독일군의 안전 같은 긴급한 안보 관련된 내용이 아니면 사실상 미국 정보기관과의 협력을 중지하라는 지시라고 독일 언론들은 분석했다. 정보국과 국방부에서 스파이 혐의자가 나타났기 때문에 정부가 내부 감찰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이 앞으로 몇 달 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스파이 문제는 독일에서 계속 이슈가 될 것 같다. 몇몇 언론들은 독일 국내정보 담당기관에서도 스파이로 의심되는 인물에 대한 첩보가 있다면서 정부 내에 스파이가 더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파이 갈등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것같은데...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온 건지.


외국에서의 간첩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해온 ‘오만한 미국’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수집을 폭로한 뒤 독일에서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맹방인 독일조차 정보수집 대상이었다는 것,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까지 감청 당했다는 것, 독일 정보기관이 미국 측의 정보수집에 협력했다는 것이 잇달아 폭로되자 여론이 들끓었다. 나치 시절과 동독 시절 ‘비밀경찰’의 악몽을 잊지 않는 독일 국민들은 사생활 침해와 정보수집을 몹시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메르켈 정부는 미국에 해명을 요구하면서도 NSA 사건 뒤에 미국에 대한 강경 비난을 자제해왔던 것 같은데.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해왔다. 그러나 이달 들어 스파이 사건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쌓이고 쌓인 분노가 폭발했다. 독일 당국은 당초 간첩행위를 한 정보요원이 러시아에 고용된 것으로 보고 덫을 놔 체포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미국에 동시 포섭된 이중스파이임을 알고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노든이 폭로한 NSA의 정보수집은 기본적으로 통신데이터를 모으고 신호를 감청하는 ‘시긴트(SIGINT)’ 활동이다. 하지만 이번에 독일 당국이 적발한 CIA의 간첩 공작은 사람을 동원한 첩보 즉 ‘휴민트(HUMINT)’라는 점이 다르다. 독일에서까지 노골적으로 휴민트 활동을 한 것에 메르켈 정부와 의회 모두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파이 행위를 들켜놓고도 미국이 ‘무성의’로 일관한 것이 독일을 더 격앙시켰다는 얘기도.


스파이짓이 드러난 뒤에도 미국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주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존 브레넌 CIA 국장과 존 에머슨 독일 주재 미국대사는 독일 측의 해명요청에도 확답을 주지 않았고, 재발방지 약속조차 하지 않았다고. 이로 인해 독일 측은 미국이 NSA 사건 이후 유럽국들을 휩쓴 분노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오바마 정부가 스파이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못 느끼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10일 토마스 데 마이치에레 내무장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 페터 알트마이어 총리실장이 긴급 통화 끝에 ‘초강력 대응’으로 의견을 모았고, 기피인물 지정 같은 외교적 절차 없이 곧바로 CIA 책임자에게 출국을 요구했다고 한다.


-메르켈 총리가 이례적으로 강하게 나온 데에는 국내정치적인 요인도 있었다고.


가뜩이나 정부가 NSA 정보수집에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는 국민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에서, 가만 있다가는 메르켈 정부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동맹에 대한 스파이짓은 에너지 낭비”라면서 시리아 내전이나 이라크 분쟁에나 더 집중해야 한다고 미국을 일갈했다. 또 지난 12일에는 독일 공영 ZDF 방송과 인터뷰에서 “(추방 조치로) 무엇인가 변화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메르켈은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서로 협력하는 파트너라고 할 수 없다, 우리는 더 이상 냉전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면서 미국에 대한 비판을 되풀이했다.


-이번 일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뭔가.


독일 측의 격앙된 태도와는 좀 인식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1일 “차이점이 있다면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서 해결할 생각이고, 미디어를 통한 방식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뒤에서 의논할 일이지 왜 공개를 했느냐고 독일 측에 유감을 표한 것이다. 사건의 여파가 커지니까 독일 달래기에 나서고는 있는 듯하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3일 “독일은 여전히 진정한 미국의 우방”이라고 강조했다. 이 선에서 봉합을 하자는 뜻으로도 읽힌다.


-일각에서는 ‘제2의 에드워드 스노든’이 있는 게 아니냐 하는 얘기도 나온다는데.


독일이 잇달아 미국 스파이를 색출해낸 데에는 누군가의 제보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인 힐(The Hill) 등은 미국 정보기관 내부에서 ‘제2의 스노든’이 출현해 이번 사태를 폭로했다는 분석과 함께 독일은 물론 각국으로도 ‘미국 스파이’ 색출 작업이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스노든의 폭로 내용을 가디언을 통해 처음 보도했던 미국인 저널리스트 글렌 그린월드 기자도 “또 다른 누설자가 존재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구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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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이 중남미에서 국경을 넘어 밀입국하는 청소년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로 인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소도시 무리에타 주민들은 지난 1일 중남미 국가에서 온 밀입국 청소년 140여명을 태운 연방 국경순찰대 버스를 온 몸으로 가로막았다. 연방 국경순찰대가 텍사스주에서 붙잡은 밀입국 청소년들을 무리에타에 있는 수용소로 이송하려던 참이었다. 텍사스 수용시설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불법 밀입국자에게 우리 세금을 쓸 수 없다”고 소리쳤다. 머릿니와 옴에 감염된 밀입국 아동들이 지역 사회에 질병과 범죄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결국 버스는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쪽에선 살 길을 찾아 국경 넘어온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맞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밀입국 청소년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이슈가 된 모양인데, 불법 월경하는 중남미 청소년들이 많은가.


최근 9개월 동안 미국으로 ‘나홀로’ 밀입국을 시도한 17세 이하의 중남미 청소년들의 숫자는 전년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5만2000여명에 달한다. 연말까지 최소 9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먹고 살 기회가 좀 더 열려 있는 미국을 향해 남쪽으로부터 올라오는 이주민의 행렬은 이전부터 계속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이들이 목숨을 걸고 넘어오고 있다. “밀입국하다 적발되더라도 보호자가 없는 어린이는 미국 정부가 추방하지 않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더라”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밀입국한 아이들은 붙잡히면 보호소로 넘겨지거나 미국에 거주하는 친척에게 인계된다. 길게는 2년 이상 걸리는 추방 재판 기간 동안 학교에 다닐 수도 있다. 돈을 받고 밀입국을 알선해 주는 브로커 조직은 이같은 사실을 부풀려 지원자를 모집한다.


-주로 어디에서 오는 아이들인가.


주로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에서 오는 아이들이다. 이런 밀입국 청소년들은 목숨을 걸고 홀로 수 천㎞를 여행한다. 이 과정에서 지쳐 숨지거나 살해당하는 비극적인 사연들이 넘쳐난다. 지난달 15일에는 과테말라에서 온 15살 소년 힐베르토 라모스가 미 텍사스주 국경 부근의 사막지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국경 검문소를 불과 1.6㎞를 앞두고 열사병으로 쓰러진 것이다. 라모스의 아버지는 “가족들이 말렸지만 간질을 앓고 있는 어머니의 치료비를 보태겠다며 떠났다”고 말했다.


-특히 그 나라들의 위험한 현실도 아이들이 목숨 걸고 떠나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던데.


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 국경을 넘으려는 이유는 라모스처럼 가족의 생계를 도우려는 경제적 이유 뿐 아니라 중남미 국가들의 불안한 치안 때문이다. 중남미 국가의 갱 집단은 사회 전체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두라스의 살인 사건 피해자는 인구 10만명 당 90명으로 세계 1위이다. 중남미의 갱 집단은 아동을 직접적인 타깃으로 삼아 조직으로 끌어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아동들은 단순히 경제적 불법 이민자가 아니라 분쟁을 피해 도망쳐온 난민의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미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달 중남미 청소년의 밀입국 실태에 대해 “급박한 인도주의적 상황”이라며 이들을 위한 수용시설과 의료서비스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밀입국을 막기 위해 100만달러(약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중미 지역에서 “미국은 불법 입국자의 체류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오바마 정부의 느슨한 이민 정책이 이같은 사태를 만들었다고 비난하며 더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어 중남미 밀입국 청소년 문제는 뜨거운 정치적 쟁점이 되어가고 있다.


-이민개혁 문제는 오바마 정부와 공화당 사이에서 끝없는 이슈였다.


최근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과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개혁 문제로 벼랑끝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워싱턴 정가가 거의 마비됐을 정도다. 며칠 전에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오바마가 의회의 입법 절차를 피해 행정명령을 이용해서 주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제소하겠다고 공격한 바 있다. 오바마는 하원에 발목을 잡히지 않으려고 행정명령을 많이 내려보낸 게 사실이다. 의회 입법 절차를 피해 그렇게 추진하려고 하는 사안 중 대표적인 게 이민개혁 문제다. 오바마는 공화당이 소송을 걸든 말든, 이번 주 안에 이민개혁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할 뜻을 밝혔다.


-이민개혁 행정명령의 내용은 뭔가.


오바마가 의보개혁과 함께 중점과제로 추진 중인 이민개혁은 지난해 초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통과됐는데 하원에서 공화당 보수파들의 반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바마는 의회 논의를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당장 대통령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아직 공개적으로 행정명령의 내용이 뭐가 될지 밝히진 않았지만, 예산을 더 배정해 국경 수용소에서 난민심사를 더 빨리 하는 것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중남미에서 온 이주자들의 대기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


-하지만 대기시간을 줄이는 것은 부분적인 해법일 뿐이고. 결국 이주자의 신분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가 관건 아닌가.


가장 큰 문제는 1100만명에 달하는 미국 내 미등록 이주자들의 사면 여부다. 우리는 불법이주, 불법이주자라는 말을 쓰지만 미국에서는 사실 사람의 존재에다가 불법을 갖다붙이는 것이 적절치 않다 해서 요새 주로 미등록 이주라는 말을 쓰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대상은 평균 10년 이상 미국에 체류하다 비자 기한이 지나 미등록 지위가 된 이주자들이다. 한국계 이민 2세들, 미등록 이주자 부모에게서 태어나 역시 미등록 신분이 된 젊은이들 중에서도 미등록 이주자를 미국 국민으로 인정해달라는 운동을 하는 이들이 여럿 있다. 지난해 오바마가 백악관에 그런 젊은이들을 불러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미등록 이주자 중에는 이렇게 한인 등 아·태계도 많으나 대부분은 중남미 출신이다.


-개혁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이민자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기회를 주고 활용하겠다는 게 오바마의 생각이고. 반면 공화당은 이주자들을 받아들이면 일자리를 빼앗기고 사회복지 비용이 늘어난다고 주장하는 건데. 여·야 타협에 의한 이민개혁은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고 봐야. 그래서 오바마 정부는 우선 국경에서 벌어지는 비인도적인 위기상황이라도 좀 줄여야 한다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민 문제는 세계 어느 나라나 사실 받아들여야 할 부분. 우리도 앞으로 많이 고민해야 할 문제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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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일 모레 한국을 방문한다집권 2년차를 맞고 있는 시 주석은 중국에서 요즘 마오쩌둥에 비견될 정도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파죽지세로 당과 정부의 권력을 장악해 가고 있는 시 주석의 행보를 알아본다.

시 주석은 2012년 11월 공산당 제18기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와 2013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거치면서 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국가주석 자리에 올랐다군 통수권을 예상보다 일찍 물려받았지만 그때만 해도 중국인들은 총리를 맡은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와 함께 어느 정도는 권력을 분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집권 1년여가 지난 지금정치 경제 모든 분야에서 시 주석이 권력 독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게 곳곳에서 확인된다지난 13일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중앙재경 영도소조 조장을 맡고,리 총리는 부조장을 맡았다고 보도했다정치와 외교는 주석이경제는 총리가 맡는다는 기존 관례가 무너진 셈이다.

-당초 시 주석은 취임 당시 화합을 중시하는 덕장으로 평가받았는데권력이 집중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신설하기로 결정된 국가안전위원회 주석과 중앙전면심화개혁 영도소조 소장 자리도 꿰찼다개혁영도소조 조장은 리 총리가 맡지 않겠느냐 하는 관측이 많았는데 역시 빗나갔고시 주석이 직접 챙겼다인터넷 강국을 만들겠다며 출범한 인터넷 안전정보화 영도소조 조장도 시 주석이 맡았고국방 개혁을 위한 소조 조장도 시 주석이 겸직하고 있다앞으로 문화분야 소조 등으로 시 주석의 장악력이 확장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중국은 여러 소조를 두고 상무위원들이 나눠서 책임을 분담해왔다하지만 지금대로라면 시 주석의 ‘1인 독주라고 봐야할 듯시 주석의 권력 장악 정도가 덩샤오핑을 뛰어넘는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시 주석 어록을 학습시키는 것을 비롯해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있다.

시 주석의 어록과 해설집이 출간되고 이를 철저히 학습하라는 지시가 각 기관에 내려가는 등 선전작업이 한창이라고공산당 이론지인 구시(求是) 6월호는 시 총서기의 생각은 이제 당과 국가의 지침으로 간주되고 있다라고 규정했다. ‘시쩌둥이란 표현이 회자되고 있다는 점은 시 주석이 절대권력을 휘둘렀던 마오쩌둥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권력 강화가 가능했던 배경은.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 전 부총리는 8대 혁명원로인데다 시 주석 본인의 군부 내 인맥이 탄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권력기반이 넓은 것도 있고당내 각 계파가 기득권 집단을 타파하고 개혁을 이루려면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는 것 같다당 지도부 내에서 후진타오 주석 시절 집행력이 너무 약했다는 반성이 나왔고그래서 이를 시 주석에게 권력을 몰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이 강조해 온 것이 2020년까지 관리 체계와 관리능력을 현대화한다는 것이고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중 하나가 바로 집행력 강화다개혁을 위해서는 권력이 더욱 집중돼야 한다는 데에 지도부 내 공감대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권력이 지나치게 강화되면 결국 독재로 갈 우려가 있지 않나.

시 주석의 권력집중에 이론적 바탕을 제공하고 있는 사람은 왕후닝 정치국원으로 알려져 있다왕후닝은 개혁은 중앙권력의 집중을 필요로 한다는 신권위주의 이론을 주창해 왔다하지만 신권위주의의 폐해를 우려하는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서방에서는 중국의 권력 강화가 위험수위에 근접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 총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칼럼에서 시 주석은 개혁이 장기적으로 불러올 위험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겉으론 개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중국 당국은 언론 검열을 강화하고 개혁파 지식인을 탄압하고 있으며인터넷 여론 통제의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 주석의 권력 강화와 함께 또 다른 축으로 진행되는 것이 공산당의 부패 척결인데어떻게 돼가나.

중국 공산당이 오늘 창당 93주년을 맞았다공산당의 요즘 화두는 반부패다특히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한 5세대 지도부가 거물 부패 정치인이른바 호랑이 사냥을 어느 정도나 할 것인가가 관심사다현재 처벌 대상에 올라 있는 최우선 타깃은 한때 권력 서열 9위였던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정법위원회 서기)이다그는 후진타오 주석 시절 사법과 공안을 장악권력 분점체제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그러나 부패척결 대상으로 몰리면서 그의 권력기반이었던 석유방(석유산업 관련 파벌)과 쓰촨방(쓰촨성 인맥)은 초토화됐다그의 친인척측근 관리 300여명이 구금돼 있다.

-저우융캉은 지금 체포됐나.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저우융캉도 체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저우융캉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일원인 상무위원이었기 때문.저우융캉이 사법처리되면 상무위원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공산당의 불문율이 깨지게 된다즉 저우융캉 사법처리는 부패를 없애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하는 잣대라고 볼 수 있다홍콩 빈과일보는 지난달 23일 고위 공직자 사정작업을 맡고 있는 왕치산 중앙기율위원회 서기가 한달 넘게 공개석상에서 보이지 않는다면서 저우융캉 처리라는 중대 임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리펑 전 총리 일가도 거론되던데.

리펑 일가와 측근은 중국의 전력업계를 장악하고 있어 수많은 부패 연루 의혹을 받아왔다리펑 총리의 딸과 아들이 중앙기율위 조사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리펑 본인까지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는장쩌민 전 주석이 동의해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관측됐다리펑은 장쩌민 시절의 인물. 장 전주석은 여전히 중국 정계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다.

-당초 일각에선 시 주석의 부패 청산이 집권 초기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하지만 이제는 이런 시각이 자취를 감추는 분위기다

시 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 같다심지어 2007년 시 주석을 차기 지도자로 밀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쩡칭홍 전 부주석조차도 부패척결 대상으로 거론된다시 주석 체제의 이런 움직임계속 중국 지도부의 변화를 불러올 듯다만 태자당상하이방칭화대 동문 등 각종 인맥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현 상황을 시 주석이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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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의 악명높은 갱 조직 마피아를 파문했다고안전 위협 속에서도 마피아 본거지를 직접 찾아간 교황 소식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1일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의 카사노 알로니오를 방문했다이 곳은 대표적인 마피아 조직인 은드란게타의 본거지다교황은 안전 문제에 대한 주변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아가 미사를 집전하면서 마피아를 맹비난했다교황은 마피아는 악을 숭배하는 무리이며공동선을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마피아 조직원처럼 악마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은 신과 교감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그들은 파문됐다고 선언했다.

-감옥까지 찾아가 마피아 수감자들을 만났다는데.

로마에서 남쪽으로 약 442㎞ 떨어진 카사노 알로니오에서는 지난 1월 마피아 공격으로 세 살배기 소년 니콜라 코코 캄폴롱고가 숨지면서 마파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졌다교황은 이날 미사 전 카스트로빌라리 마을에 있는 감옥을 찾아 마피아 범죄로 수감된 약 200명의 남녀 죄수들을 만났다숨진 세 살 아이의 부모도 마피아에 연루돼 마약복용 혐의로 이 감옥에 갇혀 있었다교황은 아이 아버지를 만나서 아이들이 이런 식으로 고통 받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수감자들 상당수는 교황을 만나 눈물을 흘렸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은드란게타는 어떤 조직?

교황이 찾아간 칼라브리아주는 지중해와 맞닿아 중남미나 다른 유럽지역으로 코카인을 운송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은드란게타는 코사 노스트라카모라와 더불어 이탈리아 3대 마피아 중의 하나인데 바로 이 칼라브리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은드란게타는 시칠리아 마피아보다는 국제적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마피아 중에서 가장 소탕하기 어려운 조직이라고 한다주로 가족 간의 유대 관계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경찰이 침투하기 어렵다고도 한다마약밀매 등 조직범죄를 통해 은드란게타가 한 해 거두는 수입은 약 750억달러로 이탈리아 전체 국민총생산(GDP)의 3.5%에 달한다.

-교황의 파문이 마피아를 척결하는 데 효과가 있을지.

최소한 여론을 환기시키고 정부에 강력 대응을 촉구하는 효과는 있을 것같다교황은 조직 범죄자를 가톨릭교회 내에서 자동적으로 파문하겠다고 경고했다이런 경고는 마피아와 교회의 결탁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적잖은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우습게 들릴 수도 있지만은드란게타는 마피아 중에서도 기독교 색채가 강하다고 한다조직 내 의식도 종교적 의례에서 따온 방식으로 하고 있고지역 가톨릭 행사에 조직원들이 대거 참여하기도 했다고교황의 파문은 마피아와 사실상 공존해온 지역 주민들이 마피아로부터 등을 돌리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런데 사실 그동안 바티칸과 마피아의 결탁관계가 계속 비판을 받아오지 않았나.

사실이다교황청의 공식 금융기관인 바티칸은행은 과거 마피아와 결탁해 검은돈을 세탁하고 비자금을 만드는 등의 행위로 지탄을 많이 받아온 게 현실이다전임 베네딕토16세 교황 시절 바티칸 돈 문제가 크게 불거지기도 했다은드란게타라는 조직도 교회에 많은 돈을 기부하면서 성직자들의 지지를 얻고일부 성직자들은 반대급부로 마피아의 결혼식장례식세례식 등에 참석하는 식이었다고교황은 이런 문제들을 개혁하려고 하고 있다바티칸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그리고 마피아에 경고를 보내고 이전의 결탁관계를 끊은 것은 서로 이어져 있는 과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다가 교황이 마피아에게 해를 입는 것은 아닌지.

마피아들이 교황을 해칠 음모를 꾸밀지 모른다는 걱정이 적지 않다칼라브리아주 검사 니콜라 그라테리는 은드란게타가 교황의 개혁 행보를 거추장스러워하고 있다며프란치스코가 그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하지만 교황은 마피아 문제가 결국 청년실업이나 빈곤문제와 이어져있는 만큼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와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칼라브리아주는 이탈리아 안에서도 가난한 지역이고 25세 이하 실업률이 무려 56%라고이번 방문은 이런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지난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난민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시 한번 난민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던데.

교황은 세계 난민의 날을 이틀 앞둔 18일 강론을 하며 나라와 종교에 상관없이 모든 난민들은 존엄성을 지켜주는 대우를 받아야 하며 희망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유럽국들에 난민을 위한 정책을 촉구했다이날 교황의 발언 중 눈에 띄는 말- “예수도 난민이었다.” 교황은 예수의 아버지 요셉과 어머니 마리아는 아기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이집트로 떠난 사람들이라며 기독교인들에게 난민을 도울 것을 호소했다고 이탈리아 ANSA통신이 보도했다.

-교황은 지난해 바티칸 바깥의 첫 방문지로 난민 수용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교황이 지난해 3월 즉위 이래 바티칸 밖으로 처음 나가 찾아간 곳이 이탈리아 남단에 있는 지중해 난민 중간기착지 람페두사 섬이었다난민들이 타고온 배 조각들로 만든 람페두사의 강단에서 설교하는 교황의 모습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뒤 이탈리아 정부는 람페두사 난민수용소의 환경을 개선하고 난민들이 지중해에서 난파해 숨지지 않도록 구조작업을 계속하고 있다하지만 시리아 내전이 격화되고 소말리아 등지의 혼란이 이어지면서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을 실은 유럽행 수송선은 갈수록 늘고 있다올들어서만 5만명 가량이 이탈리아에 기착했다교황은 끊임없이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고성탄절이나 신년 강론 때에도 난민들을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이미 77세로 연로한 교황... 교황의 건강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던데.

즉위 이래 쉴새 없이 바쁜 활동을 해왔던 교황이 당분간 수요 미사 집전을 중단하기로 했다매일 아침 바티칸 내 성당에서 하던 미사도 7월부터 9월까지 집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바티칸이 며칠 전 밝혔다교황은 올들어서도 중동 순방을 비롯해 바쁜 행보를 해왔는데 2주 전 가벼운 병치레’ 때문에 이틀 간 일정을 취소했다교황이 하루 이상을 쉰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그래서 건강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바티칸은 만일 그런 일이 있으면 모두 공개하고 교황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라며 부인했다

가톨릭뉴스서비스(CNS)는 지난해 브라질에 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한국을 방문한다는 것만 빼면 교황은 올 여름에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역대 교황은 여름 휴가 때 전용 별장인 카스텔 간돌포에 가는 게 관례였지만 교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바티칸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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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라크 상황이 다시 심상찮다고.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지 어느새 11년이 지났고또 미군이 철수를 한 지도 몇 년이 됐는데 다시 내전 위기로 치닫는 양상이다이라크 상황지금 어떤지.

지난 10, 이라크 반군이 북부의 대도시 모술을 점령했다. 모술은 바그다드에 이어 이라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유전도시다. 이어 반군은 사담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를 점령했다. 이라크 북서부 거의 3분의1 면적이 반군 수중에 떨어지다시피 했다. 반군은 지금 바그다드 북쪽 110km, 길목에 있는 사마라라는 도시 부근까지 와 있다. 북동부 이란과 접경한 지역까지도 반군이 거의 점령했다고 한다. 반군은 또 15일에는 이라크 치안군 1700명을 처형했다고 주장했다.

-반군은 어떤 조직인가.

이라크 정부에 따르면 시리아에서 활동해온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 ISIL이라고도 하고 ISIS라고도 하는 조직의 무장전투원들이 많은 걸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시리아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다면서 실제로는 이슬람 극단주의 통치를 주장해온 극악한 무장세력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라크 반군 중 이들은 일부일 뿐, 대부분은 이라크인들이다. 과거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미군과 새 이라크 정부에 맞서 싸웠던 잔당들, 그리고 현 이라크 정부의 부패와 종파주의에 반발한 수니파 주민들이 정부에 등을 돌리면서 반군이 됐거나 반군을 응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벌써 10년 가까이 흘렀는데, 종파 분쟁이 이 정도로 심각한가.

이라크는 민족적으로는 아랍계와 쿠르드족, 종교적으로는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뉜다. 쿠르드족은 북동부 자치지역에서 살고 있고, 자치정부와 자치군을 보유하고 있다. 아랍계 중 수니파가 40% 정도, 시아파가 60% 정도다. 인구는 시아파가 더 많은데 사담 후세인 시절 시아파가 많이 탄압을 받았다. 

그러다가 미국의 침공으로 후세인이 무너지고, 유권자들의 선택으로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출범했다. 실권자인 총리는 시아파가 하고, 부총리는 수니파가 하고, 명목상의 수반인 대통령은 쿠르드 정치지도자가 맡는 권력분점이 이뤄졌다. 2006년 알카에다 계열 수니파 무장세력이 기승을 부리면서 잠시 종파 간 내전이 벌어졌지만 그동안 많이 잠잠해진 상태였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알말리키 총리가 시아파들에게만 권력을 나눠주면서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고 한다.

-수니파 반군의 요구사항은 뭔가.

ISIL 같은 경우는, 시리아와 이라크 북서부를 잇는 대 수니파 이슬람국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 지금의 시리아 정권과 이라크 정권은 시아파인데, 이들을 양쪽 옆으로 각각 내몰고 시리아와 이라크 한복판을 묶어서 이슬람 종교법에 따라 다스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의 목표일 뿐, 실현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또한 이라크 수니파들 대부분은 나라를 두 동강 내려는 생각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알말리키 정부의 부패와 수니파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좀 더 공정하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어 전후 재건에 박차를 가하는 걸 원할 것이다. 다만 수니파 젊은이들, 또 쿠르드 젊은이들까지 일자리도 없고 경제복구도 안 되는 현실에 좌절해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점점 경도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시아파는 시아파대로 세를 결집시키고 있다는데.

이라크 시아파 최고지도자인 알리 알시스타니가 지난 13 나라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나서라는 파트와를 내렸다. 파트와는 이슬람 고위 성직자가 내리는 일종의 포고령이다. 그 후 바그다드와 남서부 곳곳에서 시아파가 무기를 들고 집결하고 있다. 

하지만 알시스타니는 미군정 때에도 혼란을 막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을 시아파에 요청한 바 있고, 8년 전 종파분쟁 때에도 극렬 대립을 막으려고 애썼던 사람. 이번에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포고령을 내렸지만, 하루만인 14일에는 다시 극단적인 행동을 자제하라고 시아파들에게 당부했다. 지금 상황의 열쇠는 시아파보다는 수니 반군이 쥐고 있는 것같다.

-이라크 정부는 결국 미국에 다시 군사개입을 요청했다고

지난주 뉴욕타임스가, 알말리키 정부가 미국에 비밀리에 공습을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미국이 어떤 식으로 개입할지는 아직은 불확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공습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지만, “이라크에 어떻게 개입할지 결정하는 데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말이나 돼야 가닥이 잡힐 듯하다. 오바마는 지상군 투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앞서 오바마는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연설하면서 당신들은 아프가니스탄에도 이라크에도 파병되지 않을 대테러전 이후의 첫 기수라고 공언했다. 그러고 몇 주 만에 뒤집지는 않을 것이다. 10여년 전쟁으로 재정은 바닥났고, 국민들도 대테러전을 실패작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가 취임과 동시에 가장 먼저 추진한 것도 이라크에서 미군을 빼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벌써 미국의 항모가 걸프에 가 있다는데. 그럼 앞으로 미국의 시나리오는 뭘까.

마침 아라비아해에 있던 조지 H W 부시 항공모함이 걸프로 이동했다. 이 배는 핵추진 항모인데 미국이 갖고 있는 항모중 최대급, 최신형. 하지만 아직은 압박용으로 보인다. 다만 지상군은 들여보내지 않더라도, 전투기나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아주 제한적인 공습을 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이런 공습이 반군을 억제하는 데에 효과가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또 반군이 지금 교전 중인 곳들은 대도시이고 인구밀집지역이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 국방부 관리들도 반군 거점 등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습했다가 자칫 인명피해만 낼 수도 있다. 이라크 치안군이 지금 반군들 있는 도시를 무차별 공습하면서 벌써 시민들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라크 정부를 돕기 위해 이웃한 이란 군이 들어갔다는 얘기도 있던데.

영국 가디언은 이란군 2000명 정도가 국경을 넘어 이라크에 들어가서 반군과 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시아파 종주국이나 다름없고, 알말리키의 시아파 정부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군 개입설을 전면 부인했다. 로하니가 지난 14일 마침 취임 1주년을 맞았는데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라크 안에 들어가 있는 이란 군은 없으며, 이라크 정부로부터 개입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란 정부의 공식 파병 명령에 따른 것은 아니지만, 이란 혁명수비대 일부가 들어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전투조직은 아니고, 군사훈련과 전술자문 등을 담당하는 장교들이 이라크에 들어간 것 같다. 이란은 16일부터 서방과 핵협상을 재개했다. 이란은 핵협상과 경제제재 해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군사개입에 나설 여력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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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 새 대통령이 취임했다. 시리아에서도 대선이 치러졌다. 아랍의 봄으로 민주화 열기가 한창이었던 지역에, 다시 권위주의 정권이 들어서는 양상. 중동 북아프리카 아랍의 봄 이후 상황을 점검해본다.

지난 8일 이집트의 새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가 취임했다. 엘시시는 카이로의 헌법재판소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첫 TV 연설을 하면서 화해와 관용의 기반 위에 새 시대가 세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해와 관용을 얘기하면서, 엘시시는 폭력 행위에는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엘시시의 취임식 자체도 삼엄한 경계 속에 치러졌다. 국방장관 자리에 있으면서 지난해 군부 쿠데타를 일으킨 엘시시는 정치적 반대 세력인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을 해산시키고 형제단 시위대 수백명에게 사형을 선고한 바 있다. 화해와 관용은 당분간 먼 미래의 얘기가 될 것 같다.

-대선에서 엘시시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뒀는데. 이집트인들은 민주주의보다는 안정을 바랐던 것으로 봐도 될까.

엘시시는 지난달 26~28일 치러진 대선에서 96.9%를 득표했다. 수치로만 놓고 보면 민주선거였는지 의심스러운 수준의 압승이다. 하지만 투표율은 매우 낮았다. 당초 투표를 이틀 동안 하기로 했다가 투표율이 너무 낮아서 하루 연장했는데도, 최종 투표율은 47.4%였다. 유권자 절반 이상이 투표소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한 마디로 엘시시를 지지한 사람들만 투표를 한 셈이다. 국민들 절반은 지지를 유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동의 왕정 국가들은 이집트에 새 정권이 들어선 것을 환영했다는데.

지난해 7월 쿠데타로 쫓겨난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은 무슬림 형제단을 조직적 기반으로 하고 있었는데,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연합, 오만 등 걸프의 왕국들은 이 조직을 극도로 경계했다. 이슬람 정치운동 중에서도 형제단의 운동은 과거 군부독재정권이나 왕정에 반대해온 풀뿌리 민중 조직 성격이 짙다. 그래서 무르시가 쫓겨나자 걸프 국가들은 이집트 군부를 대대적으로 지원했고, 수백억 달러를 내줬다. 

이번에 집권한 엘시시는 미국 유학파로 미국과도 친하고, 걸프 왕국들로부터도 지원을 받는 셈이다. 엘시시는 우선 치안과 경제회복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했는데, 여론을 억압하고 극도로 통제하면서 걸프 자금으로 당장 서민생활의 급한 불을 끄는 식의 정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 절차가 보장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에서도 대선이 실시됐다고.

시리아 내전으로 15만명 넘는 사람들이 숨졌으며 230만명 이상이 난민이 됐다. 시리아 내부를 떠도는 유민들까지 포함하면 내전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은 천문학적인 숫자다. 하지만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여전히 건재하다. 아직 투표 결과는 안 나왔지만 지난 3일 치러진 대선에서 아사드의 3연임이 확실시된다. 

시리아에서는 그동안 대선이 제대로 치러진 적이 없다. 여러 후보가 나온 대선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이번에도 역시 아사드를 위한 정치적 요식행위에 그쳤다고 봐야할 듯. 국제사회는 이번 선거를 피의 선거라고 비난했지만, 아사드 대통령은 이미 내전에서 승기를 잡았고 오랜 피난 생활에 지친 난민들은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리비아 상황은.

무아마르 카다피가 쫓겨난 지도 벌써 3년이 넘었다. 지난 3년 동안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는 새 정부가 세워졌고 인권변호사 출신의 총리가 잠시 집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전 때 무기를 손에 쥔 무장세력들은 내전이 끝난 뒤에도 총을 내려놓지 않았다. 특히 카다피에게 강력 저항했고 내전 승리를 견인했던 동부 지역의 무장세력들이 지금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동부 중심도시 벵가지 등에서는 이들이 자치정부를 멋대로 선언하기도 했다. 최근 퇴역장성 칼리파 하프타르가 이끄는 동부 세력이 반정부 투쟁을 선언하면서 내전 상태 가깝게 변해버렸다.

-리비아의 혼란에는 석유 이권 문제도 결합돼 있다는데.

동부 무장세력과 부족집단들의 요구는 명확한 듯. 동부 유전에서 나오는 석유 이익을 트리폴리 중앙정부에 내주지 않겠다는 것. 수도 트리폴리에서조차도 정부는 치안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고, 무장조직들이 구역을 나눠 자기들이 치안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형편이다. 무기력만 드러낸 알리 제이단 총리는 작년에 무장세력에 납치된 적도 있었다. 결국 지난달 말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이슬람주의자인 아흐메드 마티크 총리가 취임했다. 그런데 취임하자마자 지난달 27일 마티크 신임총리 집이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리비아 상황도 당분간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 상황대로라면 아랍의 봄은 사실상 실패한 게 아닌가.

겉모습만 보면 그렇다. ‘아랍의 봄으로부터 3년여가 흐른 지금. 거리를 가득 메웠던 희망의 함성은 사라졌고 국가들은 하나 둘씩 아랍의 봄 이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이슬람주의 정권이 잠시 들어섰다가 군부 지도자가 복귀한 셈이 됐고 리비아에서는 혼란 속에 이슬람주의 총리가 취임했다. 시리아는 민주주의를 요구했던 반정부 진영이 내전에서 패색이 짙고, 예멘은 장기집권 독재자가 쫓겨난 뒤 알카에다 같은 이슬람 테러단체의 온상이 됐다. 바레인의 민주화 시위도 정부의 강경진압으로 소강상태다.

-그렇게 된 이유가 뭘까.

아랍의 봄이 맥없이 퇴행하게 된 것은 즉흥적인 봉기에서 촉발된 시위를 뒷받침해 줄 조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독재를 거치면서 대안적인 시민사회 세력이 형성되지 못했다. 이들 이슬람 국가에서 조직력을 갖춘 집단은 이슬람 단체와 군부뿐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럼니스트 아미르 타헤리는 조직력을 갖춘 세력이 혼란을 틈 타 권력을 잡으면 이에 반대하는 세력이 다시 집결해 더 큰 혼란이 야기되고, 결국 군부가 구원자로 나서는 패턴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내전 역시 결국 알누스라전선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과 정부군의 싸움으로 변질됐다.

-역사는 기나긴 과정이며, 민주주의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걸 보여주는 듯.

바로 그렇기 때문에, 아직 실패라고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의견도 많다. 지금은 민주주의의 원형으로 평가받는 프랑스 혁명도 나폴레옹 체제라는 반동 국면을 겪었다.우리도 오랜 시간에 걸쳐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과정을 지금까지 밟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는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아랍의 봄이 실패로 끝난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기회의 창은 이제 막 열렸다고 논평했다. 한번 자유를 맛본 아랍의 시민들에게서 앞으로 계속 더 많은 요구가 터져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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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나이지리아에서 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로 여학생들이 집단 납치됐다. 이어 파키스탄과 인도에서 또 여성들을 노린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다. 여전히 세계 인구의 절반인 여성들은 곳곳에서 인권을 무시당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건들이다. 

지난달 27일 파키스탄의 제2 도시인 펀잡주의 라호르시 고등법원 앞에서 파르자나 파르빈(25)이 아버지와 오빠를 비롯한 20여명에게 돌에 맞아 살해당했다. 가족의 허락 없이 무함마드 이크발(45)이라는 남성과 결혼해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것이 이유였다. 파르빈은 임신 3개월이었다이슬람권에서 적잖게 벌어지는 이른바 명예살인이었다.

-대체 명예살인이 뭔가.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혹은 때로는 더럽힐 수 있다는 이유로 여성들을 남성 가족 구성원이 살해하는 것이다. 파키스탄에서 명예살인은 불법이지만 인권단체 아우랏 재단에 따르면 매년 이렇게 숨지는 여성이 약 1000명이나 된다. 대부분의 명예살인이 정부의 행정력이 잘 미치지 않는 시골 지역에서 이뤄지지만, 이번 사건은 대도시 중심가에 있는 법원 앞에서 대낮에 일어났다는 점 때문에 파키스탄 내에서도 충격을 주고 있다.

-그 명예살인이란 게 이슬람 교리에 따른 것인가.

유독 이슬람 사회에 남아 있는 명예살인과 투석형의 잔재 때문에 이슬람이 원래 여성을 억압하는 종교라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는 명예살인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다. 게다가 코란은 남녀를 동일한 의무와 책무를 가진 인생의 동반자로 규정하면서 서구사회보다 몇 세기나 앞서 무슬림 여성에게 이혼과 상속권을 부여했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인들은 “2014년 파키스탄에 사는 사람들보다 1400년 전 아랍이 더 현대적이고 개방적이다라고 한탄하고 있다. 

이슬람의 문제라기보다는,빈곤과 교육수준의 문제다. 이슬람 국가들 상당수가, 빈곤 등으로 교육수준이 낮거나 억압적인 부족 문화가 혼재해 있는 지역들이다. 조혼도 흔하다. 이런 것들이 여성의 권리를 무시하고 남성 의존도를 높이는 악순환을 야기하고 있다.

-참 끔찍한 일인데... 하지만 뒤이어 파르빈 사건의 또 다른 반전이 드러났다고.

살해된 파르빈의 남편은 아내가 숨진 뒤 아내의 가족들을 맹비난했다. 하지만 남편 이크발이 아내를 잃기 전 첫 아내를 살해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크발이 살고 있는 펀자브주 경찰에 따르면 이크발은 6년 전 첫 부인을 살해했습니다. 하지만 이크발은 1년을 갇혀 있다가 피살된 첫 부인의 가족에게 위자료만 주고 풀려났다. 

이크발은 CNN인터뷰에서 이웃에 살고 있던 파르빈과 다시 결혼하고 싶어서 전처를 살해했다고 스스로 말했다. 이 막장드라마 같은 사건은 파키스탄의 여성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아내를 살해한 남편이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다는 것, 새 아내가 명예살인을 당했다는 것 말고도 이 사건 안에는 신부값과 같은 고질적인 병폐가 녹아 있다.

-신부값은 어떤 것인지? 무슨 문제가 또 끼어 있었던 것인지?

이크발은 파르빈과 재혼하기 전 파르빈 가족들의 허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새 아내의 가족들에게 몸값으로 8만루피( 83만원)와 금붙이를 주기로 협상을 끝냈다는 것이다. 그런데 파르빈의 아버지와 오빠들이 말을 바꿔 10만루피를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파르빈을 살해한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파르빈 살해는 용납할 수 없는 잔혹한 살인이라는 성명을 냈다.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런 일을 명예살인이라 불러선 안 된다고 비난했다. 미국, 영국 등도 잇달아 비판 성명을 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는 개종했다는 이유로 한 여성이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수단에서 메리암 이브라힘(27)이라는 여성이 기독교도 남성과 결혼하면서 개종했다는 이유 때문에 배교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에 수감됐다. 임신 8개월째이던 이브라힘은 27일 옥중 출산을 했다. 많은 이슬람 국가들처럼 수단은 무슬림 여성이 이교도 남성과 결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무슬림 남성은 기독교나 유대교 여성과 결혼하는 것이 가능하다. 

감옥에 갇힌 만삭 여성의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인권단체들은 여성은 자신이 누구와 결혼할지 선택할 수 있다며 석방운동을 벌이고 있다. 수단 정부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밀려 메리암을 사형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법적인 절차들이 남아 있어, 여전히 메리암은 수감 중이다.

-인도에서도 또다시 엽기 성폭행 살해사건이 일어났다는데.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부다운에서 14세와 16세 소녀 2명이 성폭행을 당한 뒤 피살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사촌지간인 두 소녀는 지난 27일 집단성폭행 뒤 살해됐는데, 범인들은 피해자들의 주검을 망고나무에 매달기까지 했다. 이 소녀들은 최하층 카스트 달리트(불가촉천민) 출신이었습니다. 집에 화장실이 없어 들판에 용변으로 보러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카스트제도와 성차별이 결합된 열악한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2012년의 버스 집단성폭행 살인사건 이후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인도 정부가 누차 밝히지 않았나.

2012 12월 뉴델리 버스 집단성폭행 사건 뒤 인도 정부는 성폭행·살해범에 대한 형량을 최고 사형으로 높이는 등 처벌을 강화했다. 하지만 그 후로도 상황은 나아진 게 없는 듯하다. 이번에 소녀들이 살해된 뒤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신고를 받은 경찰관은 범인들이 파악됐는데도 체포를 미룬 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인도의 성범죄는 카스트제도나 힌두-무슬림 갈등 같은 오랜 구조적인 문제와 결합돼 있다. 지난 1월에는 동부 서벵갈주의 20세 힌두교도 여성이 무슬림과 사귄다는 이유로 부족회의에서 집단성폭행 판결을 받기도 했다. 한 마을사람 13명에게 처벌 명목으로 집단성폭행을 당한 이 여성의 사건 때에도 경찰의 늑장 대응이 문제가 됐다.

비슷한 시기에 성폭행을 당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산채로 불태워진 콜카타의 16세 소녀도 있었다.

-인도에서는 22분마다 한번씩 성폭행이 일어난다고 하던데. 정부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두 소녀 성폭행 사건 뒤 라훌 간디 등 야당 지도자들까지 피해자 가족들을 방문하는 등. 2012년 버스 성폭행 사건만큼의 전국적 이슈가 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총선을 치러 나렌드라 모디 새 총리가 취임했다. 하지만 모디가 이끄는 인도국민당은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운 우익정당으로, 성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데에 미온적인 입장이었다. 당 지도부 인사가 성폭행범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빈축을 산적도 있다. 모디 총리는 여아 살해가 유독 많고 보수적인 구자라트 주 출신이다. 모디 총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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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또다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몇 년 째 태국에서 정정불안이 반복되고 있는데. 대체 이번 일은 왜 발생한 것인지, 맥락을 차근차근 짚어봅니다.


사진 Bang Kok Post


발단은 탁신을 위해 추진된 '사면법안'


발단은 지난해 11월 잉락 친나왓 당시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잉락의 오빠이자 2006년 군사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전 총리 등에 대한 사면 법안을 추진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2006년 이후로 계속돼 온 태국의 정치적 혼란 이면에는, 왕실과 군부를 정점으로 한 엘리트 기득권층과 탁신을 상징으로 하는 반기득권층의 싸움이 숨어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이후 정치상황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지난해 11월 1일 새벽 4시에 잉락 총리가 이끄는 프어타이 당 중심의 하원이 사면법안을 통과시킵니다. 며칠 뒤 방콕 등 여러 곳에서 반탁신 진영이 탁신 사면 반대 시위를 합니다. 그래서 결국 잉락이 일주일 만에 사면법안을 철회했습니다.


사면법 철회 뒤에도 정부 '셧다운'을 시도한 반탁신 시위대


‘옐로 셔츠’라 불리는 반탁신 시위대는 방콕 등지에서 잉락 반대시위를 계속합니다. 의회에서는 잉락 불신임안을 추진합니다만, 부결됩니다. 그러자 반정부 시위대는 군 사령부로 몰려가 군의 개입을 촉구합니다. 이때만 해도 쁘라윳 짠-오짜 육군 참모총장은 “군을 끌어들이지 말라”며 시위대의 요청을 거부합니다.

하지만 그 후로도 계속해서 군부를 끌어들이기 위해 시위대는 소란을 일으키죠. 11월 30일부터 12월 1일 사이에 ‘옐로셔츠’ 시위대가 친탁신 ‘레드셔츠’ 시위대와 충돌하고, 이 과정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잉락,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 발표


12월 9일 잉락은 의회 해산을 선언하며, 이듬해 2월 2일 조기총선을 실시한다고 발표합니다. 이때부터 반정부 시위대가 본색을 드러냅니다. 


잠시 과거로 돌아가 보면, 잉락의 친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쿠데타로 내쫓긴 게 2006년이었지요. 탁신의 부패의혹이 적지 않았으나 어찌 되었든 탁신은 선거로 국민이 뽑은 지도자였습니다. 하지만 기득권층이 군을 동원해 내쫓았습니다. 


그 후 지난 8년 간 여러 정권이 교체됐습니다. 탁신계도 있고 반탁신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탁신계는 모두 총선을 치러서 집권한 것이었고, 반탁신계는 군을 등에 업고 의회 투표 등으로 총리를 내놨습니다. 혹은 군인 출신이 옷만 갈아 입고 집권하거나. 바꿔 말하면 2006년 탁신 축출 뒤 실시된 모든 선거에서 탁신계가 이겼다는 겁니다. 그것이 국민의 뜻이었습니다.


총선 거부하는 반탁신계 


그러니 반탁신계가 집권하려면 총선이 아닌 다른 방식이어야 합니다. 잉락이 조기총선을 하겠다고 했지만 반탁신계는 거부했습니다. 반탁신 진영은 총선 없이 국민협의회라는 것을 구성해 향후 12~18개월 동안 개혁 작업을 하자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총선은 치러졌고, 잉락이 이끄는 푸어타이 당이 다시 이겼습니다. 하지만 반탁신 기득권층 중심으로 구성된 헌법재판소는 3월 21일 “총선이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효 결정을 내립니다. 사실 총선이 일부 지역에서 치러지지 못했던 것은 반탁신계의 방해 때문이었는데 말이죠. 


이후 친탁신-반탁신 시위대가 맞붙고, 곳곳에서 소요가 심해집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4월말 이후가 되면 잠잠해져 가던 중이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잉락 해임 결정


2011년 총리실이 국가안보위원회(NSC) 위원장을 경질하고 경찰청장 출신 인사를 그 자리에 앉힌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경찰청장 자리에는 탁신의 처남이었던 사람을 임명했습니다. 


헌재는 이것이 직권남용이라면서 지난 7일 총리 해임 결정을 내립니다. 잉락은 다음날 저항하지 않고 총리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역시 기득권층에 장악된 국가반부패위원회가 이미 물러난 잉락의 탄핵안을 상원에 보냅니다. 탄핵안이 통과되면 향후 5년간 잉락의 정치활동을 금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탁신을 쫓아낸 뒤에도 탁신계 정당을 모두 해산하고 지도부의 정치활동을 금지시켰습니다. 그러면 탁신계의 다른 인물이 새 정당을 만들어 총선에서 승리하고, 그러면 또 몰아내고 새 인물들도 정치활동을 금지시키는 악순환이었는데 이를 다시 추진한 겁니다.


군의 '전격적인' 쿠데타


잉락이 물러난 뒤 정국은 총리 대행 체제로 정국이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지난 20일 쁘라윳 육군참모총장이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합니다. 


처음엔 쿠데타는 아니라고 했던 쁘라윳은 22일 쿠데타임을 공식 인정합니다. 23일 새벽에는 쁘라윳이 급조된 국가평화질서유지위원회(NPOMC)의 위원장과 총리 대행을 겸직한다고 발표합니다. 이어서 잉락을 출두시켜 잠시 구금했습니다. 


잉락은 다시 풀어줬지만, 미디어를 전면 통제하며 공포정치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TV·라디오 정규방송은 중단됐습니다. 군부는 비판하는 언론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헌법 효력은 정지됐고 상원은 총리지명권을 포기했습니다. 사실 상원은 반탁신계가 많았으니 군부에 권력을 헌납하기 위한 '자발적 포기'라고 봐야겠죠. 관광대국인 태국에 야간 통행금지령이 선포됐고, 시위대엔 발포 경고가 내려졌습니다.


또 다시 쿠데타 추인한 국왕


엄청난 위기 상황도 아니었는데 군은 이미 물러난 잉락을 압박하고, 잉락 퇴임 뒤 만들어진 임시내각도 모두 몰아냈습니다. 그러고 나서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군 지도부가 정부를 모두 장악했습니다. 26일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은 쿠데타를 추인했습니다. 


종합하면, 기득권층 국가기구와 시스템이 총동원돼 탁신계를 제거하는 과정이 반복된 것입니다. 잉락 정부를 제거했지만, 반탁신계로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는 처지입니다. 또 질 것이 뻔하니까요. 반탁신계에는 내놓을 만한 정치 지도자도 없습니다. 오죽하면 2008년 반탁신계가 의회에서 밀어올린 아피싯 웨차치와 전 총리의 경우는 사실상 영국에서만 살다 와서 태국 말도 제대로 못 했다 했을 정도일까요. 


그래서 잉락이 물러났음에도 왕실의 물밑 후원을 받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고, 당분간 군정통치를 한 뒤 총선이 아닌 방식으로 반탁신 정권을 창출하려는 계산을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군부 지도자 쁘라윳, '강경 왕당파'


쿠데타를 일으킨 쁘라윳은 ‘극단적인 왕당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0년 반탁신 정부가 탁신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유혈진압해 사실상 학살을 저지른 적 있는데요. 당시 쁘라윳이 군 내에서도 가장 강경하게 유혈진압을 지지했다고 하지요. 


태국 군은 1855년 설립돼, 주변 아시아국가들에 비하면 100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가는 긴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군은 이런 자부심과 함께 왕실의 수호자라는 명분을 늘 강조해왔습니다. 실제 태국 헌법은 군의 역할로 국가주권의 수호와 함께 ‘왕권 보호’를 명기하고 있습니다. 군과 왕실은 정치적 고비 때마다 손잡고 권력을 지켜왔습니다.


국제사회는 쿠데타를 비난하지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등은 일제히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를 비판했습니다. 미국은 제재 가능성도 시사했다. 하지만 미국이 원조를 보류하는 식으로 제재한다 해도 보류할 수 있는 원조액 규모가 1000만 달러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네요. 아니면 군사 협력을 잠시 중단하는 수준인데, 압박 수단이 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가 태국 군부에 민정 이양 일정을 내놓으라고 요구하지만 군부가 당장 물러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다만 이번엔 2006년 탁신을 축출한 쿠데타 때와는 다른 점이, 군부가 주요 언론을 통제하고 있어도 SNS로 반군부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태국 국민들은 이 정치적 위기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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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터키에서 재앙이 일어났습니다. 탄광에서 폭발사고가 벌어져 300여명이 숨졌습니다. 어떤 사고였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어떤 파장을 일으켰는지 정리해봅니다.

터키 참사는 언제 어떻게 일어났나요


터키 이스탄불에서 남쪽으로 250㎞ 떨어진 마니사주 소마 탄광에서 지난 13일 전기공급장치 폭발로 갱도가 무너졌습니다. 19일 현재 공식 사망자 수는 301명. 더 매몰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정부가 수색을 종료했습니다. 1992년 흑해 연안의 종굴닥 탄광 사고 사망자 263명을 뛰어넘는 터키 사상 최악의 탄광 사고로 기록됐습니다.

 

집권당 '안전법안' 거부 2주만에...


터키 이스탄불에서 남쪽으로 250㎞ 떨어진 마니사주 소마 탄광에서 13일 오후 배전장치가 폭발하면서 발생한 화재와 갱도 붕괴로 숨진 광부의 시신을 구조팀이 실어나르고 있다. 소마_EPA연합뉴스


사망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다는데.


사고 첫날, 시신이 되어 나온 사람들 중 한 명은 15살 ‘소년 광부’ 케말 이을디즈였습니다. 소년의 삼촌은 도안 통신에 “더 이상 뭐라 할 말이 없다”며 침통해했습니다. 정부는 “15살짜리 광부는 있을 수 없다”고 부인했지만, 사망자 대부분이 하청업체 계약자들인 것으로 미뤄 광산 측이 신원도 확인하지 않은 채 미성년자까지 고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번 사고는 터키 정부의 탄광 민영화와 규제 완화, 비용을 줄이겠다며 업체가 무분별하게 추진한 하청구조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터키에서는 탄광 사고가 종종 일어났다고 하던데요.


터키에서는 1941년 이후 탄광 사고로 3000명 이상이 숨지고 10만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탄광노조는 오래전부터 정부가 탄광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고, 회사가 노동자의 안전을 희생시키며 이윤을 챙긴다고 비판해왔습니다. 


소마 탄광 소유주인 알리 구르칸은 2012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노조에 가입된 노동자들보다 훨씬 부지런하고 돈도 적게 받는 하청업체 계약자들을 고용한 덕분에 t당 130달러에 달했던 채굴 비용을 24달러까지 낮췄다”고 자화자찬한 바 있습니다.

 

단순 사고가 아닌 ‘산업 학살’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는


특히 하청업체 인력은 안전 훈련도 받지 않은 채 투입되는 경우가 많은데도 당국의 관리감독은 없었습니다. 9개월 전 타네르 이을드즈 에너지 장관이 소마 탄광을 방문했지만 업체의 높은 생산성만 칭찬했을 뿐이었다고 터키 일간 후리예트는 전했습니다. 


소마 탄광 노조와 노동사회안전부도 이 탄광이 지난 2년간 5차례 안전점검을 받았으며, 지난 3월 안전점검에서도 지적 사항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출된 광부들은 “탄광에 안전장치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학살’, “사상 최악의 산업 살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사고 직전에도 탄광 관리감독이 매우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후리예트는 야당 의원 60명이 지난달 29일 소마 일대의 탄광을 조사하자는 결의안을 냈으나 소마 지역구의 의원을 비롯한 집권 정의개발당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14일 보도했습니다. 


야당은 소마에서 지난해 5000건의 탄광 안전사고가 발생했으며, 미성년자를 고용하고 무리하게 초과근무를 시키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정의개발당 소속인 마니사주 부지사 무자페르 유르타스는 의회 조사결의안을 무산시키기 위해 “소마 탄광은 터키 내에서 가장 안전하다” “직업 특성상 치명적인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는 궁지에 몰렸겠군요.

 

이번 사고가 다음 달 대선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선 출마를 노리는 에르도안 총리는 알바니아 방문을 취소하고 사고현장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격앙된 광부 가족들의 항의만 빗발쳤습니다.


터키의 '팽목항' 소마, 시위대에 최루탄


에르도안의 잇단 발언들은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에르도안은 “영국 역사를 보니 1838년에는 탄광사고로 204명이 숨졌고 1866년에는 361명이 사망했더라”면서 100년도 더 지난 영국의 탄광사고를 예로 들며 이번 사건을 설명, 빈축을 샀습니다. 또 탄광 사고의 책임을 묻는 유족을 때렸다는 논란까지 벌어졌습니다. “원래 탄광에서는 ‘업무상 재해’가 종종 일어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를 강경진압했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이스탄불에서는 탄광 사고를 방기한 정부와 광산회사 소마홀딩스를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수도 앙카라와 소마에서도 행진과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도 국민들의 슬픔을 달래기는커녕, 반정부 시위를 억누르는 데에만 급급하는 인상입니다. 소마 시는 집회를 금지했고, 애도를 표하기 위해 지난 17일 도시를 찾은 수십 명을 억류했습니다. 


에르도안과 호세프, 시위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


에르도안은 반민주적 여론통제와 부패 스캔들로 지난해부터 국민들의 반발을 사왔지요. 작년에 이스탄불의 유서 깊은 탁심 광장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유혈진압을 했고, 올들어서 에르도안의 부패 스캔들이 잇따라 터졌을 때에도 인터넷 통제에만 열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나이든 유권자들과 농촌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를 믿고 국민 여론을 계속 무시하고 있는 것 같네요.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 한국 여객선 침몰, 나이지리아 여학생 집단납치, 터키 탄광사고... 요새 지구촌에 대규모 재난이 잦은 듯합니다.


최근 두 달 새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한 참사들은 전혀 다른 종류의 사건이지만 신기하리 만치 닮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충격과 슬픔마저 분노로 바꾸어 버리는 ‘정부의 무능' 말입니다.


말레이시아와 터키, 나이지리아, 그리고 한국


이 재난들은 정부의 부실감독·규제완화→초기대응 실패→정부 지도자의 망언→반정부 여론 억제라는 공통된 패턴으로 진행됐습니다. 세월호 탑승객 숫자를 놓고 당국이 우왕좌왕해서 우리 국민들도 많이 분노했는데, 나이지리아에서는 똑같이 정부가 납치된 학생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양산해서 비난을 샀습니다.

 

다들 경제적으로 승승장구 하던 나라들이 아닌가요.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함께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아시아의 모범국가로 손꼽혔습니다. 나이지리아와 터키는 멕시코·인도네시아와 함께 브릭스를 이을 ‘민트(MINT)’ 신흥국으로 꼽혀왔고요. 나이지리아는 2000년 이후 연평균 8%대의 높은 성장률을 거듭해왔고, 지난해 처음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제치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최대 경제국으로 떠올랐습니다. 


터키 역시 에르도안이 집권한 2002년 이후 국내총생산(GDP)이 45% 이상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를 통해 이런 경제적 성과가 안전과 신뢰를 희생시키면서 이뤄낸 허상일 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셈입니다. 터키가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한 민영화와 규제완화가 이번 탄광 사고의 배경이 됐다는 게 단적인 예입니다. 


블룸버그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지난달 세월호를 소재로 한 칼럼에서 “모든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GDP 성장률에 집착할 경우 이런 문제들이 나타난다”며 “위기 시에 정부가 삼류라면 경제가 일류인 것은 필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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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세계적인 포토저널리즘 상인 '소니 포토그래피 어워드 2013'의 수상작들이 발표됐습니다. 
아름답기도 하고 처연하기도 한 사진들 모아 보여드립니다. 
사진들은 모두 Yahoo! News Photo 카테고리에서 가져왔습니다. 


먼저, 귀여운 소녀부터 만나보시죠.


<오래된 미래>로 유명한 인도 라다크의 누브라 계곡, 투르툭 Turtuk 마을의 어린 소녀입니다.
(Sandipan Mukherjee, India, Shortlist, Smile, Open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이 아저씨는 또 누구실까나... 

노르웨이 Røros 의 썰매타기에 나오신 분이랍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이 지역 풍습인데, 해마다 2월에 200명 넘는 이들이 썰매를 끌고 장터로 향한다는 군요.

(Agurtxane Concellon, Norway, Shortlist, Travel, Professional Competition, 2013) 


방글라데시 치타공의 아이들. 집 없이 거리에서 먹고 자는 아이들인데 무슨 사정인지 연기가 골목에서 갑자기 치솟아 눈 가리고 뛰어가고 있는 모습. (Kazi Riasat Alve, Bangladesh, Shortlist, Split Second, Open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아흔 살의 이 할머니, 나이보다 젊어 보이죠? 10대 소녀 시절 2차 대전에 소련군 병사로 참전했던 참전용사입니다. 소련이 붕괴되면서 지금은 벨라루스 국적이 됐고요. 벨라루스 정부가 이 할머니같은 옛 참전병들을 내세워 민족의식을 고양하는;; 선전전을 요즘 많이 하고 있다는군요. (Agnieszka Rayss, Poland, Shortlist, Portraiture, Professional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인도 서벵갈 해안에 위치한 고라마라 Ghoramara 섬은 기후변화로 1960년대부터 해수면이 급상승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태평양의 투발루나 키리바시 같은 작은 섬나라들과 비슷한 상황인 모양이네요. 해안이 바닷물에 다 쓸려 내려가, 1980년대 이후 섬 면적이 절반 이하로 줄었답니다. 이 곳 살던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사진은 한국 사진작가가 찍었군요. Daesung Lee, Korea, Finalist, Contemporary Issues, Professional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SIPA Press) 


2011년 7월 22일 벌어진 노르웨이 극우주의자의 청소년캠프 학살사건 기억하시나요.

Cecilie Herlovsen (17)은 팔과 어깨와 뺨에 총탄을 맞았습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팔을 절단해야 했습니다. 사진만 봐도 마음이 아픕니다. 
(Andrea Gjestvang, Norway, L‘Iris d’Or Winner,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26번 아프가니스탄 마자리샤리프에 있는 하즈라트 알리 모스크 앞 풍경. 지난해 5월 사진입니다. 이 모스크도 터키 이스탄불의 모스크처럼 '블루 모스크'라 불리는데, 해마다 아프간 곳곳에서 순례객들이 모여든답니다. (Kuni Takahashi, Japan, Finalist, Lifestyle, Professional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인도 라자스탄의 자이푸르. 이 사진을 찍은 폴란드 사진작가 마코프스키는 "새들이 구름처럼 떠오르는 걸 보고 본능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혼이 이 곳에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합니다. 

(Maciej Makowski, Poland, Shortlist, Travel, Open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우와... 여기는 또 어디인가요. 물 위의 사람도, 물 속의 거북이도... 마치 서로가 서로의 분신인 것 같습니다. 

"The calm of both human and animal. The things we miss as we are preparing. My partner was getting her flippers on and I was already prepared and ready to get in so I swam out to see if I could get this shot, I could have never imagined that in a million years I would have a turtle just cruising by at the moment I stuck my head under. How blessed." (Nathan Wills, Australia, Shortlist, Travel, Open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이번엔 새들이 아닌 등불...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해마다 열리는 이펑 Yi Peng 등축제랍니다. 

(Ng Chai Hock, Singapore, Shortlist, Arts and Culture, Open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사진이 아니라 그림 같습니다. 힌두 축제들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축제'로 꼽히는 '홀리(Holi)' 축제의 한 장면. 진정 색채의 향연이로군요. (Anurag Kumar, India, Arts and Culture, Shortlist, Arts and Culture, Open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재선 선거운동을 하면서 부인 미셸과 함께 찍은 사진.

(Scout Tufankjian, United States, Shortlist, Campaign, Professional Competition, 2013) 


에드어드 호퍼의 그림 같습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지하 역사 풍경입니다. 
(Torsten Muehlbacher, Austria, Shortlist, Low Light, Open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이것도 몹시 회화적인 사진이로군요. '폭풍에 맞서는 소녀'라는데, 베트남 사진작가가 찍었습니다만 장소는 어디인지 모르겠네요.

(Hoang Hiep Nguyen, Vietnam, Open Photographer of the Year,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색채와 프레임이 절묘합니다. 장소가 어디일까요? 저의 추측^^으로는 모로코의 마라케시가 아닐까 싶어요. 거기서 저런 벽들, 저런 아이들 모습을 봤거든요! 믿거나 말거나.... (Daniel Duart, Spain, Finalist, Travel, Professional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요즘 핫한 나라, 아프리카 중부 콩고민주공화국(DRC)의 북 키부(North Kivu) 주의 고마(Goma). 왜 핫하냐고요? 모바일 기기에 꼭 필요한 콜탄 같은 희귀 자원이 많아 세계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고, 그러면서 덩달아 분쟁도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고마라는 곳 주변이 반군과 정부군 간 싸움터가 되고 있습니다. 저 곳은 어디이며 저 청년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Colin Delfosse, Belgium, Shortlist, Current Affairs, Professional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우와.... 탄성이 절로 나오네요. 아프리카 남부, 나미브 사막을 끼고 있는 나미비아의 키트만슈프 부근에서 찍은 은하수랍니다. 신기한 모양의 나무들은 아카시아가 아닌가 싶네요. 왼쪽 아래편, 나무들 위로 밝고 붉은 빛이 깔린 부분은 대기가 오염된 마을 쪽이라네요... (Florian Breuer, South Africa, Shortlist, Panoramic, Open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예쁜 무당벌레 한 마리. 우산 쓰고 어디 가나요. (Hoang Hiep Nguyen, Vietnam, Shortlist, Nature & Wildlife, Open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기린들이 사자에 쫓겨 달아나고 있습니다!!! 사자는.... 안 보이는군요 ^^;;

(Frederick van Heerden, South Africa, Shortlist, Nature & Wildlife, Open Competition 2013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경향신문 국제부 구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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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에 또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2008년 대지진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을텐데... 다친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재난이로군요. 


중국 신화통신이 20일 전한 항공사진입니다. 쓰촨(四川)성 야안(雅安)시 루산(蘆山)현의 한 마을이 이렇게 무너졌습니다. 처참합니다. 




구호요원이 야안시 룽먼 마을의 한 집 앞에 서 있습니다. 남아있는 벽 윗부분에 붙어 있는 그림이 선명해서 오히려 더 서글프네요. 사진은 로이터통신 것이고, 야후뉴스 포토에서 퍼왔습니다. 



어느 무너진 집에 시계가 덩그머니 걸려 있네요. 


지진이 무서운 것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겠지요. 국제부 기자로 일하면서 가장 다루기 힘든 것이 지진 기사이기도 합니다. 지진이 일어나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서 실시간으로 리히터 규모를 표시해 알려줍니다. 하지만 이 '규모'만으로는 어느 정도 피해가 날 지를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진앙이 지표면에서 얼마나 아래에 있는지(지표면에서 가까울수록 땅 위의 피해는 더 커지겠지요), 인구 밀집지역에서 얼마나 먼 지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진이 일어나면 피해를 '당장' 알 수도 없습니다. 집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묻히고, 그 끔찍한 현장에 구호인력이 접근해 구조작업을 벌이기 시작해야 어느 정도나 참담한 결과를 낳았는지 알 수 있거든요. 2년 전의 3.11 동일본 대지진 때에도 지진 발생 첫날까지 희생자는 겨우 '몇 명' 규모로밖에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경우는 지진 자체보다도 뒤이은 쓰나미 때문에 피해가 커졌지요.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야후뉴스에 뜬 사진인데 출처가 써 있지 않네요;; 뤄슈창이라는 여성이 무너진 집 앞에 앉아 울고 있습니다. 



역시 야안시 룽먼 마을입니다. 폭격이라도 맞은 듯 무너진 집에서 가재도구를 수습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맨 왼쪽의 여성은 아이를 안고 있군요. 안타까워라... / REUTERS



룽먼의 무너진 건물들 사이에서 군인들이 수습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Xinhua



20일 룽먼의 한 집앞에 주민들이 앉아있습니다. 

저렇게 무너진 집을 쳐다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 REUTERS



루샨의 도로변에 있는 무너진 집. / REUTERS



룽먼 주민들이 무너진 집 앞에 모여 있습니다. 

이럴 때 '망연자실'이라는 표현을 쓰는 거겠지요. / REUTERS



룽먼 주민들이 지진으로 다친 사람들을 업고 어딘가로 갑니다. / REUTERS



루샨의 인민병원에서 치료를 기다리는 부상자. /Xinhua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이란 지진을 다룬 키아로스타미의 영화 제목이죠.

이 사진을 보니 그 영화 제목이 떠올랐습니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야안현의 고등학생들이 22일 임시 거주지인 톈촨중등학교의 천막촌에서 올 여름에 있을 대학 입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Xinhua



22일 쓰촨성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현지시간) 현재 사망자는 188명, 실종자는 25명입니다. 부상자는 중상자 968명을 포함, 1만1천470명이라고 합니다. 


오늘로 강진 발생 사흘째입니다. 지진 발생 후 72시간이 지나면 매몰자의 생존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3일 오전 8시2분이면 '구조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72시간이 됩니다. 당국은 구호 활동에 전력을 하고 있지만 재난지역으로 진입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오관철 베이징 특파원은 "당국은 현장으로 가는 '생명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합니다.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비까지 올 예정이라는데... 아무쪼록 더 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국제부 구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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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중국, 지진

미국에서 또다시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15일 보스턴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폭탄 2개가 터져 3명이 숨지고 여러 사람이 다쳤습니다. 다친 이들에 대한 기사를 보니, 다리를 절단당한 사람들이 최소 11명이라고 하네요. 그 중엔 아홉 살 어린 여자아이도 있고요. 숨진 사람 중에도 어린 소년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겠지요. 이 사람들에게 이런 짓을 한 건 대체 누구이며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18일(한국시간으로는 18일 오후, 미국 시간으로는 18일 새벽) 보스턴 현지 일간지인 보스턴글로브의 홈페이지입니다. 수사당국이 동영상을 판독해 용의자로 보이는 인물을 찾아냈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CNN 방송 웹사이트에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예쁜 아가씨의 얼굴이 메인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보스턴대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뤼링쯔(呂令子)는 결승선 부근에서 마라톤을 관람하다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이제 신문은 내지 않고 온라인 버전과 주말판 잡지만 내는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크리스천과도, 사이언스와도 관련이 없는 '고급' 언론입니다. 여기 웹사이트도 한번 보시죠.



왼쪽 윗부분, 'Editors's picks'라는 코너에서 보스턴 피해자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 지를 소개하고 있네요. 


사실 18일 미국 언론들 보도는 요동을 쳤습니다. 연방수사국(FBI)이 보스턴 공격 용의자를 잡았다고 CNN 속보가 떴는데 잠시 뒤 FBI는 이를 부인했습니다. 전날 백악관과 미 의회에 독극물인 '리친'이 들어있는 편지가 배달됐지요. 그 리친 사건의 용의자를 체포했다는 소식과 맞물려 혼선을 빚은 모양입니다. 

경향신문을 비롯해 한국 언론들도 "보스턴 테러 용의자 신원 확인" 기사를 내보냈다가 허둥지둥 철회했습니다. FBI가 동영상을 분석해 용의자로 보이는 사람을 찾아냈다는 것이지, 이 사람의 '신원'을 '확인'했다거나 '체포'했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급기야 FBI가 미국 언론들에게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CNN·폭스 등 美 언론, 보스턴 테러 속보 경쟁 도마 위


FBI는 이날 오후 성명을 발표해 “(보스턴 테러 이후)지난 하루 반 동안 많은 기사들이 쏟아졌으나 이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틀린 내용이 많았다”며 “이 같은 오보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초기 수사가 이뤄지고 있어 조심해야 할 시점”이라며 “보도 전 당국에 사실 확인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사실은 보스턴 사건을 '테러'라고 불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약간 논란이 있었습니다. 테러라는 말 자체가 공포를 뜻하면서, 동시에 공포를 더욱 유포하는 효과를 내니까요. 백악관이 사건 직후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가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을 받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의식했는지 기자회견에서 의도적으로 '테러'라는 표현을 피했습니다. 저희도 기사에서 되도록이면 '테러'보다는 '폭탄공격' 등으로 쓰려고 하는데,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군요.


다시 미국 신문들로 돌아가보죠.



뉴욕타임스입니다. 보스턴 사건 기사는 가운데에 사진과 함께 처리했고, 온라인판의 '톱'이라 할 수 있는 왼쪽 위 자리는 총기규제를 결국 무위로 돌린 미 상원의 행태를 다룬 기사로 채웠군요.



워싱턴포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총기규제 제안이 상원에서 무위로 돌아간다"는 비판을 담았습니다. 보스턴 사건 용의자를 비디오에서 찾아냈다는 기사는 그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가운데에는 17일 밤 일어난 텍사스 주 비료공장 폭발사고 사진과 기사가 실렸군요.



이래 저래 미국은 어수선한 4월을 보내고 있는 듯합니다. 


국제부 구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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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TAG 미국, 언론



미국 워싱턴의 토머스제퍼슨 기념관이 물에 잠겼습니다.

왜 저런 일이 벌어졌느냐고요?
정말로 저렇게 된 건 아닙니다. 해수면이 지금보다 25피트(약 7.6m) 올라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을 해보고 만든 합성사진입니다. 


이 사진을 '만든' 니컬레이 램은 StorageFront.com 에 사진들을 공개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I want people to look at these images and understand that the places they value most may very well be lost to future generations if climate change isn't a bigger priority on our minds."


기후변화로 남북극과 그린란드 얼음들이 녹고 해수면이 올라가면 이렇게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거죠.

물론 해수면이 7.6m나 올라간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재앙입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번 세기 안에 바닷물 높이가 22m나 올라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만, 해수면이 몇 m가 아니라 30cm만 높아져도 지구 곳곳에 큰일이 벌어집니다. 

이미 지금도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저위도 지방의 저지대 주민들은 주로 선진국들이 만들어낸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도 워싱턴. 저~ 멀리 이집트에서부터 가져온 오벨리스크가 보이네요. 



자유의 여신상과 맨해튼 섬도 일부 물에 잠기고요.



여름 휴양지로 유명한 마이애미의 사우스비치는 이렇게 됩니다.



마이애미 바닷가에 있는 '오션 드라이브'의 화려한 건물들 역시 물에 잠깁니다.



여기는 어디일까요. 보스턴 하버라고 하는군요.

이 곳은 워낙 지대가 낮아, 미국 내에서 해수면 상승에 대한 우려를 얘기할 때 항상 먼저 꼽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보스턴이 자랑하는 백 베이(Back Bay)의 역사지구는 이렇게 되고요.



하버드 대학의 유서 깊은 건물도 수영장으로 변합니다.



물론, 이런 사진들만으로 해수면이 올라가면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을 모두 알 수는 없겠지요.

바닷물이 나라를 집어삼켜 사상 유례없는 '자발적 쇄국'의 길을 걷고 있는 투발루 같은 태평양 섬나라 사람들의 고통을 우리가 털끝만큼이라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몇 해 전 수몰 위기에 몰린 인도양의 몰디브는 '바닷 속 회의'를 해가며 지구인들에게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남의 일이라고 하기엔, 우리도 이 모든 일에 책임을 보태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재난을 만드는 것은 우리, 언젠가 피해를 입을 것도 우리...

하지만 이미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고 있는 사이, 지구상 가장 취약하고 가장 가난한 이들이 우리보다 먼저 우리가 저지른 짓의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자유의 여신상이 가라앉는 것 따위는 '하찮은 피해'겠지요.


국제부 구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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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북한의 일거수일투족, 정확히 말하면 아직까지 뭔가 행동한 것은 없으니 '말 한 마디'에 세계가 화들짝 놀라는 상황이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보여드릴 것은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만평입니다. 

퓰리처상을 받은 카투니스트 톰 톨스의 작품인데요. (다른 작품들을 더 구경하시려면 톰 톨스 블로그로)





핵 가지고 장난치는 꼬꼬마 김정은을 바라보며 다 늙은 이란 옹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도 커서 쟤처럼 돼야지.'


미국이 골칫거리로 생각하는 두 존재, 북한과 이란을 나란히 꼬집었습니다. 

이란, 하면 아직도 호메이니의 이미지가 강하지요.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은 '페르시아'로 알려져 온 이 나라의 오랜 역사를 떠올릴 수도 있고요.

지금 이란 최고종교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는 1939년생, 김정은은 1983 혹은 1984년생이라고 하니 저 만평의 인물 묘사도 무리는 아니죠.


톰 톨스는 1990년 정치만평 부문 퓰리처상 수상작가이기도 한데, 2006년에는 미군 합참으로부터 공개적인 항의를 받아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어떤 그림이었냐고요?


이 그림입니다. 아래에 2006년 1월 29일이라는 날짜가 있네요.

럼즈펠드 박사님(도널드 럼즈펠드 당시 미 국방장관)이 US ARMY라는 병사를 진단하며 '전쟁에 너무 지쳤네' 하고 말합니다. 아래쪽에는 '너무 쪼였어, 하지만 우린 이걸 고문이라고 보진 않아' 하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대테러전에서 체포한 이들을 미군과 수사당국이 '고문'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은 바 있지요. 이모저모로 비꼰 그림이로군요.


다시 오늘의 만평으로 돌아가면.


북한-이란-시리아 '삼각 핵커넥션'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던 얘기죠.

이란은 미사일기술을, 북한은 핵기술을 상대방에게 건네주며 서로 도왔다더라....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 칸 박사가 이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더라... 

북한 기술자들이 시리아 핵 개발 시설에서 활동했다더라...


특히 미국보다도 이스라엘이 북한, 이란, 시리아 등 '이른바 악의 축' 공격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북-시리아 커넥션이 본격 제기된 것도, 이스라엘 때문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2007년 시리아의 한 곳을 '핵개발 의심 시설'이라며 폭격했지요. 

그 시설에서 공습으로 숨진 사람들 중에 북한 핵기술자들이 있었던 걸로 알려지면서 북-시리아 핵 협력 의혹이 힘을 얻은 겁니다. 올들어서도 이스라엘은 시리아를 다시 폭격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미국을 향해 '이란 핵시설도 공격해버리자, 미국이 안 나서면 우리라도 하겠다'며 계속 공습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문에 재정이 거덜난 미국은, 이란을 압박하면서도 군사행동과는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된 이래 처음으로 지난달 이스라엘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달래려' 애를 썼지요.


북한은 핵무기를 '가진 걸로 보이는 나라'로 추정되지만, 사실 이스라엘이 핵무기 갖고 있는 건 기정사실(세계 핵무기 보유국 현황을 보시려면 여기로)인데.... 이스라엘이 상당히 뻔뻔한 걸로 봐야 할까요... 


암튼 북한은 지금 온 세상을 심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핵 없는 세상'을 만들자 했던 건 오바마가 2009년 취임한 뒤 내세운 이니셔티브였답니다.

그걸로 그 해에 노벨평화상을 타기도 했고요.


북한이든 이란이든, 또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등 모두, 핵무기는 다 없애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국제부 구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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