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31'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8.01.31 [여적]독일차의 인체실험
  2. 2018.01.31 [특파원칼럼]백악관의 라푼젤
아돌프 히틀러가 이끄는 국가사회주의 독일노동자당(나치)은 집권 반년 뒤인 1933년 7월 ‘유전적 결함을 지닌 자손의 예방을 위한 법률’을 시행했다. 이 법으로 37만5000여명이 강제로 단종수술을 받았다. 1935년 9월에는 유전성 질환, 정신착란, 결핵, 성병환자의 결혼을 금지하는 ‘뉘른베르크 법’이 시행됐다. 이도 모자라 1939년부터는 ‘안락사’라는 이름의 장애인 집단학살이 시작됐다. 안락사 대상 장애인들은 회색버스와 밴에 실려 브란덴부르크 등에 위치한 안락사 센터로 이송됐다. 1941년 8월까지 최소 7만여명이 샤워실로 위장된 가스실에서 일산화탄소를 마시고 죽어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대량학살에 동원된 가스실의 원조다.

1940년 5월 유럽대륙의 중앙부인 폴란드 오비시엥침에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수용소가 세워졌다. 처음 사용된 살인무기는 자동차 배기가스였다. 엔진의 배기가스가 차량 내부로 유입되도록 한 밀폐트럭에 태워 소련군 포로와 공산주의자들을 질식사시켰다. 가스실 처형이 시작된 건 1941년 9월부터다. 공기와 접촉하면 맹독성 청산가스로 바뀌는 시안화계 화합물 ‘치클론-B’를 가스실에 주입해 학살했다. 단 50g의 치클론-B로, 5000명을 학살할 수 있었다고 한다. 1942년부터 유대인 홀로코스트가 본격화되면서 유럽 각지에서 추방된 유대인들이 아우슈비츠로 밀려들었다. 하루 최고 9000여명이 독가스실에서 숨졌다.

최근 독일의 자동차 업체들이 인체를 대상으로 가스실 실험을 한 사실이 밝혀져 독일과 국제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폭스바겐, 다임러, BMW 등 독일 자동차들이 지원하는 로비단체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이 건장한 젊은 남녀 25명을 매주 1회, 3시간씩 한 달간 질소산화물이 포함된 디젤 배기가스를 마시도록 한 뒤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실험에 동원했다고 30일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독일차 업체들은 인체실험을 하는 줄 몰랐다고 발뺌하지만 독일 정부가 진상규명을 촉구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과거 독일의 가장 어두운 역사로 남은 끔찍한 나치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고 논평했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철저하다는 독일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 놀라울 뿐이다.

<서의동 논설위원>

Posted by KHros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안사람들은 대체로 인기가 없다.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의 트럼프 정부 1주년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 대부분이 비호감이란 평가를 받았다. 큰딸 이방카에 대해서도 호감 41%, 비호감 42%로 싫다는 사람이 꽤 많았다. 한 명 예외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다. 멜라니아에 대해서는 호감이란 응답이 48%로, 비호감 33%보다 훨씬 많았다. 지난해 말 갤럽의 조사에서도 멜라니아의 호감도는 1년 사이에 17%포인트나 올랐고 트럼프 집안에서 최고 호감도를 보였다.

멜라니아는 준비된 퍼스트레이디는 아니었다. 화제의 신간 <화염과 분노>에 따르면 멜라니아는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한 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의 안락한 생활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 남편이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는 전망이 멜라니아에게는 조용히 보호받는 생활을 파괴할 끔찍한 것이었다고 한다. 원하지 않는 공인이 됐고 과거 모델 초년 시절의 누드 사진만 공개됐다. 멜라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에도 아들 배넌의 학교생활을 이유로 뉴욕에 5개월이나 머물렀다. 워싱턴 생활이 얼마나 싫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멜라니아는 여성편력이 화려한 부동산 갑부 트럼프 대통령의 세 번째 부인이다. 슬로베니아 태생의 모델 출신으로 남편과는 24살이나 차이가 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 사람들에게 멜라니아의 외모를 자랑하며 ‘트로피 와이프(trophy wife)’라고 떠들었다고 한다. 트로피 와이프는 돈 많고 성공한 중년 남성들이 얻은 젊고 매력적인 부인을 말한다. 그에게 멜라니아는 성공을 상징하는 전리품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브런치와 파티를 즐기는 뉴요커의 삶을 원했던 멜라니아에게 바늘방석 같은 퍼스트레이디 역할이 주어진 지 1년이 지났다. 멜라니아의 첫해 행보는 역대 퍼스트레이디와는 조금 달랐다. 멜라니아는 대통령 남편의 후원자임을 강변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5월 이스라엘 순방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내민 손을 보란 듯이 뿌리쳤다. 최근에는 포르노 배우와의 성추문에 휘말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스위스 다보스포럼 동행을 취소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 인턴과의 스캔들을 인정한 다음날 여름휴가를 떠나겠다며 가족끼리 손을 잡고 백악관 잔디밭을 걸어가는 모습을 연출했던 힐러리 클린턴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멜라니아에게는 백악관 퍼스트레이디 집무실인 이스트윙의 주인다운 존재감도 부족하다. 대통령 부인의 갑질 논란은 물론 주목받는 공개 활동도 없다. 인기는 올라가고 있지만 힐러리(58%), 로라 부시(77%), 미셸 오바마(61%) 등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도 이 때문이다. 동유럽 이민자 출신인 멜라니아에겐 서툰 영어부터 콤플렉스다. 변호사였던 미셸 오바마처럼 잘나가는 독립적인 여성 이미지도 아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 첫째 부인의 딸인 이방카가 백악관에 사무실을 내면서 멜라니아의 위상은 더 줄어들었다. 미셸의 건강한 먹거리 운동 같은 대표적인 활동도 아직은 없다. 사이버 왕따 예방 캠페인에 나섰다가 남편 트럼프 대통령이 사이버 왕따의 지존이란 핀잔을 들었다. 하이힐을 신고 허리케인 피해지역을 찾았다가 홍수패션이란 구설에만 올랐다.

멜라니아에 대한 호감도는 어쩌면 트럼프 집안사람들에 둘러싸여 백악관에 갇힌 연약한 여성 이미지 때문일지 모른다. 돈과 권력을 가진 트럼프에 비해 약자인 멜라니아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많다는 의미다. 취임 초부터 미국 언론들은 멜라니아를 트럼프타워에 갇힌 라푼젤에 비유했다. 멜라니아는 최근 이스트윙 참모진을 대폭 보강했다. 새해에는 멜라니아가 트로피 와이프란 오명을 털어내고 당당한 퍼스트레이디의 이미지를 구축해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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