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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는 초당적 결의안이 미 하원에서 발의됐다. 민주당 소속 툴시 가버드 의원과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인 공화당 테드 요호 의원이 판문점선언이 나온 직후 이 결의안을 발의해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 의회에서 여야가 초당적 결의안을 낸 것은 처음이다. 여러 정책을 두고 대립해온 공화·민주 양당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오자 한목소리로 트럼프의 대화 정책을 뒷받침하고 나선 것이다. 싸우다가도 필요하면 당을 떠나 협력하는 모습이 부럽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 _ EPA연합뉴스

 

여야 정치권이 정책을 놓고 서로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논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대립과 논쟁은 시민과 공동체 전체를 위해 협력·보완하는 것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국 정치엔 이런 과정이 없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외교안보 문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외교안보 현안을 둘러싼 논쟁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선거를 앞두거나 이념적 성향이 강한 정치지도자가 당을 이끌면 갈등은 더욱 증폭된다. 국론을 모아 시민의 불안을 불식시키기는커녕 당리당략에 따라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다. 합리적 비판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은 물론 객관적인 사실마저 왜곡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일에도 판문점선언을 이끌어낸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되지도 않은 북핵폐기를 다 된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며 “다음 대통령은 김정은이 될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과거 여당 시절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요구한 것은 까맣게 잊은 듯하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이번 판문점선언은 이전 남북 합의보다 진일보한 데다 최대 현안인 ‘북한의 비핵화’를 명시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초당적으로 지지하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미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부러워만 할 때가 아니다. 우리도 이참에 초당적 협력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여권은 야당과 정보를 공유하고, 야당은 합리적인 비판과 토론으로 대응책을 함께 찾아야 한다. 이는 정치권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정세균 국회의장 등 5부 요인과 판문점선언 이행에 관해 의견을 나눈다. 여야 대표들과 이런 자리를 만드는 게 더 급하다.

 

Posted by KHross

남북정상회담이 성공리에 치러지고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때아닌 주한미군 문제가 불거졌다.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미국의 외교 전문 잡지인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의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쓴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보수야당은 주한미군 철수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며 문 특보의 해임을 요구했다. 급기야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로 평화협정과는 무관하다”며 논란 확산에 선을 긋고, 문 특보에게 경고메시지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북·미 정상회담 후보지로 판문점을 거론한 데 이어 수일 내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발표될 것이라고 하면서 역대 미국 대통령의 판문점 방문 사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로널드 레이건(1983년 11월14일), 빌 클린턴(1993년 7월11일), 조지 W 부시(2002년 2월20일), 버락 오바마(2012년 3월25일) 전 대통령이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 초소에서 망원경으로 북측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 논쟁은 소모적이다. 문 특보의 기고가 시점상 부적절하긴 했어도 내용상 특별히 문제 삼을 만한 것을 찾기 어렵다.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핵심이고, 한·미동맹은 1차적으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당사국 간 평화협정을 체결해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면 기존 한·미동맹 및 주한미군의 재검토는 피할 수 없다. 북한 위협이 사라진 상황에서도 대북 억지를 위한 동맹과 미군이 과연 필요한지는 충분히 논의해봐야 할 사안이다.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라 나타날 다양한 안보 현실을 고려해 활발하게 논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주한미군 문제는 신성불가침의 대상은 아니다. 그럼에도 보수야당이 문 특보의 개인 발언을 키우는 것은 정치쟁점화하자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주한미군 문제만 나오면 맥락 없이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주한미군에 대한 한반도 당사국들의 입장은 대충 드러나 있다. 남·북·미는 주한미군이 어떤 형태로든 동북아의 평화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싱가포르 언론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은 대북 억지력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평화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입장도 “주한미군 철수에 반대한다”는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과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일각의 우려와 달리 주한미군 철수를 비핵화 조건으로 내걸고 있지 않다고 문 대통령이 전한 바도 있다. 이런 현실에서 소모적 논쟁을 벌일 이유가 없다.

 

지금은 평화체제·비핵화 논의에 집중해야 할 때다. 때아닌 주한미군 문제가 정쟁화되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보수야당이 개인적 발언을 키워 정쟁의 소재로 삼는 것은 구태의연한 행태이다. 문 교수도 학자이기에 앞서 대통령특보라는 신분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