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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나 고위급 특사의 북한 파견을 포함, 북한과 미국 간 대화재개를 위한 힘겨운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고 미 NBC 방송이 보도했다. 북핵 6자회담 대표인 윤 대표가 의회 관계자들에게서 북·미 양측을 충돌로 몰아넣는 격한 말의 공방보다는 외교적 해법이 중시될 수 있도록 행정부를 설득해달라고 도움을 청했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또 의회보좌관 및 정부 관계자들에게 “백악관이 외교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취지의 토로를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보도만으로는 윤 대표의 발언 내용과 맥락이 분명치 않다. 하지만 발언의 당사자가 북·미 협상 담당자이고 발언 내용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윤 대표가 의회에까지 도움을 요청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미루어 짐작하기로는 북핵 문제에 대해 큰 틀의 해법은 물론 구체적인 전략도 없이 냉탕·온탕을 수시로 오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북핵 대처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기조 아래 면밀한 정책 검토와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없다. 그보다는 즉흥적으로 대응하거나 국정난맥과 지지율 하락이라는 자신의 국내 정치적 어려움을 타개하는 방편으로 북핵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반도 운명이 걸린 북핵 문제는 이처럼 가볍게 취급할 일이 아니다. 워싱턴의 강경파들에 둘러싸인 채 고군분투하는 윤 대표의 처지를 결코 남의 나라 일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이유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흔들릴 수 없는 원칙이 돼야 한다. 북핵 문제는 외교적 해법이 중요하며, 마침 미 행정부 내에 이를 추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사실이 소중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전문 부서의 의견을 수용해 적극적으로 대북 대화와 협상을 벌이기 바란다.   

  

한국 정부도 이들을 적극 지원하고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윤 대표가 추구하는 외교적 해법은 한반도 전쟁반대, 제재와 대화 병행이라는 정부의 북핵 정책과 맥락이 같다. 고위급 대북 특사 파견이 필요하다는 윤 대표의 견해도 시의적절하다. 날로 험악해지는 한반도 정세를 생각하면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사태의 출구 모색을 위해서는 어떠한 형태의 방안도 정당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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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권력’을 대폭 강화한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폐막했다. 당대회는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정치국 상무위원 5명 모두를 시 주석 측근으로 물갈이했다. 시 주석은 자신의 지도이념으로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제시하고, 이를 당 규약인 ‘당장(黨章)’에 명기했다. 중국 지도자의 이름이 담긴 사상을 당장에 넣은 것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 이어 3번째다. 절대 권력 ‘시진핑 2기 체제’ 막이 오른 것이다.

 

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25일 베이징역에 설치된 대형 화면을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최고지도부인 신임 상무위원들을 소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 _ AP연합뉴스

 

시 주석은 당대회에서 2050년까지 세계의 지도국가로 거듭나겠다는 거대한 국가발전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민해방군을 세계 최강 군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그러나 인권이나 자유 등 민주적 가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산당의 통제와 지도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류 보편의 가치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세계 일류국가로서 자격을 갖췄다고 말하기 어렵다.

 

시진핑 새 시대는 국제질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번 당대회에서 대국으로서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 주석은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어떤 나라도 중국이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일본과의 영토분쟁 등 국제 현안에서 미국과의 패권 다툼이 더욱 첨예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중국은 주변국과의 경쟁과 갈등이 협력의 당위성을 경시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

 

동북아 정세에 대한 안정적 상황 관리 노력도 중국의 책무다. 지금 동북아는 북핵·미사일 위협과 미국의 강경 대응이 거듭되면서 위기에 빠져 있다. 만일 중국이 책무를 외면한 채 전략적 이익만 추구한다면 한반도 위기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는 동북아 안정을 원하는 중국에도 불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진핑 2기 체제의 중국은 세계 최강국 추구에 앞서 그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자국의 이익 외에 주변국의 이익을 고려하는 공정한 자세가 필요하다. “타국의 이익을 희생해 발전하지는 않겠지만, 동시에 우리의 정당한 권리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시 주석의 말대로만 행동하면 된다. 힘을 내세워 주변국을 위협한다면 강대국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존경받는 지도국가는 될 수 없다. 한·중관계도 마찬가지다. 미국과의 갈등 사안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빌미로 한국을 압박하는 행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한국 접근 자세를 바꾸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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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한 명문대의 한국인 유학생회가 학교 법무처로부터 경고문을 받았다. 유학생회에서 단체 점퍼를 맞춤제작하면서 대학명과 휘장을 넣은 것이 명백한 지적재산권 위반이라는 내용이었다. 대학 측은 해당 휘장이 상표등록이 된 무형재산이기 때문에 재학생이라 해도 임의로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유학생회는 결국 제작을 취소하고 이미 받은 점퍼 비용을 환불 조치했다. 일반적으로 한국 대학들은 재학생들이 비영리 목적으로 휘장을 사용하는 데 대해서는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흔히 중국을 ‘가짜의 천국’ ‘세계의 짝퉁 공장’이라고 부른다. 서방국가에서 중국을 공격하는 주요 근거이기도 하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적발된 가짜·위조 상품 중 80%가 중국산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슈퍼 301조’도 중국의 지재권 보호를 문제 삼는다. 그러나 중국의 지재권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지재권은 보호받아야 할, 지켜야 할 권리라는 개념이 퍼지고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의 지재권 재판 결과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중국의 스포츠의류업체 챠오단(喬丹·조던의 중국명)과 4년간 상표권 소송을 벌였다. 줄곧 패소하던 조던 측은 지난해 12월 최고인민법원으로부터 챠오단 측이 조던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판결을 이끌어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기업인으로 활동하던 2006년부터 중국 내 ‘트럼프(TRUMP)’라는 상표를 두고 분쟁했지만 연이어 패소했다. 그러다 10년 만인 지난 2월 ‘트럼프’라는 상표를 등록했다.

 

중국의 국민음료인 량차 브랜드 왕라오지(王老吉)와 자둬바오(加多寶)도 7년 법정 전쟁을 이어왔다. 왕라오지를 생산하는 국유기업 광저우의약그룹과 홍콩에 기반을 둔 자둬바오의 훙다오그룹 간의 분쟁은 당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여겨졌다. 상표권과 광고 분쟁에서 훙다오가 연패했다. 그러나 지난 8월 캔 포장을 둘러싼 공방에서는 두 회사 모두 붉은색 캔을 사용할 수 있다는 판결을 받았다. 사실상 훙다오그룹의 승리다.

 

중국은 2025년 지재권 강국건설을 목표로 2015년 초부터 지재권 보호 강화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추진 중인 ‘중국제조 2025(제조업 고도화)’ ‘의법치국(법에 의한 통치)’과도 직결돼 이 같은 흐름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문출판광전총국 부국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지재권 침해 문제에 대해 묻자 “중국 매체에 보도된 ‘검망행동’을 주의 깊게 봤는지 모르겠다”면서 당국의 보호활동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중국의 저작권침해 관리 조치인 검망행동을 설명하며 “중국은 국내외 저작권권리인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지난해 상표 출원건수는 369만1000건으로 15년 연속 세계 1위이다.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유효상표 총량은 1237만6000건에 이른다. 발명특허 출원건수도 전년 대비 21.5% 증가한 133만9000건으로 6년 연속 세계 1위를 지켰다. 발명특허 보유량은 110만3000건으로 미국과 일본에 이어 100만건을 넘겼다.

 

어마어마하게 쌓인 특허권과 상표권은 언제든 한국 기업을 겨냥할 수 있다. 이미 중국은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전략 무기화하고 있다. 유커의 거대한 소비력을 경제보복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보상 수단으로 쓴다. 한국과 대만 관광을 금지하고, 대신 남중국해 문제 해결을 위해 필리핀 관광을 활성화하는 식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중국법원은 삼성전자가 화웨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8000만위안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중국이 제대로 지적재산권을 챙기기 시작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현재 우리는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는가.

 

<베이징 ㅣ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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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공명당이 22일 치러진 총선에서 개헌 발의선(310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아베로서는 그동안 추진해 온 안보·경제 정책을 계속 밀어붙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쟁 가능한 국가’를 향한 개헌 논의를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도 있게 됐다. 실제로 아베가 개헌을 추진한다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베 신조 총재는 시즈오카 현 야 이즈현의 선거 운동 기간에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개헌은 아베의 정치적 숙원이다. 개헌 총리로 교과서에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아베는 그동안 개헌 행보에 신중을 기했다. 2012년 말 재집권한 이후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인정하는 안보법제를 밀어붙이면서도 개헌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지는 않았다.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변신’이나 ‘군국주의 회귀’와 같은 국내외의 비판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자민당은 자위대의 합헌화를 핵심으로 하는 아베의 개헌 방향을 이번 총선 공약에 포함시켰다. 이는 전쟁 포기와 전력 보유 금지를 명시한 평화헌법 9조를 건드리지 않고 자위대의 법적 지위를 명시하는 것이다.

 

아베는 연립여당이 독자적인 개헌 발의선을 확보함으로써 개헌 추진을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게 됐다. 그럼에도 아베가 개헌을 실행에 옮길지는 불투명하다. 국민투표가 부결될 때 정계에서 은퇴해야 하는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진하더라도 내년 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의 3연임 도전과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까지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의 압승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우려스럽다. 아베의 압승은 경제 호조, 야당 분열과 함께 북한 핵·미사일 위기가 주효했다. 사학 스캔들로 퇴진 위기에 몰린 아베가 조기 총선 카드를 선택해 기사회생하게 된 데는 북한 리스크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북한 미사일의 일본 상공 통과는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이었다. 아베는 이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북한 리스크를 관리할 적임자로 떠올랐다. 북핵 위기가 계속될 경우 아베의 강경 대응 기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대북 강경 대응은 언제든 북한을 자극해 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일이다. 더욱이 독도 영유권 문제나 위안부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관계도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 그래도 한반도 안보 상황은 북핵 위기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군사대국을 꿈꾸는 아베의 우경화 독주는 여기에 기름을 붓는 꼴이다. 북핵 위기를 함께 풀어가야 할 문재인 정부로서는 더 강경해진 아베를 상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아베의 승리는 일본을 넘어 한국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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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향은 완전히 다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는 공통점이 있다. 외교 관료들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관료들이 지나치게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이어서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반대로 한국 외교관들은 모두 친미 성향의 수구적 성향을 갖고 있는 부정직한 사람들이라고 믿는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파리기후변화협약 등 대외 협정에서 탈퇴하고 이란과의 핵문제 합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는 등 미국의 중요한 외교적 성과를 부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전문 외교관료와 국무부 의견을 구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반도 상황이 얼마나 급박한지 잘 알면서도 미국의 동북아시아 정책을 담당하는 동아·태 차관보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새로운 주한 미국대사를 위한 임명 절차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8개월이 지나도록 국무부는 주요 보직이 채워지지 않아 구멍이 숭숭 뚫린 채로 방치되고 있으며 외교 관료들과의 반목이 커지면서 국무부는 사실상 기능부전(機能不全) 상태에 빠져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서도 외교관과 외교부에 대한 불신이 도드라진다. 노무현 정부 시절 겪었던 ‘자주파와 동맹파’ 갈등 등 크고 작은 일들이 외교부와 외교관들에 대한 매우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 외교안보수석 등 핵심적 역할을 맡았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송민순·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등 전문 외교관에 대한 배신감도 작용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대선에서 한때 문 대통령에게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였다. 송 전 장관도 의도했든 안 했든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후보를 곤경에 빠뜨렸다. 또 윤병세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외교장관으로 발탁돼 마지막까지 박 전 대통령과 한 배를 탔다. 지금 여당과 문 대통령 입장에서 본다면 외교관들은 ‘믿을 수 없는 존재’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외교부 ‘적폐청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외교관 배제’로 모아지고 있는 것은 문제다. 미·중·일·러 등 이른바 ‘주변 4강국’ 주재 대사를 모두 비외교관 출신인 학자·정치인으로 채운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조윤제 주미대사 내정자가 “한·미 정상 간 ‘정직한 메신저’가 되겠다”는 임명 소감을 밝힌 대목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이전 존재했던 외교관 출신 대사들을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문재인 정부는 또 외교관 출신이 아닌 다른 분야 인사를 대사로 발탁하는 ‘특임 공관장’을 전체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직업 외교관이 아닌 ‘믿을 만한’ 민간인 적임자를 찾느라 정권 출범 6개월이 넘도록 공관장 인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여파로 공관장 인사와 맞물려 있는 국장급 인사도 기약 없이 늦어져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됐던 간부들은 몸과 마음 모두 떠날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그야말로 ‘영혼 없이’ 근무하는 중이다.

 

물론 문재인 정부의 불신은 외교부가 자초한 결과이기도 하다. 국민들 기대를 배반한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논란,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 방치 등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외교부가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적폐’는 근본적으로 정권의 잘못일 뿐 정권의 명령을 받아 수행한 일개 부처에 모든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은 아니다. 특히 전문성과 경험을 키워온 직업 외교관을 배제하는 것이 능사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지금과 같은 안보위기 상황에서 경제학 교수를 주미 대사로 보내고, 대일 외교는 일본 문제에 생소한 캠프 원로에게 맡기고, 주재국 상황보다 국내 정치에 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정치인을 중국·러시아 대사로 임명하는 식으로 외교가 풀릴 리 없다.

 

공무원(civil servant)은 말 그대로 국민을 위해 고용된 사람들이다.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고 정책이 바뀌면 새로운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이들이 하는 일이다. 분명한 방향과 목표를 정해주고 임무를 부여하면 관료는 이를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관료제다. 외교관 전체를 적폐 세력으로 간주하고 생각이 같은 사람만 골라서 쓰겠다는 태도는 관료제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외교부 조직을 개방해 외부 인사 영입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외부 인사의 능력을 평가하고 공정하게 발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상태에서 머릿수만 늘리는 것은 ‘낙하산 논란’을 불러올 뿐이다.

 

한국을 둘러싼 대외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외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외교부의 기능을 외면한 채 자기 사람만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는 외교가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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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초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기간에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열어 북핵 문제 등 양국 현안을 논의하고 국회 연설도 할 예정이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방한은 그 자체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트럼프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규모 병력이 대치하는 한반도의 위험천만한 현실을 직접 보고 깨닫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방한의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김용민의 그림마당] 2017년10월16일 (출처:경향신문DB)

 

트럼프의 이번 방한은 한·중·일 3국 연쇄 방문의 일환이다. 향후 국제사회 북핵 대응의 골간이 이번 3국 방문 기간에 결정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일본과 북핵 문제를 논의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북 담판을 시도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만에 하나 한반도 안보가 분수령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번 방한을 통해 대북 압박을 극대화하려는 의지를 나타냈다. 백악관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과 우정을 기념하고, 국제사회에는 북한에 대해 최대의 압박에 동참하라고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국회 연설에서도 핵우산 약속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압박하는 모종의 대북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북 압박 노선은 새로운 게 아니다. 하지만 압박만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실증적으로 확인된 바다. 북핵 문제 해결의 첫번째 원칙은 평화적 방법을 잊어서는 안된다. 평화적인 방법이 아니라면 설령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 트럼프의 방한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책을 찾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마침 강경발언을 쏟아내던 트럼프가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외교적 해결의 여지를 시사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앞서 제임스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북핵 위협이 관리 가능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트럼프 방한은 자신의 북핵 구상을 제기할 흔치 않은 기회다. 미국과 북한의 ‘강 대 강’ 대치가 격화하면 한국 정부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게 뻔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북핵 해결의 큰 그림을 제시하고 트럼프를 설득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면서도 미국이 주도하는 북핵 논의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니기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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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체결한 핵합의 인증을 거부했다. 미국·이란과 국제사회가 함께 잘 이행하던 합의에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 핵합의에 서명한 국가 정상들의 만류도 귓등으로 넘겼다. 트럼프의 일방적 조치에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왼쪽),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불인증은 중동은 물론 전 세계의 안보 불안을 부추기는 심각한 행위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가 이란과 ‘P5(5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1(독일)’ 간 협상을 통해 이란의 핵개발을 동결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이란 제재를 해제한 것이다.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전범을 마련하면서 비핵화라는 인류의 목표를 향해 한발 다가가는 조치에 전 세계가 환영했다. 미 대통령은 이 합의에 근거해 석 달마다 이란의 핵합의 준수 여부를 검증해 의회에 보고해왔다. 그런데 트럼프가 취임 후 잘해오던 인증을 세 번째에서 갑자기 거부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란 핵합의가 미국이 체결한 가장 일방적 거래라고 했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일방적인 미국우선주의로 평화를 파괴하는 장본인은 트럼프 자신이다. 트럼프는 이란이 몰래 핵을 개발하는 것처럼 주장했지만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조치에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는 북핵 문제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불승인은 트럼프가 다자외교를 통해 이끌어낸 핵합의마저 언제든지 깰 수 있음을 확인해준 사건이다. 그 때문에 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잘못된 신호를 북한에 줄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1994년 미국의 빌 클린턴 정부와 체결한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가 조지 W 부시 정부 들어 지켜지지 않자 “미국을 믿지 못하겠다”고 비난해왔다. 이번 일로 미국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진 북한이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 나설지 의문이다. 이번 조치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북핵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것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미국이 방치하는 동안 북핵 위협이 커졌다는 사실을 미국의 조야는 잊지 말아야 한다.

 

다행히 트럼프의 조치가 이란 핵합의 자체를 파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란도 합의를 계속 지켜 나가겠다고 했다. 핵합의의 최종 결정권자인 미 의회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전 세계인을 위해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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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체결한 핵합의 인증을 거부했다. 미국·이란과 국제사회가 함께 잘 이행하던 합의에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 핵합의에 서명한 국가 정상들의 만류도 귓등으로 넘겼다. 트럼프의 일방적 조치에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트럼프의 불인증은 중동은 물론 전 세계의 안보 불안을 부추기는 심각한 행위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가 이란과 ‘P5(5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1(독일)’ 간 협상을 통해 이란의 핵개발을 동결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이란 제재를 해제한 것이다.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전범을 마련하면서 비핵화라는 인류의 목표를 향해 한발 다가가는 조치에 전 세계가 환영했다. 미 대통령은 이 합의에 근거해 석 달마다 이란의 핵합의 준수 여부를 검증해 의회에 보고해왔다. 그런데 트럼프가 취임 후 잘해오던 인증을 세 번째에서 갑자기 거부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란 핵합의가 미국이 체결한 가장 일방적 거래라고 했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일방적인 미국우선주의로 평화를 파괴하는 장본인은 트럼프 자신이다. 트럼프는 이란이 몰래 핵을 개발하는 것처럼 주장했지만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조치에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는 북핵 문제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불승인은 트럼프가 다자외교를 통해 이끌어낸 핵합의마저 언제든지 깰 수 있음을 확인해준 사건이다. 그 때문에 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잘못된 신호를 북한에 줄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1994년 미국의 빌 클린턴 정부와 체결한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가 조지 W 부시 정부 들어 지켜지지 않자 “미국을 믿지 못하겠다”고 비난해왔다. 이번 일로 미국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진 북한이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 나설지 의문이다. 이번 조치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북핵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것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미국이 방치하는 동안 북핵 위협이 커졌다는 사실을 미국의 조야는 잊지 말아야 한다.

 

다행히 트럼프의 조치가 이란 핵합의 자체를 파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란도 합의를 계속 지켜 나가겠다고 했다. 핵합의의 최종 결정권자인 미 의회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전 세계인을 위해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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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세계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양분돼 있다. 똑같이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지만 민족, 언어, 종파에서 다르다. 이란은 아리안계 민족으로,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며 시아파이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랍어를 사용하는 아랍민족이고, 수니파에 속한다. 수니파와 시아파는 632년 선지자 무함마드가 숨진 뒤 후계자 승계문제를 놓고 갈라져 1400년 이상 갈등관계에 있다.

이란은 중앙아시아 스텝지역에 거주하던 아리안족의 일부가 남쪽으로 이동해 세운 국가다. 아리안은 ‘고귀하다’는 뜻으로 1935년 ‘아리안의 나라’라는 뜻에서 국호를 이란으로 정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란 남서부 해안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파르스(Fars)라고 불렀고, 이것이 라틴어화하면서 페르시아(Persia)로 변했다. 이들이 세운 국가 또는 민족은 고래로 페르시아로 불렸다.

이란은 팔레비 왕조 치하이던 1971년 건국 2500주년 축제를 열었다. 아케메네스 왕조 캄비세스의 아들로 페르시아 제국을 일으킨 키루스 2세의 업적을 기념하는 행사로 고대 유적 페르세폴리스에서 진행됐다. 페르세폴리스는 그리스어로 ‘페르시아의 도시’를 의미한다. 이란인들에게 페르시아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는 동서 250~350㎞, 남북 900㎞ 길이의 바다가 놓여있다. 중요한 석유수송로이고 군사 요충지다. 이란인들은 이곳을 페르시아만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1960년대 아랍민족주의가 부상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연안국가들이 ‘아라비아만’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이란인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는 일이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이란과의 핵합의 이행을 인증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연설 도중에 ‘아라비아만’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동해를 일본해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단순 실언인지 이란을 자극하려는 것인지 의도는 알 수 없다. 이란인들은 핵합의 불이행 문제보다 트럼프의 아라비아만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침묵이 금’이라는 금언이 있다. 꺼내는 말마다 구설에 오르는 트럼프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박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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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최근 발표한 ‘미국의 가능한 대북정책’ 보고서에서 미 정부가 대북 외교적 접촉을 강화하고 군사적 충돌에 대비한 북·미 간 비상 직통선(핫라인)을 설치할 것을 제언했다.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외교적 해법과 함께 제재 확대, 군사적 공격 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을 재개하기 이전에라도 6자회담 참가국들이 미국과 북한 간 핫라인 설치를 추진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미 의회조사국은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정책을 해당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해 의원들에게 제시하는 독립적인 기구이다. 행정부와 별도로 미국 의회의 입장을 반영하는 기구가 현시점에서 북·미 간 핫라인 개설을 제안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고서가 상정했듯 북·미 간 상호 군사적 위협으로 한반도 긴장은 이미 최고조에 달해 있다. 태평양상 수소탄 실험과 미사일을 통한 괌 포위 공격을 공언한 북한은 언제든 추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제 밤에는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 편대가 보름여 만에 또다시 한반도 상공을 날았다. B-1B 편대는 2~3주에 한 번꼴로 한반도에 전개될 것이라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 행정부 관리들은 일관성 없는 발언으로 대북정책의 불확실성을 한껏 높이고 있다. 북한에는 저승사자나 다름없는 전략폭격기 B-1B 야간 출격이 상시화된 상황에서 북한이 느낄 압박과 긴장은 엄청나다. 핫라인이라는 안전판이 없으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순간적인 판단 착오에 의한 우발 충돌이 확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아직까지는 외교적 해법을 앞세우고 있지만 군사적 옵션을 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군으로부터 북한을 향해 쓸 수 있는 군사적인 옵션을 보고받았다고 한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은 쿠바 미사일 사태를 계기로 워싱턴 백악관과 모스크바의 크렘린 간 핫라인을 설치해 우발적인 충돌에 대비했다. 지금이야말로 북한과 핫라인이 필요한 때이다. 북핵 당사국들은 다자간 협의를 통해 핫라인을 설치, 우발적 충돌을 예방해야 한다. 지난해 2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 남북 간 핫라인마저 1년7개월째 끊겨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간 틈바구니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남북 간 핫라인 복원, 북·미 간 핫라인 개설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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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집으로 신문대금을 받으러 오는 신문 배달원이 있다. 신문을 구독한 지 반년이 넘다보니 안면이 꽤 익숙해졌다. 신문대금을 전해주는 짧은 시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예전에는 한국인 신문 배달원도 많았는데, 지금은 몽골이나 네팔 출신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다가 필자가 한국 기자라는 것을 알자마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는다.

“북한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최근 일본인을 만나면 이런 질문이 어김없이 나온다. 북한의 긴박한 정세가 일본인들을 불안에 빠뜨리고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지난 8월과 9월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상공을 잇달아 통과했다. 일본 정부는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럿) 등을 통해 홋카이도 등 12개 현 주민들에게 피란을 권고했다.

 

이런 북한 정세를 ‘국가 존립의 위기’를 뜻하는 ‘국난(國難)’으로 끌어올린 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다. 그는 북한 정세를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함께 ‘국난’으로 꼽고, ‘꼼수 해산’으로 비판받는 조기 중의원 해산을 ‘국난 돌파 해산’이라고 강변한다. 거리 유세의 3분의 1 이상을 북한 문제에 할당한다. 10일 시작된 12일간의 공식 선거전에도 “이 나라를 지키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아베 정권이 ‘한반도 위기론’을 부채질해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줄곧 제기돼왔다. 그 정점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발언이다. 그는 지난달 23일 북한 비상사태 시 대량난민 유입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무장난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자위대가 출동해 사살할지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처럼 ‘한반도 위기론’을 강조해온 아베 정권이 정치공백을 발생시킬 수 있는 조기 총선을 감행한 건 실소를 자아낸다. 북한 대응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묻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여야가 큰 이론(異論)이 없는 북한 문제를 선거 쟁점으로 만드는 것 자체가 아베 정권의 장기인 ‘편 가르기’다.

문제는 북풍 활용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아베 정권은 2년 전 헌법 해석을 억지로 바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안보관련법을 통과시켰다. 자민당 내에선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론’은 물론 ‘핵 무장론’까지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전쟁 포기와 전력(戰力) 보유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겠다고 표명하고 있다. “북한이 이런 상황에서 자위대는 최전선에서 애쓰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선거에서 승리하면 ‘국민의 선택’을 이유로 이런 움직임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전쟁가능한 국가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아베 대항마’로 꼽히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지사가 선전해도 마찬가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은 ‘전쟁을 염두에 둔 국가 만들기’에 이해가 일치한다.

 

정치권이 당파적 목적을 위해 북한 위기론을 부채질하면서 일본 사회 전체도 ‘개전 전야’ 같은 분위기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북한 탄도미사일이 상공을 통과한 홋카이도에서 700㎞ 넘게 떨어진 나가노(長野)현까지 피란 경보가 발령됐다. 미사일이 홋카이도에서 2200㎞ 떨어진 태평양에 낙하한 뒤에도 방송국은 정부 발표를 반복해 내보냈다. 정부와 언론이 주거니 받거니 위기를 부추기면서 사회 전체의 불안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현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묻히고 있다.

 

한때 한국에서 보수·수구세력의 ‘전가의 보도’로 쓰였던 북풍이 바다 건너 일본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게 아이러니다. 일본은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킨 뒤 “비상시국이니 국민은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비판 여론에 족쇄를 채우고, 태평양 전쟁을 향해 돌진했다. 역사의 망령이 현대 일본에서 되살아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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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0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이 갈수록 태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군 수뇌부와 북한·이란 문제를 논의한 직후 “(지금은) 폭풍 전야”라고 말했다. 7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대북 대화 및 협상 무용론을 거론하며 “단 한 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 위기가 가라앉을 만하면 전쟁 위기를 부추기는 발언을 일삼는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트럼프가 언급한 ‘한 가지 방법’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대북 군사옵션을 시사했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군사옵션 직전 단계로서 최대한의 대북외교·경제 압박을 의미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의 추가도발 징후에 대한 사전경고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분명한 것은 그의 발언이 충분한 숙고 끝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즉흥적으로 툭툭 내던지는 발언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거친 한마디라도 온몸으로 떠안아야 하는 게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북핵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위험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3월 “매우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하더니 지난 8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후엔 “지금까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뒤인 지난달 19일 유엔 연설에서는 ‘북한 완전 파괴’ 발언으로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고위인사들이나 전문가들과 깊이있는 논의를 거치지 않은 즉흥적인 것이 많다고 한다. 당연히 그런 발언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으로 가치도 없고 실제로 북핵 저지에 효과적이지도 않았다. 더욱 큰 문제는 그의 발언이 하나같이 북한의 맞대응을 유발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전쟁 위기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무분별한 발언은 미국 내에서도 혼란과 분열의 핵이 되고 있다.

 

한반도 위기의 1차적 책임은 북한 김정은에게 있다. 하지만 트럼프 역시 그 못지않은 책임이 있다. 더구나 지금 한반도는 언제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 상태에 있다. 한국인으로서 트럼프의 혼란스러운 발언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이유다. 북핵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트럼프에게 신중하게 발언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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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9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중국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개성공단 내 19개 의류공장을 은밀히 가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선전매체들도 가동 사실을 숨기거나 부인하기는커녕 “공장들이 더욱 힘차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은 어제 “개성공업지구는 명백히 우리 주권이 행사되는 지역으로, 거기서 우리가 무엇을 하든 괴뢰들이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 기업들의 자산인 공단 내 공장시설을 몰래 운영하는 것도 모자라 자기네 재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개성공업지구는 남측 기업들이 자본과 설비를 투자해 북한의 노동자를 종업원으로 채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유엔 등 국제사회가 예외로 인정한 공업지구이다. 최초의 남북합작 공단으로 남북 간 경제협력과 화해의 보루 역할을 했지만 지난해 2월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로 한국 정부가 가동 중단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가동 중단은 어디까지나 고육지책의 임시적 조치였다. 북핵 문제에 진전이 있으면 남측 기업들이 다시 들어가 정상 가동할 남측 시설인 것이다. 그럼에도 가동 중단 기간이 길어지는 틈을 타 북한이 주인 몰래 공장을 제멋대로 가동하는 것은 명백히 불법적 행동이다. 북한은 한국의 공단 가동 중단 조치 후 공단 내 자산 동결을 선언하고 관리·운영권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것은 공장 가동을 정당화할 수 없다. 일방적 선언으로 남의 재산을 탈취한 행위에 불과하다. 게다가 북한은 공장 가동 중단 사태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북한이 공장을 재가동하려면 남북 간 합의에 의해 한국과 먼저 상의하도록 돼 있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공단 내 공장들이 북한 소유라는 억지 주장을 그만두고 남한 당국 및 입주 기업들과 협의해야 한다. 우선 할 일이 이들 공장이 한국의 재산임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북한은 과거 금강산 관광특구 내 한국 자산도 멋대로 빼앗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을 무시한 채 재산을 몰수하는 막무가내식 행위는 북한의 불량국가 이미지만 심화시킬 뿐이다. 북한은 개성공단이 남북 교류협력에 기여한다는 당초 취지에 부합하도록 책임있게 행동하기 바란다. 한국 정부는 입주 기업들의 재산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시급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고 없이 공단 폐쇄를 결정해놓고 해당 기업들의 재산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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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9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핵무기 폐기 운동을 펼쳐온 비정부기구 연합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이 선정됐다. 핵무기 감축과 궁극적인 폐기가 인류의 목표라는 점에서 이 단체의 수상은 환영하고 축하할 일이다. 우리가 이 단체의 수상을 주목하는 이유는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 위기 때문이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북한이 전형적인 예가 되고 있듯이 더 많은 국가가 핵무기를 구하려고 시도하는 실재적 위협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의 북한 언급은 북핵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수상 단체 사무총장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핵무기 보유는 물론 핵무기 사용 위협도 불법”이라며 “둘 다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벨위원회와 수상 단체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달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북·미 간 긴장이 날로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꼭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반핵 단체의 평화상 수상이 북핵 위기를 해소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수상 단체는 지난 7월 유엔이 채택한 핵무기금지협약에 도움을 주었지만 2007년 창립 이래 핵무기 감축에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핵 없는 사회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님을 말해준다.

 

미국 정부는 이 단체의 평화상 수상에 대해 “그 협약은 세계를 평화롭게 만들지 못할 뿐 아니라 단 하나의 핵무기도 없애는 결과를 낳지 않을 것”이라고 달가워하지 않았다. 미국은 핵무기금지협약에 동참하지 않았다. 기존의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대체하는 이 협약이 핵무기 개발과 비축은 물론 기존 핵무기의 전면 폐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공식 핵보유국인 중국·영국·프랑스·러시아는 물론 비공식 핵보유국인 인도·파키스탄·북한·이스라엘 등도 불참했다.

 

핵보유국이나 핵우산 속에 있는 나라들은 핵 균형 유지, 국가안보 등의 이유로 핵무기 폐기에 반대한다. 그렇다고 북핵이나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폐기 등이 야기할 수 있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자유한국당은 북핵 위기를 틈타 전술핵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핵무기폐기국제운동의 노벨 평화상 수상이 제기하는 핵 없는 사회를 위한 비전이 한반도에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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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9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통상압력을 전방위로 행사하고 있다. 지난 4일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양측이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상호 호혜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개정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발표했다. 에둘러 말했지만 재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의 ‘협정 전면개정’ 요구에 한국은 “FTA의 효과 분석을 먼저 하자”고 맞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FTA 파기’라는 ‘미치광이 전략’에 놀라 서둘러 협상테이블을 마련하고 미국의 요구에 응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미국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는 자동차, 철강, 농산물, 서비스 분야 등에서 개정요구에 직면하게 됐다. 이들의 요구가 관철되면 해당 분야의 일자리 감소는 물론 농업에서 생계마저도 위협받을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런데 재협상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청구서가 날아들었다. 지난 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미국 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삼성·LG전자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 청원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때문에 삼성과 LG전자의 미국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세계 각국이 한국을 상대로 한 수입규제 24건 가운데 미국이 8건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은 단골메뉴인 철강제품에 이어 최근에는 화학제품까지 한국 제품 규제를 늘리고 있다.

 

최근 미국이 한·미간 통상 문제와 관련해 보인 일련의 행태는 ‘미국 제일주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본질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FTA 폐기 서한’까지 작성한 것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에 우방은 정치적인 이해가 일치할 때만 적용되는 한시적인 관계인 것 같다. 미국이 FTA 같은 양국의 이해가 엇갈리는 민감한 사안에 온정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한 것 자체가 순진한 발상이었던 것이다.

 

이제 곧 양국에서 FTA 개정을 위한 절차가 진행된다. 한국 정부는 “여러 가지 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신감을 보이다가 허를 찔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국은 협상이 의도대로 진척되지 않을 때마다 ‘협정폐기 카드’를 들이댈 것이다. 이리저리 끌려다녀서는 국익을 지킬 수 없다. 동시다발적인 통상압력 문제에 대한 대응을 통상교섭본부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짜야 한다. FTA가 미국에 적지 않은 혜택을 준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를 근거로 협상하되 미국의 무리한 요구로 협정폐기만도 못할 최후의 상황을 상정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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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공개적으로 면박을 줬다. 트럼프는 어제 트위터에서 “틸러슨에게 ‘리틀 로켓맨’과 협상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린 글에서는 “로켓맨을 잘 대해주는 것이 25년간 효과가 없었는데, 지금이라고 효과가 있겠느냐”고 했다. 틸러슨 장관이 전날 “북한과 2~3개 정도 채널을 열어두고 대화하고 있다”며 북·미 간 막후 접촉 사실을 밝힌 지 하루 만에 그를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의 말이 과거 정부와 같은 유화적인 북핵 해법을 쓰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협상에 나선 틸러슨과 역할을 분담했다는 해석도 있다. 중국 등을 향해 대북 압박과 제재라는 해법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역할분담이라는 말로 미화할 수 없을 만큼 부적절했다. 트럼프는 북한과 대화에 나서려는 국무부와 틸러슨 장관을 공개 조롱했다. 이렇게 대통령으로부터 하루 만에 면박당하는 장관의 말을 어느 나라가 의미 있게 받아들이겠는가. 틸러슨의 해임 또는 사임설이 제기되는 게 당연하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또한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우려하는 한국인들에게도 깊은 불신과 실망감을 안겼다. 자신은 멋대로 발언하면서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한다고 한국을 비판하는 것은 동맹을 모독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그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일관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북한과 협상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일관성이다. 대통령과 장관의 말이 다르고, 대통령 자신의 말이 오락가락하는데 협상이 제대로 성사될 리가 없다. 북한이 핵개발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데는 미국에 대한 불신이 작용하고 있다. 협상에 진지하게 임해도 될까 말까 한 상황에서 오락가락하는 방침으로는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고 나올 수 없다. 북핵의 평화적 해결 노력을 폄훼한 트럼프의 발언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트위터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가 북한과의 대화에 회의적 시각을 보인 점은 분명하다. 한·미 당국은 트럼프의 발언으로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가 깨지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북·미 간 대화 채널 유지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전쟁을 초래할 수 있는 전략적 오판을 막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 대화를 통해 북핵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돌출발언을 멈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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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